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_연합독서토론동아리 사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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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주로 어떤 상황일 때 행복한가요?
A. 오예린: 제가 힘들 때 누군가 위로해주거나 나와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과 이야기하며 서로 공감할 때 행복해요.
A. 김은정: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행복하다고 느껴요. 특별한 것을 하지 않아도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얘기를 나누거나 다 같이 사진을 찍을 때 기분이 좋아요.
Q 타인에게 행복한 척을 해본 경험이 있나요?
A. 김은정: 그런 경험은 없지만 경쟁자라고 생각한 친구보다 더 잘 살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있어요. 그 친구가 사귀는 애인보다 더 좋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고 생각했죠. 그런 질투나 경쟁심 때문에 행복한 척 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A. 우수빈: 가까운 사람에겐 저의 모든 모습을 보여주는데, 친하지 않은 사람에겐 행복한 모습만 보여주는 것 같아요. 정확히는 힘든 내색을 하지 않고 잘 지내는 모습만 보여주는 거죠. 나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속사정을 얘기했다가 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판단할지 걱정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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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 등 행복을 나타내는 신조어들이 많이 생겼어요. 이에 대해 어떻게 보나요?
A. 우수빈: 현재의 삶과 행복에 대해 되돌아보게 하는 말 같아요. 근데 이 신조어가 보편적으로 추구해야 할 행복의 방식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개인의 해석에 따라 다른 말이 될 수도 있고요. 예를 들어 소확행을 소비가 확실한 행복으로 쓰는 경우도 있잖아요. 이런 말들은 행복을 추구하는 여러 방법 중 하나일 뿐,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봐요.
A. 안동민: 신조어가 부정적으로 작용하기도 해요. 소확행, 욜로 같은 삶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그렇게 살지 않으면 행복이 아닌 것처럼 보이는 경우죠. 현재의 소비를 아껴 미래를 위해 투자하거나 워커홀릭처럼 일하는 사람도 있잖아요. 이 사람들이 잘못된 게 아니라 개인의 가치관과 행복 방식이 저마다 다르다는 것을 인정할 수 있어야 해요.
Q ‘행복에도 노력이 필요하다’는 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A. 안동민: 모순적인 말 같아요. 저는 지금 이 순간을 즐기는 게 가장 행복한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노력은 당위적인 개념이잖아요. ‘나중에 행복하려면 지금 이걸 해야 한다’가 되면 행복을 유보하는 느낌, 행복이 더 멀어지는 느낌이 들어요.
A. 김은정: 저는 순간마다 제가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생각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행복하지 않은 상황이라면 자연스레 노력하는 것 같아요. 생각을 전환하려 하든지, 우울할 때는 친구한테 전화해서 수다를 떠는 식으로요. A. 우수빈: 저는 행복에도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첫째는 자기 자신에 대해서 알고자 하는 노력이고, 둘째는 그것을 실행하려는 노력이죠. 나를 모르면서 실행만 하면 방향이 없어져 무의미한 일이 될 거예요. 또 나에 대해 알면서 실행하지 않으면 제자리에 머물 뿐이죠. 아는 것과 하는 것, 이 두 요소가 모두 행해졌을 때 행복이 이뤄진다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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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행복의 조건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A. 오예린: 가장 기본적인 조건은 ‘돈과 건강’이라고 생각해요. 의식주를 해결할 수 있을 만큼 돈이 어느 정도 있고, 건강해야 자아실현도 가능할 테니까요. 그런데 우리나라 집값이 너무 비싸요. 집 마련하려다 보니 먹고 살기가 어려워지고 불행해지는 경우도 많고요.
A. 안동민: 제가 느끼기엔 ‘망각’ 같아요. 누구나 힘들고 아픈 기억이 있는데, 그 기억들을 어떻게 건강하게 망각하느냐가 행복을 좌우한다고 생각해요.
A. 김은정: 사람마다 갖고 있는 가치관에 따라 행복이 결정된다고 봐요. 저 같은 경우 건강과 사랑, 사회적 성공을 행복의 조건이라고 생각해요. 신체적으로 건강해야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고 자아실현도 가능하죠. 또 인간관계에서 어떤 사랑이라도 느낄 수 있다면 행복할 수 있어요. 마지막으로 저는 사회적 성공도 중요시하는 사람이라 행복 조건에도 크게 작용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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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행복을 가로막는 장애물로는 무엇이 있을까요?
A. 김은정: 저는 지방에서 서울로 와서, 부모님께 돈을 지원받고 있어요. 그러다보니 제한적 소비를 해야 하죠. 가령 커피를 마시고 싶은데
돈 절약을 위해 참는 경우, 좀 더 행복할 수 있는데 저해된 거라고 볼 수도 있겠죠. 하지만 이런 물질적 부분은 컨트롤할 수 있는 선 안에 있다고 생각해요.
반면, 정신적으로 힘든 경우를 더 큰 불행으로 느껴요. 저는 제 자신에 대한 기대와 성취욕이 높은 편인데, 뭔가를 하고 마음에 안 들면 저에게 실망하고
우울해지곤 해요.
A. 오예린: 타인과 비교·경쟁하는 분위기가 요인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그배경에는 최근 SNS의 영향이 큰 것 같아요. 나름 잘 지낸다고 생각하다가도
SNS만 보면 나만 빼고 행복한 세상처럼 보이잖아요. 연애하는 사진, 해외여행 간 사진, 특히 고3 때 수능 끝나고 여기저기서 합격통지서 게시글이 올라오는걸 보고 너무 스트레스를 받았어요. 그래서 한때 SNS를 안 하기도 했죠.
Q 우리나라의 행복지수가 꼴찌인 이유,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A. 안동민: 사회적 구조 문제라고 봐요. 현재 우리나라를 보면 경제, 교육, 문화 등 평균 이상의 수준을 갖추고 있어요. 때문에 더 높은 삶의 질을 추구하게
됐고, 행복도 그 이상의 차원을 바라보게 됐죠. 그래서 기본적인 의식주가 채워져도 쉽게 행복하지 못하는 거예요.
A. 우수빈: 우리는 의사, 검사 등 소위 사자 돌림 직업을 가진 사람과 고학력자, 고소득자가 성공한 사람으로 인정받는 사회 분위기에 익숙해져 있어요.
그렇게 성공하면 자연스레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하고요. 결국 행복이 부, 학벌, 명예 등 외적인 요소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자신만의 행복 기준을 만들지
못하고 끊임없이 불행해지는 거죠.
Q 그럼 행복한 사회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우수빈: 행복을 위한 루트가 다양해야 사회가 발전한다고 생각해요. 우리나라는 그 루트가 일원화되어 있어요. 다들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수능에 목매고, 대학에 들어가서도 취업을 위해 스펙 쌓기에 열중하잖아요. 학력은 직업을, 직업은 소득을 결정한다는 루트가 행복으로 가는 길처럼 여겨지고 있어요.
이러한 생각을 깨부수고 다양한 루트를 밟는 사람이 많이 나와서 역할 모델이 되어야 한다고 봐요.
A. 오예린: 부와 사회적 성공이라는 결과보다 과정에서 행복을 느끼는 게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때문에 누구든지 자신의 행복을 위해 도전할 수 있고, 실패해도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기본적인 사회 보장 제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봐요.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돼야 도전 기회도 잡을 수 있을 테니까요. 많은 이들이 이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고 사회적 합의가 이뤄진다면 좀 더 행복한 사회로 갈 수 있지 않을까요.
Audience 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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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여자대학교 TESL전공 17 김은정
평소 관심 있던 주제인 ‘행복’에 대해 다 같이 토론해볼 수 있는 기회가 있어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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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대학교 기계공학과 15 안동민
행복에 대해 항상 많은 고민이 있었는데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흥미로웠고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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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육대학교 초등교육과 17 오예린
평소 막연하게 생각했던 행복에 대해 구체적으로 고민하며 저의 대학생활을 되돌아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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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기하기 쉬울 것 같으면서도 어려운 주제였어요. 그래도 함께 행복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