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 인터뷰

물음표의 매력을 품은 배우 강준규

작성자관리자

등록일2024-03-07

물음표의 매력을 품은 배우 강준규

계절의 변화와 함께 찾아온 푸릇한 기운이 느껴지는 날, 햇살이 쏟아지는 창가에서 한참을 대화했다. 궁금한 배우가 되고 싶다는 강준규는 현재의 시간을 자유롭게 유영하며 진심 어린 열정을 보여줬다. 그가 들려준 다양한 감정은 봄이 오는 소리처럼 기쁨과 따스함을 소환해 싱그러운 기운을 남겼다. 새로운 캐릭터를 탐험하면서 무한한 가능성을 선보이는 그의 넓고 다채로운 세계가 더욱 궁금해진다.

근황을 먼저 여쭤보고 싶어요. 요즘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여러 가지를 열심히 준비하며 긍정적으로 잘 지내고 있습니다. 쉴 때 너무 많이 먹은 것 같아서 운동도 꾸준히 하는 중이에요. (웃음)

최근 작품부터 얘기하려고 하는데요. <남과여>에서 ‘부종민’ 역으로 가볍고 친근한 현실 친구 모습을 보여주는 중이잖아요. 준규 님의 평소 모습도 궁금해요. 실제 친구들 사이에서 준규 님은 어떤 모습인가요?
캐릭터와 비슷하게 말이 많은 편이긴 해요. MBTI가 ISFP인데 이 유형이 내성적이지만 친한 사람과 있으면 밝은 성향이래요. 저도 오랜 친구와는 스스럼없이 얘기하고 장난도 많이 쳐서 연기할 때도 진짜 친구와 만난다고 생각하면서 했어요.

반대로 <각자의 사정> ‘우재’는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인물이었어요. 우재를 해석할 때 어떤 마음으로 캐릭터를 바라봤는지 궁금해요.
사실 <각자의 사정> 대본을 처음 읽었을 때는 우재가 너무 내성적이고 까칠하다고 생각했는데 계속 보니까 마음이 너무 여려서 그런 것 같더라고요. 겉으로는 표현하지 않아도 눈빛이나 행동에서 다정함이 비치도록 신경 썼어요.

그런 섬세한 성격을 분석하고 연기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요?
우재 성격 중 닮고 싶은 부분이 많아서 어렵지는 않았어요. 내성적이라도 자기표현은 확실히 한다고 느껴졌거든요. 저는 그런 면이 부족해서 우재를 연구하며 닮으려고 많이 노력했습니다. 오히려 물음표가 계속 생겨서 재밌었어요. 왜 저렇게 생각하고 행동하는지 고민하면서 해답을 찾는 편이라서요. ‘나라면 이렇게 했을 텐데’라는 생각도 했죠.

그래서인지 여러 인터뷰에서 <각자의 사정>을 통해 표현하는 방식에 대해 많이 배웠다고 얘기하셨더라고요.
각자의 사정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 종적을 감췄다가 다시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잖아요. 처음에는 나라면 오해를 바로 풀었을 것 같은데 왜 서로 대화를 안 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웠어요. 답답하지 않을까 싶기도 했고요. 우재를 계속 들여다본 후 ‘이렇게 표현하는 사람도 있겠구나’라면서 저와 성격이 다른 인물을 이해하는 방법을 배웠어요.

〈신체모음.zip〉 ‘도진’ 역으로 GV에서 관객들과 만나기도 했는데요. 영화를 본 관객과 질문을 주고받으며 소통하는 건 처음이라 색다르고 의미가 있었을 것 같아요.
〈신체모음.zip〉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코리안 판타스틱 작품상을 받았는데 제가 나온 작품으로 상을 받은 건 처음이라 신기했어요. 옴니버스 영화라 다른 파트를 GV에서 처음 봤는데 너무 재밌더라고요. 또 진짜 오랜만에 팬분들을 뵀던 자리였고 반가운 얼굴이 많아서 감사하고 좋았습니다.

대본에서 어떤 캐릭터를 만나고 작품 하나가 무사히 끝날 때까지 여러 과정이 있는데요. 그중 가장 힘든 것과 재밌는 것을 꼽는다면요?
배우로서 많은 경험을 한 게 아니라서 크게 힘든 점은 없는 것 같아요. 대신 상대방과 어떻게 하면 호흡을 더 잘 맞출 수 있을지 해결하는 방법이 아직은 조금 어려워요. 재밌는 건 현장 분위기 자체예요. 상대 배우에게 먼저 가서 장난도 치고 친하게 지내려고 하는 편이라 좋은 동생, 선배, 후배가 늘어가는 게 재밌어요. 힘든 점을 극복하는 과정이 흥미롭기도 해요.

이제까지 촬영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하나 알려주세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가 가장 기억에 남네요. 처음으로 찍었던 영화였는데 그때 최민식 선배님께서 친근하게 대해주시고 연기도 잘 가르쳐 주셔서 많이 배웠거든요. 선배님 대본을 봤더니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들고 다니시는 거예요. ‘저렇게 노력해야 인정받는구나’라는 걸 느꼈어요. 감독님께서도 코칭을 많이 해주셨고요. 그 이후로 드라마나 영화를 더 많이 보면서 다른 배우분들 연기를 참고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지금까지 연기했던 인물 중 탐나는 점이 있었던 캐릭터는 누구인가요?
<레이스>의 ‘허혁’으로 살아보고 싶었어요. 디자인 회사에 다니는 직장인 역인데 그런 분야도 관심이 많았거든요. 아마 연기를 하지 않았다면 지금 디자인을 전공해서 평범하게 회사에 다니지 않았을까요? (웃음)

앞으로 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을까요?
예전에는 가볍고 친근한 역할이 제 성격과 잘 맞아서 접근하기 좋다고 생각했는데요. 요즘 넷플릭스에서 <살인자ㅇ난감>, <선산> 등을 봐서 그런지 시도해 보지 않았던 액션이나 누아르 장르에 도전하고 싶어요. 추리물도 좋고요.

데뷔한 지 햇수로 벌써 13년이에요. 이제는 조금 성숙한 느낌도 들 것 같은데요. 그동안 활동하면서 생긴 인생철학이나 팁을 알려주세요.
어떤 선택을 해도 후회하지 말자는 생각을 자주 해요. 제 모토가 ‘선택과 집중’인데요. 20대를 돌아보면 수동적인 태도로 살았다고 느껴져요. 주어진 것만 충실히 하는 성격이었거든요. 앞자리가 바뀌면서 이제야 강준규라는 사람을 조금씩 알아가는 듯해요. 어떤 선택을 했을 때 결과가 좋으면 힘이 나지만 반대일 경우도 많잖아요. 그럴 때 제 선택을 책임지거나 넘어지는 법도 배워야겠더라고요. 그런 부분에서 20대는 30대를 위한 연습생 생활이었다고 생각해요.

슬럼프나 힘든 시기도 있었을 텐데요. 어떻게 극복했는지 궁금해요.
예전에는 친구를 만나서 고민을 털어놨는데 취미가 하나씩 생기면서 그때그때 하고 싶은 걸 하는 편이에요. 캠핑이나 등산을 가기도 하고, 운동할 때도 있고, 목공하면서 뭔가를 만들기도 하죠. 그렇게 스트레스를 푸는 중입니다. 요즘은 노래 들으면서 러닝하는 게 힐링이에요.

웹드라마로 배우 활동을 시작한 지도 8년 차예요. 요즘 배우로서 어떤 고민을 많이 하나요?
항상 고민하는 건 똑같죠. 더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저를 보면 ‘아 그 캐릭터 연기했던 배우’라고 생각날 수 있도록 하는 게 제 목표거든요. 대표 캐릭터 하나로 굳혀지기 보다는 그 역할을 잘했던 배우가 되길 바라요.

준규 님이 생각하는 연기란 무엇인가요?
순간순간의 기록 같아요. 사람마다 표현하는 게 다르잖아요. 내면에서 일기를 쓰고, 메모했던 순간을 연기로 소개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준규 님을 ‘어떤 배우’라고 한 단어로 정의해 본다면요?
‘물음표를 찍게 만드는 배우’로 할게요. 대중들은 제가 어떤 캐릭터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고 답을 찾으면서 표현하는 걸 보시잖아요. 그 과정에서 캐릭터나 저를 더 궁금해하고 알고 싶어하셨으면 좋겠어요.

인터뷰에서 항상 팬분들 얘기가 빠지지 않고 나오더라고요. 오랫동안 응원해 주신 분도 많을 텐데 준규 님에게 팬들은 어떤 의미인가요?
인스타그램으로 보내주시는 DM을 종종 읽는데 너무 감사하고 이제는 가족 같은 느낌이에요. 제가 표현이 부족한 편인데도 항상 응원해주고 계시거든요. 여전히 팬분들을 보면 떨려서 머릿속이 하얘져요. (웃음) 여러 캐릭터를 만나면서 표현하는 법을 배워가는 중입니다.

팬들에게 들었던 잊지 못하는 말이 있을까요?
“너대로 계속해라”라는 말이 생각나요. 항상 제 편이 돼 주시겠다는 말이라 고맙고 많은 위안을 얻었거든요. 혼자 있을 때 그런 글을 보면 힘이 나죠.

오늘은 준규 님이 팬들에게 잊지 못할 한마디를 해주세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지금처럼만 응원해 주셔도 너무 감사해요. 자주는 아니지만 활동할 때마다 어디선가 이렇게 저를 응원해 주시는 게 정말 감사해서 꼭 보답하고 싶어요.

벌써 3월이에요. 올해 세운 계획은 잘 실천하고 있는지 궁금해요.
1월 1일에 일출을 보고 한 해 계획을 적는 게 매년 루틴이라서 올해도 5개 정도 세웠어요. 한 달에 책 한 권 읽기, 운동 열심히 하기, 외국어 공부 등이었는데 사실 벌써 몇 개는 못 지킨 것 같네요. (웃음) 모두 지키지 못하더라도 일단 계획했다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거든요. 그래도 운동은 아직까지 잘 실천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목표는 무엇인가요?
좋은 모습으로 꾸준히 찾아뵙고 싶은 게 제일 우선 목표예요. SNS를 열심히 하는 편이 아니라서 항상 근황을 궁금해하시는데요. 저를 좋아해 주시는 팬분들께 조금 더 사랑 표현을 많이 하겠습니다. (웃음)

준규 님에게 강준규란 어떤 의미인가요?
아직 만들어 가는 중인 것 같아요. 20대 때보다는 많이 성장했다고 느끼지만 조금 더 활발해지고 싶기도 해요.

단답 Q&A

요즘 가장 많이 하는 말
나 잘하고 있는 거 맞겠지?

요즘 나를 가장 즐겁게 하는 것 세 가지
TV, 쇼핑, 음식

가방에 꼭 챙기는 세 가지
지갑, 핸드폰, 핸드크림

하루 중 가장 좋아하는 시간
일과 끝내고 누워 있는 시간

하루도 빠짐없이 하는 루틴
공복에 유산균 먹기

듣고 싶은 수식어
멋지다

오늘 노래 추천
Olivia Dean - Dive

저녁 메뉴 추천
카레

인생 영화 추천
<어쩌면 우린 헤어졌는지 모른다>

좋아하는 색깔
주황색

과거로 돌아가기 vs 미래로 가기

여름에 히터 vs 겨울에 에어컨

피클 없이 피자 먹기 vs 무 없이 치킨 먹기

평생 음악 못 듣기 vs 평생 여행 못 가기

롤케이크 광고 10시간 촬영하기 vs 롤모델과 10시간 촬영하기

탄산 없는 탄산음료 vs 녹아서 액체가 된 아이스크림

개구리 맛 초콜릿 vs 초콜릿 맛 개구리

오이케이크 vs 김치케이크

모르는 게 상책 vs 모르는 개랑 산책

팬들이 지치고 힘들 때 준규 님 생각하기 vs 행복할 때 준규 님 생각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