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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극적인 챌린지 유행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작성자관리자

등록일2023-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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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극적인 챌린지 유행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호흡이 짧은 숏폼이 트렌드로 떠오르며 1분도 채 되지 않는 영상을 통해 유행에 참여하는 ‘챌린지’가 대세로 자리 잡았다. 최근에는 선정적이거나 폭력적 내용이 담긴 챌린지가 유행하며 논란이 일었다. 자극적인 챌린지 유행에 관해 대학생들과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눴다.

 

자극적 콘텐츠로 변질된 챌린지

챌린지는 노래에 맞춰 춤을 추거나 유행어를 사용하는 중독성 강한 짧은 영상이다. 2020년 지코가 부른 ‘아무 노래’를 기점으로 유행한 후 현재 K-POP에서는 챌린지를 고려해 안무를 만들 정도로 마케팅의 정점이 됐다. 그러나 ‘홍박사님을 아세요?’ 혹은 ‘이경영 영차’ 등 성적인 의미를 담은 챌린지가 유행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코미디언 조훈이 지난 7월에 발표한 ‘홍박사님을 아세요?’는 성인용 유머를 소재로 삼은 노래인데, 챌린지로 유행하자 선정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최근 국토교통부가 해당 노래 가사를 패러디하며 갑론을박이 일었다. 이외에도 숨을 참거나 몸을 흔들어 기절하는 것을 묘사하는 ‘블랙아웃 챌린지’처럼 목숨을 위협하는 폭력적 콘텐츠까지 대거 등장했다.


논란이 됐던 자극적인 챌린지를 접한 적 있나요?

우세림 사실 그동안 콘텐츠의 유해성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았어요. 평소 자극적 콘텐츠를 자주 봐서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영상을 넘겨보곤 했죠.

최서영 알고리즘 때문인지 챌린지 영상이 많이 떠요. 요즘 논란이었던 ‘홍박사님을 아세요?’와 지난 3월에 유행했던 ‘불 하트’가 기억에 남네요. ‘불 하트’는 바닥에 눈 스프레이를 하트 모양으로 뿌린 후 불을 붙이는 챌린지인데 매우 위험해 보이더라고요.

권하연 평소 인스타그램 릴스와 유튜브 쇼츠를 자주 보는 편인데, 자극적 영상이 경쟁하듯 올라오는 것 같아요. 최근에는 일상 사진 중간에 선정적인 사진을 삽입해서 짧게 보여주는 릴스가 자주 올라오더라고요. 그런 영상은 아이들이 보기에 부적합하다고 생각해요.

이수빈 해외 틱톡에서 음식을 만든다며 엄청나게 많은 양의 초콜릿이나 소스를 바닥에 뿌리는 모습을 봤습니다. 먹지도 못할 텐데 장난치는 것 같아 화가 났어요. 여전히 식량 부족에 시달리는 곳이 많은데 단순히 SNS에 올리기 위해 낭비하다니요.


챌린지 영상을 직접 찍어 본 경험이 있으신가요?

최서영 대학생 서포터즈 대외활동 중 조회수를 늘리려고 당시 유행하던 댄스 챌린지를 찍었어요.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도록 쉽고 간결하게 만든 안무였는데, 다른 정보성 영상보다 반응이 좋았죠.

권하연 저는 안 해봤지만 주변 친구들이 유행하는 챌린지나 릴스를 따라 찍는 걸 종종 봤어요. 거리에서 영상 촬영하는 사람을 마주치기도 했고요. 지나다니는 행인 얼굴을 가리지도 않은 채 찍는 걸 보며 불편했던 기억이 나네요.

이수빈 저는 우정 여행 챌린지를 따라 한 경험이 있어요. 친구들과 베트남으로 여행 갔을 때 추억을 남기기 위해 ‘every move I make’라는 노래에 맞춰 춤추는 영상을 촬영했죠. 또 교내에서 학교 홍보대사가 홍보를 위해 릴스 챌린지를 찍는 걸 목격하기도 했어요.

우세림 학원에서 아르바이트하는데, 학생들이 쉬는 시간만 되면 틱톡을 찍더라고요. 책상 앞에 휴대전화를 세워두고 영상을 찍는 모습을 직접 마주하니 챌린지가 새로운 교실 문화로 자리 잡았다는 게 실감났어요.


흥미롭게 봤거나 거부감이 들었던 사례가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이수빈 앞서 언급했던 음식 낭비 챌린지가 가장 거부감이 드네요. 조회수를 위해 찍는 사람도 이해하기 어렵지만, 영상을 소비하는 행동도 공감할 수 없어요. 좋았던 건 음식 낭비 챌린지를 저격하려고 등장한 콘텐츠인데요. 많은 양의 음식을 만들어서 노숙인에게 나눠 주는 기획이었습니다.

최서영 ‘홍박사님을 아세요?’ 챌린지는 볼 때마다 거부감이 들어요. 개인적으로 노래도 이상했는데, 춤의 의미를 찾아본 뒤로는 챌린지 목적에 의문이 생겼죠. 이런 영상의 주 시청층은 10대잖아요. 청소년에게 미칠 부정적 영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듯 해요.

우세림 ‘아이스버킷 챌린지(Ice Bucket Challenge)’가 기억에 남아요. 학창 시절에 유행이었는데 최근 다시 등장했더라고요. 루게릭병 환자를 돕기 위한 릴레이 기부 캠페인인 만큼 재개된 게 반가웠어요. 또 여행지 추억을 짧게 편집한 영상도 좋아해요.

권하연 최근 길거리에서 화장하는 챌린지가 유행하더라고요. 입에는 화장품을 물고 한 손에는 카메라, 다른 손에는 화장도구를 들고 약속 장소에 도착하기 전에 메이크업을 완성하는 콘텐츠예요. 위태로우면서도 결국 메이크업을 완벽하게 끝낸다는 점에서 이목을 끄는 것 같아요. 하지만 공공장소에서 화장하고 촬영까지 하는 행동은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가 조금 부족하다고 느꼈습니다.

 

챌린지가 자극적으로 변질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최서영 SNS는 자신만의 개성을 쉽고 빠르게 드러내기 쉽잖아요. SNS로 수익을 창출하는 사람이 생기면서 일상을 공유하기보다 단순히 조회수를 높이기 위해 뛰어드는 경우가 늘어났어요. 이런 시스템 속에서 쉽게 관심을 끌기 위해 자극적인 콘텐츠도 많아지지 않았을까요? 알고리즘의 악순환도 문제가 커요. 한 번만 클릭해도 관련 영상을 추천해 주거든요. 대부분 소비자는 경계심 없이 수동적으로 받아들이죠.

이수빈 어떤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수요가 존재하기 때문이에요. 자극적인 콘텐츠를 접했을 때, 재밌다고 느끼면 계속해서 연관 동영상을 찾게 되죠. 거부감을 표현했던 사람이 호기심에 보는 경우도 있을 거예요. 알고리즘은 시청자에게 끊임없이 콘텐츠를 제공하는데요. 인기 영상을 추천하는 악순환이 이러한 현상을 심화하는 것 같아요. 특히 조회수나 ‘좋아요’라는 눈에 보이는 지표로 인기 확인이 가능해서 관심받기를 원하는 사람은 자극적인 방향으로 향할 수밖에 없죠.

권하연 저도 수빈 님 의견에 동의합니다. ‘좋아요’와 조회수가 관심의 척도인 SNS에서 챌린지는 좋은 수단이에요. 캠페인이나 노래 홍보로 쓰이는 챌린지는 여러 사람의 관심을 끌기 쉬우니까요. 다만 즉각적인 반응을 즐기다 보니 수위가 점점 더 높아지는 게 느껴져서 가끔은 눈살이 찌푸려져요.

우세림 가장 큰 문제는 챌린지뿐 아니라 대부분 콘텐츠에 자극성이 증가하는 거예요. 플랫폼이 다양해지면서 소비자 시선을 사로잡으려는 이유 때문이죠. 사람들이 폭력적 콘텐츠에 노출돼 점점 무감각해진다는 점도 문제고요.


온라인 유행을 넘어 공중파 방송과 공공기관 등에서 챌린지 관련 밈(meme)을 사용하는 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권하연 챌린지의 파급력은 인정하지만 부적절한 내용이나 기원이 불분명한 밈을 무분별하게 사용해서는 안 돼요. 원작과 다른 내용을 담아 패러디처럼 사용하더라도 본래 내용이 성적이거나 폭력적이라면 굳이 언급하지 말아야죠. 최근 SBS 예능 <런닝맨> 출연자 하하가 ‘이경영 챌린지’ 밈인 “좋았어! 영차”를 사용해서 논란이 일었는데요. 12세 관람가 프로그램에서 선정적 장면을 연상시키는 말을 한 건 매우 부적절했다고 봅니다. ‘홍박사’를 패러디한 국토교통부 또한 마찬가지고요. 이러한 밈의 유행을 공중파 방송과 공공기관까지 따라간다면 자극적인 내용이 위기의식 없이 퍼지기 쉬워요.

이수빈 저는 시대 흐름에 맞춰가려는 공공기관의 노력 같았어요. 하지만 하연 님 의견처럼 근원을 파악하고,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태도가 가장 중요합니다. 유행이라고 무작정 따라 하기보다 긍정적 내용을 담은 밈을 사용한다면 공공기관의 소통 가능성을 보여주면서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요?

우세림 좋은 의도로 만든 챌린지를 방송이나 기관에서 자주 사용한다면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릴 수 있으니 긍정적 효과가 클 거예요. 그러나 저 역시 해당 밈 탄생 과정을 정확히 이해하는 게 먼저라고 생각해요. 내용이 부적절하다면 사용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최서영 공중파 방송과 공공기관은 10대에게 자아 형성과 콘텐츠 분별 능력을 기르도록 도움을 줘야 하는 매체인데요. 제대로 검증하지 않은 밈을 무분별하게 사용한다면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 몰라요. 10대에게 옳지 않은 가치관을 심어주는 건 물론, SNS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은 ‘뒤쳐진다’라는 인식을 형성하게끔 하죠.


청소년, 특히 초등학생 사이에서 위험한 챌린지가 유행하면서 여러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의견이 궁금합니다.

이수빈 2021년 11월 글로벌 숏폼 모바일 비디오 플랫폼 틱톡이 ‘위험한 챌린지 및 거짓 콘텐츠’에 대한 글로벌 연구 보고서를 공개했어요. 영국, 미국 등 10개국에서 10,000명 이상의 청소년·부모·교육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자극적인 챌린지에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청소년 비율이 48%라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어린아이는 문제적 콘텐츠를 분별할 능력을 아직 제대로 갖추지 못했잖아요. 이 경우 부모 개입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최서영 올해 초 ‘프렌치 흉터’ 챌린지 유행에 관한 기사를 봤어요. 이탈리아 10대 사이에서 얼굴에 인위적으로 흉터를 내는 챌린지더라고요. 이처럼 위험하고 자극적인 챌린지는 아이들 성장에도 좋지 못한 영향을 미쳐요.

우세림 올해 4월 미국에서 ‘핫 껌’ 챌린지가 유행한 후로 10명 이상 청소년이 입원했다더라고요. 세상에서 가장 매운 껌인 ‘트러블 버블(Trouble Bubble)’을 먹고 일정 시간 동안 참는 콘텐츠인데, 앞으로도 이처럼 위험한 챌린지가 유행한다면 더 큰 사고로 번지기 쉬울 거예요.

권하연 콘텐츠 위험성을 경계하기보다 재미와 조회수를 쫓는 청소년이 많아요. 성적인 챌린지를 의미도 모른 채 따라 하는 거죠. 이들을 보호하려면 선정적 영상에 나이 제한을 걸어야 할 것 같아요.

 

자극적인 챌린지에 대한 제재가 가능하다고 생각하시나요?

권하연 다양한 콘텐츠가 쏟아지는 지금, 영상을 하나씩 점검하고 차단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요. 대신 최소한의 규정이 필요합니다. 지금도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는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을 적용해서 그를 위반하는 콘텐츠를 모두 제재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이 더 자극적인 영상을 제작하고 있어요. 현재 시행하는 제재가 실제로 효과를 본 것 같지는 않네요.

우세림 SNS는 자유롭게 콘텐츠를 올리는 공간이기 때문에 제재할 경우 반발이 매우 클 텐데요. 완벽한 제재는 어렵겠지만 관련 법률 또는 구체적 방침을 마련하는 등 정부나 기관의 적절한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느껴요.

최서영 이미 자극에 중독된 사람은 콘텐츠를 분별하는 능력이 떨어져요. 법을 도입하더라도 표현의 자유를 위해 반대할 사람이 많을 거고요. 자극적이라는 기준이 모호하고, 기하급수적으로 만들어지는 챌린지를 하나하나 검토하는 일도 불가능에 가깝죠. 지금으로서는 제재가 힘들지 않을까요?

이수빈 서영 님 의견에 동의합니다. 챌린지 유래를 일일이 설명할 수도 없고, 사실 선과 악을 판단하기도 애매한 부분이죠. 교육에도 한계가 있고요. 제재하는 것보다 아이들이 관심 가질 만한 좋은 문화나 유행을 만드는 게 효과적이라고 생각해요.


해당 문제의 개선 방안 혹은 대안은 무엇일까요?

이수빈 챌린지 내용 자체가 긍정적 방향으로 나아가야죠. 잘못된 점을 꼬집고 개선하는 콘텐츠가 많이 생기길 바라요. 앞서 말했던 음식 낭비에 대응해 나타난 음식 나누기 챌린지처럼요.

권하연 이용자가 자발적으로 신고하는 문화를 활성화하는 게 중요합니다. 시청자 중 일정 비율 이상이 신고할 시 영상이 자동으로 차단되는 시스템도 더 확대하고요. 콘텐츠 유해성을 판단할 능력을 기른다면 더욱 건강한 SNS 문화가 만들어질 거라고 기대해요.

최서영 가장 바람직한 방안은 자극적인 챌린지를 생산하지 않는 것이지만, 사실상 불가능하잖아요. 결국 소비자 스스로 콘텐츠를 분별해야 합니다. 공공기관과 공중파 채널은 개인 판단 능력을 개선할 수 있도록 공익적 챌린지를 앞장서서 시도해야 하고요. 무엇보다 목적성을 분명히 밝히는 게 가장 중요하죠.

우세림 자극적 콘텐츠를 차단하는 법안을 만들어야 해요. 실제로 미국은 틱톡 금지 방안을 추진 중입니다. 특히 내년부터 미국 몬태나주에서는 틱톡 사용이 원칙적으로 불가능해진다고 하더라고요. 개인정보 보호와 국가 안보 문제 때문이지만, 콘텐츠 선정성도 법안 도입 이유 중 하나라고 해요. 개인이 자제하는 것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이니 정부의 제재가 필요해 보입니다.



Audiences Talk
 

권하연
건국대학교 영어영문학과 20학번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에서 숏폼 콘텐츠 보는 걸 좋아하는데 요즘은 노골적인 영상과 공격성이 강한 댓글이 전보다 많아져서 마음이 불편하더라고요. 경각심 없이 콘텐츠를 소비하고 반응하는 요즘, 오늘 토론 주제가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질문이었던 것 같아요.
 

이수빈
성균관대학교 영어영문학과 20학번

자극적인 콘텐츠가 유행하는 게 걱정스러웠는데 제 의견을 나누고 다른 사람 이야기를 들어볼 기회가 생겨서 좋았습니다. 모두 영상을 그냥 시청하기보다 한 번 더 생각하는 현명한 콘텐츠 소비자로 거듭나면 좋겠습니다.
 

우세림
서울시립대학교 행정학과 20학번

평소 큰 문제의식 없이 콘텐츠를 소비하던 모습을 되돌아본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다양한 SNS에서 영상을 접하며, 점점 무감각해졌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클릭만 하면 모든 사람에게 공유되는 만큼, 적절한 제재 방안이 마련되길 바랍니다.
 

최서영
중앙대학교 국어국문학과 21학번

토론 전에는 주로 10대만 자극적인 콘텐츠를 무분별하게 수용한다고 생각했었어요. 답변을 고민하고 공유하는 과정에서 챌린지 본뜻을 알지 못한 채 즐겼던 태도를 반성한 계기였습니다. 의미 있는 방향으로 유행이 이어지기를 희망합니다.
CREDIT
 이예인 인턴기자
취재 이예인, 유영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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