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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향한 비상, 다른 이의 날개가 되다 조은정 중국 지샹항공 기장

작성자관리자

등록일2014-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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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정 기장은 “기껏 4년이에요”라고 말한다. 나이, 전공에 대한 강박관념은 어쩌면 당연하다. 미래는 누구에게나 불안정하고 거칠다. 중요한 것은 변화와 도전의 두려움을 받아들이고 한발 더 나아가는 것이다. 자신의 인생 항로를 고민하는 청춘들을 위해 늦깎이 인생 길잡이 그녀의 이야기, 지금부터 시작한다.


 
 

예전부터 지금까지 보통 사람들은 대학을 졸업한 뒤에 미래가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전공이 내 밥벌이가 될 거고 그게 내 나머지 인생의 전부가 될 것이라는 소극적인 태도를 가진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우리는 대학에서 무엇을 전공할지 치열하게 고민한다. 옷 한 벌 사고 마는 가벼운 고민이 아니다. 조은정 기장도 그런 대학시절을 보냈다. 다른 친구들과 자신을 끝없이 비교하면서 ‘남들보다’ 창의적이지 못한 자신을 자책했다. 두려움에 떨며 현실을 인정하지 못하고 항상 도망가고 싶어 했다. 막연하게 찾은 차선책이 타국생활이었다. 결과적으로 타지로의 출국은 그녀의 인생을 뒤집어 놓은 계기가 됐다.

일본에서 공부를 시작하며 현실적인 문제에 얽매이기 시작했다. 돈 걱정에 허덕이다가 자신을 향해 질문을 던졌다. 마음 속 그녀의 대답은 “사실은 자신 없어. 내가 하고 싶은 일인지도 잘 모르겠어”였다. 그녀는 스스로 가장 재미있게 할 수 있고 잘 할 수 있는 일이 뭔지 되물었다. 단순히 돈벌이를 하는 것과 본격적으로 직업의식을 갖고 일하는 것은 분명히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 전공인 미술에 대한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나니 서운하기는커녕 그렇게 마음이 편할 수가 없었다. 자신을 소심하게 만들었던 전공을 시원하게 버리고 제로에서 시작한다고 마음먹으니 본연의 자신을 찾을 수 있었단다. 아무것도 없이 처음부터 시작한다는 것이 그녀를 전보다 굳건하게 만들었다.


그녀는 자신에게 ‘너 이것만 해야 해’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그런 생각은 스스로 틀을 만들어두고 자신을 그 속에 가두는 것이기 때문이다. 플랜A가 안되면 플랜B가 있다. 세상에 할 일은 수두룩하지만 자신의 시야가 너무나 좁아서 모든 것을 보지 못했고 그것이 그녀를 불안함과 초조함 속에 가뒀었다. “초조함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꿈을 향해 계단을 만들어두세요. 최종의 자리를 향해 안정적인 돌층계를 한 계단씩 쌓아 올리는 겁니다. 언제든 발을 디뎌도 무너지지 않을 만큼 안전하고, 과거보다 한 층 더 위로 올라설 수 있도록 말이죠”라며 미래를 위해 차근차근히 바탕을 다질 것을 당부했다.


 
 

머리가 하는 말을 외면해라!
회사는 꼭 전공자만이 그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는 채용 모집에 붙는 ‘전공 불문’이라는 말이 증명한다. 대학에서 배우는 몇 년 동안의 ‘수박 겉핥기’식의 지식은 회사에서 일하는 데 사실상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실제 업무능력은 회사에서 일하며 길러진다. 대학 시절에는 인성을 쌓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실제로 전공이나 성적과 같은 눈에 보이는 자료로만 뽑은 직원들은 이기적이거나 동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다가 금방 퇴사해버린다고 전했다.

“대학을 다닐 때는 인생의 큰 밑그림을 그리는 데에 집중해도 무방합니다. 아무런 부담도 걱정도 품지 말고 편견·선입견·한계를 모두 무너뜨리고 다양한 시도를 하고 시각을 넓히세요. 머리를 채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가슴을 채우는 대학생활을 하기를 바랍니다. 평균 100년을 사는 세상인데 어린 시절 몇 년이 인생에서 비중을 차지하면 얼마나 차지할까요?”

공부했던 것들이 아깝고 공들였던 시간이 아까워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어리석은 일일지도 모른다. 비워야 채울 수 있다는 말처럼 머리가 하는 말을 외면해야 가슴이 하는 말을 들을 수 있다. 당장은 실속 없다는 얘기를 들을지 모르지만 적어도 자신에게 후회는 남지 않을 것이다. 그때그때 자신이 행복한 일, 즐거운 일, 잘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다보면 언젠간 본인이 ‘진짜’ 원하는 길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녀는 ‘시도해보기 전에는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없을지 아무도 모른다’고 단언한다. 길고 짧은 건 대봐야 알듯이.


 
 

시도해 보기 전에는 알 수 없지!
조은정 기장은 내가 시도조차 하지 않은 일에 대해서 ‘된다, 안된다’ 쉽게 내뱉는 사람들은 무책임한 대답을 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내가 상대방의 삶을 대신 살아주는 것도 아니고 내 고충도 아니기에 무슨 대답을 하든지 정답이 될 수 없다. 그렇다면! 이왕이면 용기를 심어주는 메시지를 전해주는 게 어떨까. 그녀는 원하는 것이 무엇이든 자신에게 기회를 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곳저곳’, ‘우왕좌왕’ 갈피를 못 잡는 모습으로 비춰질지 모르지만 자신에게 줄 수 있는 모든 기회를 주라는 것이다. 남들 이목 때문에 정작 본인은 내면에서 울리는 목소리를 모른 척하지 않아야 한다.


 
 
그녀도 열 번 이상 이직했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자리 못 잡고 헤매는 한심한 인간으로 보였을지 모른다. 보통 과정보다는 결과만으로 평가하니 말이다. 12년 전, 연륜이 지긋하신 여기장을 보고 느닷없이 꾸기 시작한 파일럿의 꿈은 만 39살이 돼서야 종지부를 찍는다. 그녀가 그분을 보고 느꼈던 감정들처럼, 누군가도 자신을 같은 감정으로 바라봐주길 막연하게 기대하는 조은정 기장이다.

파일럿의 꿈을 품고 가장 먼저 한 일은 미국대사관에 들어가는 일이었다. 파일럿이라는 직업에 대해 동경했을 뿐 그 직업이 자신의 천직일지는 상상하지도 못했다. 그래서 직접 그 길로 발을 들여놓고 속된 말로 ‘간 보기’를 시작했다. 비서로 근무하면서 파일럿이 되기 위해 필요한 수많은 자격증 중에 가장 기본인 공군부대 비행사자격증을 땄다.
“여러분도 저처럼 이런 과정들을 겪으면서 자신의 재능과 흥미와 관심이 일치하는지 직접 몸으로 느껴보세요. 한 발은 안전한 곳에 안착시켜 놓고 다른 발로 꿈을 향한 계단을 한 층 올라가는 겁니다. 어느 돌다리가 더 안전한지 꼼꼼히 살펴보고 적당하다 싶을 때 두 발을 모두 옮기는 것을 반복하세요. 그렇게 되면 더욱 신중하게 큰 결정을 내릴 수 있죠. 직업 선택과 관련된 모든 고민들은 스스로 체험하는 게 가장 정확하답니다.” 저 멀리 있는 높은 꿈을 위해 모든 것을 배제하고 무조건 뛸 것이 아니라 궁극적인 목적지를 단단히 세워놓고 실현 가능한 눈앞의 짧은 목표를 따라가는 것! 그것이 바로 조은정 기장이 제시하는, 확신 없는 미래를 대비한 안전한 인생길을 만드는 방법이다.

스스로 떠먹을 수 있게 도와주고파
한창 매스컴에 오르내리다보니 출판도 제의 받았다. 거절을 반복해왔다. 하지만 정보전달을 위해 서적을 출간하려던 그녀는 자기계발서를 원하던 출판사 대표님과의 긴 회의 끝에 ‘스스로 떠먹을 수 있게 도와주면 좋겠다. 먹고 싶게 만드는 역할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내용을 담아 항공기장 조은정의 꿈을 이루는 법 『스물아홉의 꿈, 서른아홉의 비행』을 펴냈다. 책 안에 삽입되어 있는 그림은 그녀가 손수 그린 것이다. 그림으로 경쟁하는 것에 자신 없어서 붓을 내려놓았지만, 도전에 대한 두려움을 깨버리는 기회로 삼고자 마음을 고쳐 먹었단다.

책은 출판을 마음먹은 지 한 달 반 만에 출간되었다. 처음 원고를 출판사에 보냈을 때는 신파 같다면서 깨졌고 다시 원고를 수정할 때는 분량 채우는 일이 너무 힘들었다고.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초등학생들 일기에서만 볼 수 있다던 ‘그랬던 그랬던 그랬던 것이었다……’를 하고 있었다며 우스개 농담으로 당시를 회상했다. 물론 본인의 이야기니 간단히 골자만 줄줄이 써내려갔을 것이 당연하다. 여러 차례 시행착오를 겪고 나니 나중에는 오히려 출판사에서 그만 보내라고 할 정도로 수다쟁이가 되어버렸단다.

그녀는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넘쳐난다. 꿈을 향해 달려가는 학생들, 꿈에 대한 아쉬움과 미련을 가슴속에만 담아두고 ‘이전에는 이런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라고 속으로만 되뇌는 사람들, 꿈에 향한 행진이 조금 늦어졌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자녀를 키우는 학부모들에게까지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 이 책은 조은정 기장 본인에게도 남다를 의미지만 독자들에게도 큰 감흥을 전달했던 모양이다. 인터뷰 중 그녀가 보여준 이메일 하나는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자살을 기도하려던 고3 수험생이 마지막으로 자살센터에서 권장한 그녀의 책을 읽은 후 보낸 메시지였다. 공부를 못해서 얼마나 걸릴지는 모르겠지만 꿈을 이룰 수 있을 때까지 도전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자신의 삶의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감동을 주고 사람 목숨까지 구했다는 사실에 이전에는 전혀 알지 못했던 행복감을 느끼는 조은정 기장. 그녀의 이야기가 또 누군가에게 꿈을 향한 비상을 도울 수 있는 길잡이가 되기를 기대한다. 
글_서수현 학생기자 사진_이선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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