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연한 햇살같은 성장 캐릭터
배우 손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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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시작에서 따스한 햇살을 만났다. 그는 스스로를 ‘목표를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는 성장 캐릭터’라고 소개했다. 성장의 씨앗은 별빛처럼 미묘하지만 끊임없이 우리 주위를 비추다 찬란한 세상을 틔운다. 싱그러운 미소와 함께 진중한 이야기를 들려준 그에게도 언젠가 그런 세계가 펼쳐지지 않을까. 반짝이는 순간을 품은 손현우는 이미 좋은 사람이다.
요즘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단편 영화를 준비하고 있어요. 어른의 사랑처럼 느껴지는 솔직한 이야기를 담은 멜로영화예요.
데뷔하기 전 현우 님은 어떤 사람이었는지 궁금해요. 어디서든 인기가 많았을 것 같은데요.
부산에서 대학교까지 다녔는데 그때는 성격이 외향적이었어요. 캠퍼스 생활을 좋아해 학교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대학생이었습니다. (웃음) 지금은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신중해지면서 내향적으로 바뀐 것 같아요.
초등학생 때부터 반장을 도맡았고, 특목고를 준비하기도 했다고요. 학교생활을 충실히 했을 것 같은데 연예계로 가야겠다고 마음먹은 순간이 있었나요?
예전부터 연예계를 동경해서 꼭 해보고 싶었어요. ‘지금 아니면 언제 해보겠어’라는 마음에 일반인 모델 대회에 도전했다가 홍보대사까지 하면서 카메라 앞에 서는 게 재밌다는 걸 깨달았죠.
모델이나 배우의 길을 걷기로 다짐했을 때 어느 정도 확신이 들었을까요?
무조건 ‘잘 될 거야’ 이런 건 절대 아니었어요. 처음에는 그저 ‘인스타그램 팔로워 1만까지 찍어보자’하는 마음이었거든요. 연예계도 분야가 다양하잖아요. 춤도 춰보고 모델로도 서보고, 연기도 해봤는데 연기가 제일 흥미롭더라고요. 처음 웹드라마에 캐스팅된 이후로 다음 단계가 점점 뚜렷해졌어요.
목표를 정하면 그대로 직진하는 스타일인가요?
목표를 딱 정해두는 편이긴 한데요. 대신 직진하기보다 조금 우회하더라도 천천히 이것저것 경험하면서 나아가기만 하면 된다는 주의예요.
배우로 일하는 건 모델과는 또 다른 경험이었을 것 같아요. 어떤 점이 좋았나요?
모델은 외적인 모습을 멋있게 표현하되 감정을 숨겨야 해요. 하지만 배우는 겉으로 드러내는 것 외에 내면에 존재하는 부분까지도 끄집어낼 수 있어야 하죠. 그런 작업 자체가 재밌어요.
아버지께서 처음에는 모델 활동을 반대하셨다가 ‘파크랜드 수트지존 선발대회’에서 1등을 한 이후로 지지해 주셨다고요. 배우로서 첫 방송을 본 가족들의 반응도 궁금해요.
요즘은 응원을 많이 해주셔서 이제 반대했다는 것도 기억이 잘 안 나요. 아버지는 저한테 말 안 하고 몰래 보시는 편인데요. 한번은 반응이 궁금해서 일부러 직접 보여드렸어요. 스킨십이 조금 있는 장면이었는데 “인마 이거 뭐하노”라면서 놀라시더라고요. (웃음)
오늘 화보는 어떤 반응이실지 예상해 주세요.
특히 젤리 들고 있는 사진을 보면 똑같이 반응하실 것 같아요. “인마 이거 뭐하노” (웃음)
연기로 진로를 정했을 때 마냥 순탄하지만은 않았을 것 같아요. 혼란의 시기를 겪었던 적이 있었을까요?
최근 처음으로 연극에 도전했던 때가 떠올라요. 이끌고 나가는 역할이라 대사가 생각보다 굉장히 많았거든요. 암기에 자신 있는데도 잘 안 외워지더라고요. 그럴 때 가끔 생각보다 어렵다고 느껴요. 될 때까지 파고들면서 그런 부분을 깨나가는 게 묘미지만요.
모델을 시작했을 때는 어땠나요?
카메라 앞에 서는 일만으로도 좋아서 모든 게 즐거웠어요. 처음이니까 사진 한 컷 한 컷 보는 것 자체가 신기했죠. ‘내가 이런 걸 찍다니’라는 느낌이었어요.
처음 연기했던 순간을 기억해 본다면요?
처음 모델 활동을 했을 때처럼 너무 설레었어요. 대사가 고작 한 마디뿐이었는데도 메이킹 영상을 보면 엄청나게 행복해하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지금도 그 순간이 생생하게 기억나요.
연기를 하며 가장 고민이 많았던 캐릭터는 누구인지 궁금해요.
최근에 나왔던 <따라바람> 한태예요. 억지스럽지 않고 담백하게, 섬세하게 표현해야 할 것 같은 책임감이 있었거든요. 사랑을 나타내는 거니까요.
꾸준히 첫사랑 역할이나 로맨스물을 하고 싶다고 얘기하셨는데요. 지금까지 첫사랑, 대학교 CC도 연기하셨고 <따라바람>을 통해 친구에서 연인이 되는 과정도 보여줬어요. 더 해보고 싶은 로맨스는 어떤 느낌인가요?
제일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가 <이터널 선샤인>인데요. 연인과의 기억을 지우는 과정에서 추억을 잃고 싶지 않아 발버둥 치는 서사가 담긴 영화죠. 그만큼 처절하고 애절한 로맨스를 해보고 싶어요.
심리학을 전공하셨죠. 사람 마음을 이해해야 한다는 점에서 연기와 비슷한 부분이 있을 것 같아요. 연기할 때 심리학을 공부한 경험이 도움 되는지 궁금해요.
대본을 읽을 때는 확실히 그런 편이에요. 하지만 인물을 이해하는 것과 표현하는 건 또 다른 느낌이었어요.
나만의 버전으로 연기하고 싶은 캐릭터를 꼽는다면요?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고 싶어서 딱 하나를 고르기가 너무 어렵네요. 로맨스 외에는 장르물이나 사람이 아닌 역할도 좋을 것 같아요. AI 택시 운전기사 역을 맡았던 <라스트 택시>를 즐겁게 촬영했는데요. AI 로봇이 나오는 게임도 하고, 관련 영화도 찾아보면서 캐릭터를 연구하는 게 재밌더라고요.
이제까지 연기했던 캐릭터 중 현우 님과 가장 비슷했던 인물은 누구였나요?
모든 캐릭터에 저를 어느 정도 넣어서 표현하는 것 같아요. 딱 ‘나’라고 생각한 인물은 아직 없었는데 의외로 AI 로봇 역할이 은근히 저와 닮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정직하게 뚝딱거리는 면이 비슷했거든요. (웃음)
〈따라바람〉 한태, 〈라스트 택시〉 헬리는 모두 상대방에게 위로와 힘을 선사했다는 공통점이 있어요. 현우 님이 힘을 얻는 대상은 어떤 건가요?
조금 뻔하지만 가족이나 친구예요. 요즘은 회사 직원분들께 가끔 고민 상담하는데 잘 들어주셔서 위로를 받습니다.
차곡차곡 성장하면서 ‘배우 손현우’라는 존재에 확신이 든 순간은 언제였나요?
어려운 과제가 주어져도 어떻게든 해내면서 점점 발전하고 있다는 걸 느껴요. 예전에는 화내거나 우는 연기를 정말 못했는데 이제 어느 정도 잘하게 됐거든요. 올해 과제는 연극이었던 것 같네요.
과거 인터뷰에서 여러 작품을 통해 현장에 대해 알아가는 느낌이라고 얘기하셨어요. 오늘 화보를 통해서도 배운 점이 있을까요?
사실 오늘 화보 콘셉트가 모두 자연스러운 분위기라 자신 있는 스타일이었어요. 그런데 막상 잘 하려고 노력하니까어렵게 느껴지더라고요. (웃음) 잘하는 일일수록 긴장을 놓지 말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걸 배웠습니다.
벌써 올해 마지막인 12월이에요. 연말은 주로 어떻게 보내는지 궁금해요.
서울에 온 이후로 연말에는 최대한 부산에 내려가서 가족과 시간을 보내려고 하는 편이에요. 제야의 종 치는 것도 보고 같이 식사도 하고요. 올해도 특별한 일이 없다면 내려갈 예정입니다.
올해 목표로 식스팩 만들기, 연기 잘하기, 금주 등 여러 가지를 꼽으셨어요. 다짐했던 목표는 잘 이뤄낸 것 같나요?
하다가 그만두기도 하고, 얼렁뚱땅 성공한 목표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천천히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내년에는 꼭 지키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요?
식스팩 만들기요. 진짜 도전하겠습니다. (웃음)
올해를 잘 버틴 스스로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계속 무언가를 도전하는 모습이 기특했고 내년에도 똑같이 도전하면서 살자. 고생했다.
과거 SNS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뭘 좋아하는지 찾고 그걸 평생 즐기자’라는 의미의 글을 쓰셨죠. 현재 현우 님이 꿈꾸는 대로 가는 중인가요?
가끔 더 어렵고 힘들 때도 많지만요. 돌아보면 즐거웠기 때문에 꿈꾸는 대로 잘 나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배우로서 그리는 궁극적 목표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답을 계속 고민했는데 제 연기를 봐주시는 시청자분이나 관객분들을 설득하고 캐릭터를 이해시키는 게 가장 궁극적인 목표 아닐까 싶습니다. 앞으로 많은 사람에게 에너지를 전할 수 있도록 더 좋은 배우가 되겠습니다.
단답 Q&A
크리스마스트리에 빌고 싶은 소원
모두 훈훈한 연말을 보냈으면 좋겠다
노래방 애창곡
이적 – 빨래
오늘 제일 처음 한 말
안녕하세요
하루 중 가장 좋아하는 시간
일과를 마친 뒤 씻고 누웠을 때
나만의 힐링 장소
침대
출연하고 싶은 예능 프로그램
스트릿 맨 파이터
가방에 꼭 챙기는 세 가지
필통, 칫솔, 책
최근 읽은 책
《바다는 잘 있습니다》
나를 나타내는 해시태그
#싱그러움 #풋풋함 #해맑음
듣고 싶은 수식어
좋은 사람
PROFILE
드라마
웹드라마 <따라바람> (2023)
웹드라마 <라스트 택시> (2023)
TVING <나를 사랑하지 않는 X에게> (2022) |
CREDIT
글 양지원 기자
사진 이진철
헤어 박성희
메이크업 최예나
수정 헤어·메이크업 이서현
의상 박준영
스튜디오 스튜디오 스테이치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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