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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장하는 ‘비대면 서비스’, 어떻게 마주해야 할까?

작성자관리자

등록일2020-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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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 매장에 놓인 ‘혼자 볼게요’ 장바구니, 바리스타가 없는 무인 카페 등 최근 우리 사회 곳곳에서 비대면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게 됐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대면 접촉을 최소화하려는 움직임에 비대면 서비스가 증가하는 추세다. 앞으로 일상에서 자주 마주치게 될 비대면 서비스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숙명여자대학교 중앙토론동아리 SMDC와 함께 이야기해보았다.
 
최근 ‘언택트(Un+Contact)’ 서비스로 불리는 비대면 서비스 시장이 크게 성장했습니다. 평소 경험해본 비대면 서비스로는 무엇이 있나요?  
박지연 온라인 개강뿐만 아니라 이번 학기 참여했던 대외활동 발대식이나 활동 교육, 교내 동아리 활동, 리더십 그룹 회의, 멘토링 활동 등이 대부분 비대면 방식으로 이뤄졌어요. 온라인상에서 줌(Zoom)이나 웨비나(WEBINAR)를 사용해 진행할 때가 많았죠.
김선아 저 역시 이번 학기에 줌을 이용한 온라인 강의를 가장 많이 경험했어요. 코로나19 이전에는 영화관이나 패스트푸드점의 무인 키오스크가 가장 자주 경험해본 비대면 서비스였어요. 
이주연 자취생이고 외출이 어려운 상황이어서 배달 앱을 자주 사용했어요. 
이주희 저는 간편결제 서비스, 장보기 앱 등을 자주 이용해요. 최근에는 비대면 방식으로 통장을 새로 개설했어요.
박지연 ‘사이렌 오더’처럼 주문부터 결제까지 휴대폰으로 완료하고 상품만 받아오는 서비스가 점차 많아지는 것 같아요. 접촉을 최소화한다는 점에서 비대면까지는 아니더라도 대면 횟수나 대면 시간을 줄여주는 쪽으로 서비스가 진화하는 것 같아요.
 
코로나19로 비대면 서비스가 새로운 영역에도 도입되는 추세인데 최근 경험했던 서비스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서비스가 있나요? 
이주희 최근 SM엔터테인먼트가 네이버 V라이브와 협업해 ‘Beyond LIVE 콘서트’를 진행해서 흥미로웠어요. 콘서트나 팬미팅은 전통적으로 ‘체험형 경험 소비’의 일종으로 여겨졌고, 대면 접촉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콘서트도 비대면으로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이 신기했던 것 같아요. 코로나19 이후로도 비슷한 형태의 공연 서비스가 확대될지 궁금해요.
김선아 외식, 유통업계의 비대면 서비스가 크게 성장한 것 같아요. 온라인 마켓에 이어 최근 편의점도 배달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어요. 또한, 굳이 외식하지 않아도 고품질의 요리를 집에서 간편하게 해먹을 수 있는 ‘밀키트(Meal-KIT)’ 시장이 주목받고 있어요.
이주연 의료 업계에도 비대면 서비스가 점차 도입되는 점이 흥미로웠어요. 최근 국제전자제품 박람회(CES 2020)에서 ‘엑소시스템즈’라는 국내 헬스케어 스타트업이 웨어러블 헬스케어 솔루션 ‘엑소리햅’으로 CES 혁신상을 수상했어요. ‘액소리햅’은 사용자가 착용한 기기로 생체 정보를 파악한 다음 이를 바탕으로 개인맞춤형 헬스케어를 제공해 재활운동을 도와요.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은 직접 병원에 가기 어려운데 이 앱을 이용해 비대면 의료 서비스를 받게 된다면 삶의 질이 크게 개선될 거라 생각해요. 
박지연 교육 분야의 비대면 서비스 도입이 가장 와 닿았어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온라인 교육은 흔히 단방향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인강’이 주를 이뤘는데, 최근에는 줌이나 구글 행아웃처럼 실시간으로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교육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어요. 단순히 화면을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화면을 공유하여 소통하거나 발표자를 제외한 청중의 소리를 조절하는 등 비대면 상황에 맞는 필요한 기능이 도입되어서 신기했어요.
 
대면 서비스와 비교해 비대면 서비스의 장점이 극대화되는 영역이 있을까요? 
이주연 비대면 투표라고 생각합니다. 온라인 투표 방식을 도입하면 투표율을 높일 수 있어요. 현재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온라인 투표 시스템 ‘K-Voting’을 마련해두었는데, 투표 결과의 투명성 등을 우려하는 국민 정서와 맞지 않아서 크게 활성화된 상태는 아니에요.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생체인증 시스템을 도입하면, 온라인 투표 시 발생할 수 있는 보안 취약성이나 부정 선거 문제도 해결할 것으로 예상돼요.
이주희 카*오뱅크와 같은 온라인 금융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학생이나 직장인은 은행 업무 시간인 평일 9시에서 5시 사이에 은행을 직접 방문하기 쉽지 않은데, 비대면 금융 서비스가 도입되면 원하는 시간대에 편하게 상담을 받거나 계좌를 개설할 수 있어 금융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져요. 기업 또한 인건비나 시설비 절감의 효과를 거둘 수 있어 윈윈인 사례로 보여요.
박지연 교육 분야에서 장점이 극대화된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대형 강의실에서는 뒷자리에 앉은 학생들이 수업에 집중하기 어렵고, 교수님과 활발하게 질문을 주고받기 어렵잖아요. 온라인상에서는 학습자와 교수가 모두 같은 거리에서 부담 없이 소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것 같아요. 또 녹화 영상을 반복적으로 시청 가능해 수업 내용을 더욱 효율적으로 습득할 수 있고요.
 
반면, 비대면 서비스가 불편함을 안겨줄 때도 있을 텐데요. 불편함을 겪은 사례가 있으신가요?
이주희 저는 이번 학기 온라인 수업에서 불편함을 많이 느꼈어요. 모든 수업이 실시간 온라인 강의가 아니라 단순 녹화 영상만으로 진행되었거든요. 별다른 피드백 없이 화면만 봐야 해서 수업 집중도가 떨어졌어요. 대면 강의처럼 심도 있는 토론이나 실습 진행도 어려워서 전반적인 교육의 질이 낮아진 느낌이었어요. 교수님도, 듣는 학생도 비대면 강의에 익숙지 않아 생기는 시행착오도 많았고요. 이처럼 대면 수업을 그대로 영상으로 옮기면 비대면 서비스의 단점만 부각되는 것 같아요. 비대면이라는 조건에 맞춰 교육 콘텐츠를 제작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주연 최근 각종 서비스 센터에서 전화 상담을 없애고, 카카오톡이나 챗봇으로만 상담하는 경우가 늘어났어요. 제품 A/S나 각종 문의 사항을 AI가 기계적으로 응대하면 상담의 질이 낮아질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김선아 카페 알바를 할 때 노인분들이 매장 내 키오스크 앞에서 한참 헤매시다가 나중에야 계산대에 오셔서 도움을 요청하신 적이 있었어요. 20대들은 비대면 서비스를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지만, 디지털 기기를 접해본 경험이 적은 노인이나 장애인 등 디지털 소외 계층에게는 낯설고 어려울 수 있다고 생각해요.
비대면 서비스가 본격화되면 논란이 될 지점도 있을까요?
박지연 무엇보다 일자리 감소와 관련해 찬반 논란이 거세질 것 같아요. 무인 키오스크가 도입되면 마트나 패스트푸드점의 계산원이 일자리를 잃게 되잖아요. 이처럼 대면 접촉으로 하던 일을 무인 서비스로 대체하면 기존 노동자에게 상당한 피해가 있을 수밖에 없어요.
이주연 가장 큰 문제는 디지털 격차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정보 접근성에 따라 계층 구조가 나뉘고 있어요. 저소득층이나 노인 같은 디지털 소외 계층은 정보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스스로 얻을 수 있는 정보량이 부족하고 외부에서 제공되는 한정된 정보에 의존해 판단을 내려요. 그런 상황이라면 사회 변화에도 능동적으로 적응하는 게 아니라 수동적으로 따라갈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김선아 비대면 진료가 뜨거운 감자라고 생각해요. 미국의 경우 원격 의료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어요. 우리나라도 코로나19 상황에서 전화 진료를 한시적으로 허용하면서 비대면 진료 논의가 활발해졌어요. 하지만 비대면 진료 시 환자가 의사를 선택할 수 있는지, 원격 진료 시 의사가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는지, 오진의 위험은 없는지를 꼼꼼히 체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또한, 동네 병원의 생계가 어려워질 가능성 등 기존 의료 산업에 끼칠 영향도 고려해야 해요.
박지연 사고가 났을 때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지는 문제가 있어요. 비대면 서비스를 활용하다가 사고가 발생하면 서비스 개발자의 책임인지, 서비스를 이용한 사용자의 책임인지 논란이 되는 것이죠. 앞서 언급한 비대면 진료의 경우에도 관련법이나 제도를 만들 때 기술이나 서비스의 개발 자체를 제한해야 할지 혹은 서비스 출시는 허가하되 활용에 제한을 둘 것인지를 두고 의견이 나뉘지 않을까요?
 
비대면 서비스가 일으킬 디지털 격차를 완화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것이 있다면요? 
이주연 디지털 소외 계층을 위해 디지털 인프라를 확충하고, 비대면 서비스 이용법을 배울 수 있도록 교육 기회를 지속적으로 제공해야 합니다. 또한 디지털 소외 계층이 비대면 서비스를 이용 시 추가 할인 혜택을 주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면 비대면 서비스에 대한 호감도가 상승할 거예요. 
박지연 코로나19 초기 마스크 품귀 현상이 극심해 온라인으로만 마스크 구매가 가능한 상황에서 컴퓨터 이용에 익숙지 않은 노인들은 불편함을 넘어 생명의 위협을 느끼기도 했어요. 저소득층, 북한이탈주민, 장애인의 경우 새로운 기술의 존재나 장점을 인지하기 어렵거나 접근에 어려움을 겪기도 해요. 이와 같이 계층마다 겪는 서로 다른 어려움을 고려해 정부 차원에서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맞춤형 교육 콘텐츠를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선아 앞으로 비대면 온라인 교육이 확대될 것에 대비해 적합한 플랫폼을 갖추고, 기능을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또 자녀가 두 명 이상일 경우 집에 컴퓨터가 한 대만 있을 때 동시 이용이 어렵고, 웹캠 구매 등 장비를 추가로 구매해야 해서 비용이 부담될 수 있어요. 비대면 교육의 시행이 교육 소외를 낳지 않도록 정부 차원에서 지원이 필요해요.
이주희 20대도 언젠가는 사회 변화에 뒤처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어떤 세대도 급격하게 변화하는 디지털 환경에 도태되지 않도록 시스템을 설계하는 초기 단계부터 모두를 위한 보편적 설계, 즉 유니버설 디자인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디지털 소외 계층을 아우르는 보편적 설계, 즉 유니버설 디자인이 이뤄져야 합니다"
 
 
Audience Talk
 
숙명여자대학교 경제학부 19학번 이주희
코로나19가 방아쇠로 작용해 우리 사회가 비대면 사회로 급격하게 변하고 있습니다. 시민 사회는 비대면 서비스의 폭발적 성장으로 발생하는 문제를 공론화하고, 정부는 제반 문제의 해결을 위한 정책 마련에 힘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숙명여자대학교 앙트러프러너십전공 19학번 이주연
1인 가구의 증가, 감염병의 대유행, 초연결 사회에 대한 피로가 원인이 되어 앞으로도 비대면 서비스는 다양한 영역에서 계속 확장될 것입니다. 비대면 서비스가 모든 세대, 모든 계층의 수요를 수용하는 방향으로 발전되었으면 합니다.
 
숙명여자대학교 경제학부 19학번 김선아
비대면 서비스로 전환이 가속화될수록 고령층, 장애인, 저소득층 등 디지털 소외 계층이 겪는 격차는 점점 더 커질 겁니다. 비대면 서비스의 부단한 개선으로 소외 계층 없이 함께 가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숙명여자대학교 소비자경제학부 18학번 박지연
비대면 서비스는 효율성과 편리성을 지향해 만들어졌지만, 누군가에게는 넘어야 할 벽으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계층의 사용자를 고려해 대면과 비대면 서비스가 공존 가능한 방안을 고민해야할 것입니다. 
 
취재_구보정·이희원 학생기자  글_구보정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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