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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작성자관리자

등록일2023-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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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8월 24일 오후 1시, 일본이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이하 원전) 오염수를 바다로 방류하기 시작했다. 원전 사고 발생 후 약 12년 반 만이다. 후쿠시마 원전에 보관 중인 오염수는 134만t(톤)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다핵종제거설비 알프스(ALPS)로 처리한 뒤 향후 30~40년간 바다에 방류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국제안전기준에 부합한다고 평가했지만 정치·과학계 모두 의견이 갈리는 상황. 불안감은 쉽사리 해소되지 않는 실정이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해 인하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시사토론 소모임 ‘UNICORN’과 이야기 나눴다.

 

일본은 지난 2011년 3월 11일 발생한 동일본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제1원전이 붕괴한 후 냉각을 위해 바닷물을 이용했다. 지금까지 이 오염수를 탱크에 저장해왔지만 하루 평균 140t씩 발생하는 양을 감당하기 어렵다며 2021년 4월 해양 방류를 결정했고, 8월 24일부터 9월 11일까지 1차 방류를 마쳤다. 2차 방류는 10월 전후로 진행할 예정이다. 일본이 방류 지점 주변 바다를 분석한 결과를 지속적으로 발표했음에도 방류를 중단하라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오염수와 처리수, 둘 중 어떤 용어를 사용하는 게 적합하다고 생각하시나요?

김다인 오염된 것, 처리된 것 모두 사실이기 때문에 ‘오염 처리수’라는 용어 자체에는 문제가 없는 듯하지만 ‘처리수’를 사용할 때는 주의해야 합니다. 오염수를 처리했으니 완전히 안전하다는 인식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적합하지 않은 것 같아요.

박하늘 저는 오염수라고 부르는 게 적합하지 않다고 봅니다. 단어 자체가 주는 부정적 낙인 효과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과학적 사실을 간과하고 그저 ‘오염된 물’이라는 인식만 강조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이기원 저도 하늘 님과 비슷한 의견입니다. 지금 일본이 방류하는 건 다핵종제거설비 알프스(ALPS)를 거친 오염 ‘처리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처리수라는 표현이 심각한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봐요. 오히려 오염수라고 표현할 때 실제보다 더 큰 공포를 심어줄 우려가 존재하는데요. 그러니 처리수 혹은 오염 처리수라고 사용하는 게 적절하지 않을까요?

장서윤 용어에 대한 논의를 보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국민이 느끼는 불신과 불안을 가라앉히기 위한 의도가 아닌가 하는 거였는데요. 물론 과학적으로는 처리가 된 오염수이므로, 처리수라는 표현이 더 정확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용어 문제보다 방류 영향에 주목해야 합니다. 불명확한 방사성 수치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은 고려하지 않은 채, 결과가 아닌 과정만 보고 처리수라고 단언하는 건 회의적인 입장입니다. 어떤 말을 사용하든 안전하지 않다고 느끼는 국민이 있다는 게 핵심이에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안전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김다인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후쿠시마 오염수의 방사능 영향은 무시할 만한 수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안정성에 대한 불안은 여전한 상황인데요. 과거 도쿄전력은 원전에 관한 중요한 정보를 축소하거나 은폐하려 했던 정황이 있었습니다. 또한 일종의 정화 장치인 알프스(ALPS)가 고장 나기도 했었고요. 앞으로 시찰단 등을 통해 방류 과정을 직접 확인하는 과정을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기원 많은 사람이 불안해하는 이유는 대부분 방사능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일 거예요. 히로시마, 체르노빌 사례를 통해 고통받는 이미지만 떠올리죠. ‘방사능은 원래 나쁜 거구나’라고 느끼기 때문에 불신이 커진다고 생각하는데요. 국제원자력기구뿐만 아니라 오염수 방류가 사실상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전문가 의견도 많아요.

장서윤 방류 초기 상황만으로 안정성을 판단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완전한 결과가 나온 건 아니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죠.

 

방류 시작 이후 체감하는 변화가 있으신가요?

장서윤 오랫동안 논란이었던 문제잖아요. 빠른 속도로 방류를 결정하고 실현되니 불안과 의혹을 품는 국민 여론과 전문가 의견 간 차이가 엄청나다는 게 느껴져요. 전문가나 기관은 문제가 없다고 말해도 수산물 소비에 부정적인 상황이 발생한 게 방증 같습니다.

김다인 생각보다 많은 변화를 체감해요. 서윤 님 말씀처럼 일단 수산물을 기피하는 반응이 크게 느껴지죠. 거부감이 많은 것도 사실이고요. 저 역시 꼭 먹어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굳이’ 먹고 싶지는 않아요. 언론에서 횟집을 운영하다가 오염수 방류 이후 고깃집으로 업종을 변경하신 자영업자분들도 조명하더라고요.

박하늘 저는 정치 뉴스를 볼 때 변화를 체감합니다. 여당 의원이 수산물 시장에 가서 물고기가 있는 수조 물을 마시거나 야당 의원이 일본 현지에서 방류 반대 집회에 참여하는 모습을 봤어요. 하지만 아직 일상에서는 큰 변화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규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김다인 우리나라는 2011년 이후 지금까지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을 금지하는 중입니다. 오염수 방류에 동의했으니 수입 규제를 풀라는 일본 정부의 압박이 심해질 거라는 추측이 존재하는데요. 저는 당연히 수입 규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규제까지 풀어버리면 수산물 소비에 대한 국민 정서가 더 악화할 거예요.

장서윤 오염수 방류와 실제 원전 사고가 일어난 지역에서 잡히는 수산물에 대한 규제를 푸는 건 엄연히 다른 문제입니다. 후쿠시마에서 원전 사고가 발생했고, 그로 인해 생태계가 피해를 입은 건 명확한 사실이니까요. 오염수를 방류했다고 해서 오랜 시간 위험하다며 규제했던 수산물 수입까지 푸는 건 비약입니다.

박하늘 계속 규제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방류는 일본의 주권으로 결정한 사안이었다고 한다면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규제는 우리 주권에 관한 사안이니까요. 실제로 2019년 세계무역기구(WTO)는 한국의 수입 금지 조치가 합당하다고 판결했습니다.

이기원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규제를 풀어도 외교적 이익은 없을 것 같습니다. 만약 규제를 푼다면 국민의 반일 감정과 윤석열 정부의 외교가 무능하다는 인식이 커질 가능성만 늘어나겠죠. 다음 정부의 일본 외교에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고요. 그런 관점에서 생각했을 때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규제는 유지하는 게 낫다고 봅니다.

 

오염수 방류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처가 적절했다고 생각하시나요?

장서윤 정부가 방류에 동의한 부분은 확실히 책임져야 한다고 봅니다. 방류 후 기획한 수산물 소비 촉진 정책은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사전에 과학적 통계 등을 근거로 적절히 대처했으면 이렇게까지 부정적 여론이 형성되지는 않았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김다인 일본 입장에서 해양 방류가 가장 환경적이고 경제적인 방식이라는 설명은 납득할 만합니다. 그러나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에 대한 불안, 수산물 소비 기피, 어민의 생계유지 어려움 등 피해를 왜 우리 국민이 부담해야 하는지 의문입니다. 정부가 국민 의견을 두루 살피지 못하고 일본의 이익만을 납득시키려고 하는 것 같아 괘씸하다는 느낌까지 받았습니다.

박하늘 전혀 적절하지 못한 대처였다고 봅니다. 다인 님 말씀처럼 일본에게 최선의 선택이었는데 왜 우리 정부가 공식 입장에서 ‘최선의 선택’이라고 표현했는지 이해할 수 없어요. 한일관계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고 저자세를 취하면 안 되죠. 자존심을 지키면서 실리를 취할 수도 있었을 텐데 말이에요. 우리 정부가 나서서 일본을 옹호하는 듯한 광고를 만드는 등 행태는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무엇보다 국민 자긍심을 챙기는 게 먼저라고 생각해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는 향후 30년, 혹은 그 이상 이어질 예정입니다. 앞으로 어떤 대책을 마련할 수 있을까요?

이기원 방류 진행 상황을 꾸준히 모니터링해야 합니다. 지구적 차원에서 문제가 발생한다면 즉각 중단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하고요. 과학을 믿고 존중하는 자세도 필요합니다.

김다인 앞서 말했던 것처럼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규제를 풀라는 압박에 절대 응하지 말아야 하는 게 첫 번째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오염수 방류에 대한 중요 정보는 더 투명하고 세세하게 공개해야 모두 납득 가능할 거예요.

장서윤 방류로 인한 부작용이 확인되면 그 즉시 중단해야 합니다. 정부가 불안을 호소하는 국민 정서를 뿌리치고 동의한 이상, 끝까지 책임져야죠.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정부에 대해 불신과 불안을 느끼는 여론에 대처하는 태도입니다. 방류에 문제가 없다면 모든 국민이 이해하기 쉽도록 정확한 근거와 자료를 통해 확실히 증명하길 바랍니다. 더불어 방류로 인한 2차 문제를 잘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가장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많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Audiences Talk
 

김다인
인하대학교 정치외교학과 23학번

각자 가치관에 따라 사회 이슈에서 주목하는 측면이 달라지는 게 흥미로웠습니다. 좀 더 넓은 시각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다양한 목소리를 공유하고 수용하며 본인 의견을 정리하는 건강한 토론 문화가 사회 전반에 자리 잡으면 좋겠습니다.
 

박하늘
인하대학교 정치외교학과 21학번

평소 후쿠시마 오염 처리수 관련 이슈를 너무 정치적으로만 바라봤던 게 아니었나 반성했어요. 정치적·과학적 측면까지 두루 살펴보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 많은 학생, 국민이 의견을 명확하게 확립하고 여론 형성 과정에 적극 참여하길 바랍니다.
 

이기원
인하대학교 정치외교학과 21학번

어려운 이슈로만 여기고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았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해 살펴보는 계기가 돼서 좋았습니다. 여전히 진행 중인 사안인 만큼 우리 사회 내에서 오늘 같은 건전한 토론이 더 많이 이뤄지길 바랍니다.
 

장서윤
인하대학교 사회교육과 22학번

다른 학우분들 이야기를 통해 통합적 관점에서 사건을 살펴볼 수 있었어요. 오염수 방류에 대해 품었던 막연한 불안감과 제 생각을 다시 정리했고요. 다양한 분야의 지식과 연결된 시사 토론에 참여하면서 많이 배웠고 흥미도 생겼습니다.
CREDIT
 박소은 인턴기자
취재 박소은, 임수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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