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중계 독점 유료화
시청자 반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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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OTT 플랫폼이 스포츠 중계에 뛰어들었다. 쿠팡플레이는 프로축구 K리그(이하 K리그),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이하 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2024를 국내 독점 생중계로 진행했다. 또한 TVING(이하 티빙)은 올해부터 프로야구 KBO리그(이하 KBO) 모바일 독점 중계를 시작했다. 그동안 무료로 보던 모바일 중계가 OTT 플랫폼을 유료 구독해야만 시청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여러 의견이 나오는 상황이다. 해당 이슈에 대해 서울대학교 토론동아리 ‘다담’과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OTT 플랫폼이 야구와 축구 등 인기 스포츠 모바일 독점 중계에 공을 들이는 중이다. 작년까지 포털사이트 혹은 통신사 생중계 서비스를 통해 경기를 무료 관람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해당 독점 중계 플랫폼을 이용하는 유료 구독자만 모바일 시청이 가능하다. 티빙과 쿠팡플레이는 이를 발판으로 국내 시장 1위를 둘러싼 경쟁을 시작했다. 독점 유료화 중계가 불러올 영향과 시장 변화, 스포츠 팬 반응에 귀추가 주목된다.
TV 방송 중계가 아닌 OTT 플랫폼을 통해 스포츠 중계를 보신 적 있으신가요?
김호준 평소 스포츠에 관심이 많은 편이라서 OTT 플랫폼을 통해 자주 경기를 관람합니다. 티빙에서 KBO를, SPOTV NOW로 해외 축구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UEFA 챔피언스리그, 쿠팡플레이를 통해 국가대표 축구 A매치를 보는 등 다양한 중계를 시청 중이에요.
이경석 저는 평소 스포츠 중계를 거의 보지 않는 편입니다. 스포츠를 좋아하는 친구와 TV로 시청한 적은 있지만 OTT 플랫폼에서 찾아 본 경험은 없어요.
임수연 저는 야구에 관심이 많아서 티빙을 통해 KBO 경기를 보고 있어요. 하지만 이전과 비교해 중계를 보는 빈도가 크게 줄었어요. 티빙이 독점하면서 변화한 인터페이스에 적응하는 게 번거롭더라고요. 그래서 손이 잘 가지 않는 듯합니다.
임준혁 과거 SPOTV NOW를 통해 손흥민 선수가 출전한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챙겨보곤 했어요. 그런데 유료화 이후 자연스럽게 관심이 줄어들더라고요. 현재는 티빙을 통해 KBO를 보거나 국가대표 축구 경기를 종종 시청합니다. 야구를 아주 좋아하기 때문에 OTT 플랫폼으로 중계권이 이동함에 따라 새로 구독했죠. 쿠팡플레이를 통해 시청한 MLB 서울시리즈는 기존 멤버십 회원이라 받은 혜택이었고요.
OTT 플랫폼이 스포츠 중계권 확보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김호준 수익 창출 목적이라고 생각해요. 사실 기존 프로그램은 다른 플랫폼으로 대체 가능한 경우가 다수지만 스포츠 독점 중계권은 말 그대로 ‘독점’이니까요. 열성팬이라는 고정 소비층 덕분에 쉽게 자리 잡을 수 있고요. 정체된 수요층을 늘릴 가능성이 보이기 때문에 관심을 쏟는 거죠.
임수연 OTT 플랫폼은 광고 유치와 수익성 증대를 위해 높은 체류 시간과 지속적 구독이 필요할 텐데요. 스포츠 팬의 충성도로 이를 달성할 수 있을 거라고 느낍니다. 쉽게 말해 스포츠 팬을 경영 적자 문제 해결에 유리한 소비자층이라고 생각한 것 아닐까요?
이경석 충성 고객 확보라는 이유가 굉장히 중요하죠. 스포츠는 소속감을 강하게 자극하는 분야이기에 오랫동안 단단한 고객층을 확보하기 좋아요. 저는 이번 이슈를 보며 OTT 플랫폼이 이제야 스포츠 중계 시장에 주목한 점이 의문일 정도였습니다.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고 단단한 시청층을 가진 스포츠 시장이 수면 위로 올라오는 중이라고 봐요.
임준혁 OTT 플랫폼에도 변화가 필요할 때인 것 같아요. 기업은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니까요. 기존 OTT는 미리 생산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역할에 불과했는데요. 생중계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한 단계 변화할 거예요. 또한 스포츠 중계권을 확보하면 권리 계약을 통해 회계 장부상에서 자산 관리가 가능할 텐데요. 플랫폼 입장에서는 새로운 무기를 갖는 거죠. 스포츠 중계권을 확보하며 안정적 수익 구조를 마련하려는 목적 같아요.
OTT 플랫폼 스포츠 중계 유료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임준혁 저는 해당 이슈에 대해 부정적인 편입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2023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OTT 서비스 이용률은 지난해 77%에 달했습니다. OTT를 유료로 이용한 비율은 전체 응답자 기준 43.9%라고 하고요. 주로 시청하는 프로그램을 ‘스포츠’라고 답한 비율은 20.8%이기에 스포츠 시청을 위해 유료 구독하는 시청자 수도 무시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스포츠 시청을 위해 특정 조건을 갖춰야 하는 게 좋은 현상은 아니라고 느껴요. ‘누구나 볼 수 있는 것’에서 점점 멀어지니까요.
임수연 저는 긍정적으로 봐요. 스포츠 분야에서 콘텐츠 다양성이 높아질 거라고 기대하기 때문인데요. 현재 쿠팡플레이는 K리그 중계 중 쉬는 시간에 프리뷰를 진행합니다. 이처럼 팬에게 추가로 만족감을 주는 콘텐츠를 통해 차별화하면 신규 이용자 유입 및 기존 팬의 충성도를 높일 거예요.
김호준 어쩔 수 없는 흐름 아닐까요? 과거에는 프리미어리그 등 해외 축구, MLB 같은 경기를 무료 중계로 제공했지만 지금은 전부 유료 전환된 상태입니다. 외국에서는 자국 프로리그조차 유료인 경우가 많다고 들었어요. 중계 유료화는 언젠가 이뤄질 수순이었고 그 시기가 지금인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경석 이른바 스포츠 극성팬 힘이 실제 시장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할 좋은 계기라고 느껴요. 스포츠 시장과 OTT 플랫폼이 새로운 시청자 유입이라는 결과를 얻어 서로 도움을 주는 선순환 구조가 나타날지 호기심을 품고 지켜보는 중입니다.
이런 변화 속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할까요?
김호준 기존 무료 중계보다 부족한 서비스를 제공하면 부정적 반응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KBO 중계권을 티빙이 가져간 후 자막 실수, 하이라이트 편집 업로드 등 중계 질 저하에 대한 문제가 나타났죠. 무료로 보던 콘텐츠에 가격 부담이 더해지기 때문에 새롭게 유입하는 시청자는 진입 장벽을 느낄 수도 있고요. 이처럼 이미 플랫폼과 시청자 간 갈등이 발생했습니다.
임수연 아무래도 진입 장벽 문제가 크겠죠. 스포츠 중계 시청을 위해 새롭게 OTT를 구독한 사람은 플랫폼 자체 콘텐츠에서 매력을 느끼지 못하면 이탈할 가능성도 높습니다. 실제로 기존에 티빙을 구독하지 않던 사람이 굳이 야구 중계를 보기 위해 추가 비용을 내고 구독권을 결제할지 많이 고민하더라고요. 과거 무료 중계와 달리 가볍게 감상할 기회가 줄었습니다.
임준혁 인기 종목과 비인기 종목 간 격차가 더욱 심해질 수 있어요. OTT 플랫폼은 인기 종목 중계권을 우선 확보하고자 노력하겠죠. 그럼 인기 종목에 쏟는 자원과 관심은 증가하는 반면 비인기 종목에 대한 접근성과 관심은 상대적으로 더욱 낮아질 겁니다. 물론 모든 스포츠를 인기·비인기 종목으로 나눌 수는 없지만 종목 간 지원과 관심에 대한 격차가 심해지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이경석 예상과 달리 스포츠 시장 힘이 강하지 않다면 부정적 결과가 이어질 수 있어요. 구독자 이탈이 증가하면 플랫폼은 투자금 회수율을 높이기 위해 구독료를 인상하겠죠. 그런 상황에서 콘텐츠 질을 높이기도 어려울 테고요. 또 유료 방송을 무료 배포하는 불법 사이트가 성행할 문제도 존재합니다.
누구나 시청 가능한 ‘보편적 시청권’을 침해한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임준혁 현재 방송법은 ‘보편적 시청권’을 국민 관심이 매우 큰 행사에 관한 방송을 일반 국민이 시청할 권리라고 정의합니다. 국민 관심 행사는 국가대표 경기를 의미하겠지만 스포츠에는 국가대표만 있는 게 아니잖아요. 프로리그와 학생 경기도 존재하죠. 보편적 시청권 침해를 주장하려면 먼저 어디까지 보장해야 하는지 범위를 먼저 고민해야 합니다. 기준을 명확히 세우고 그에 따라 논의할 문제라고 생각해요.
임수연 보편적 시청권도 중요하지만 리그 유지를 위해 유료 중계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모기업의 ‘돈 먹는 하마’라고 비판받는 스포츠 구단을 유지하려면 중계 유료화는 필수 조치라고 느껴요.
이경석 말씀하신 것처럼 스포츠 관련 기업과 구단도 시장에서 발버둥치며 살아남아야 하는 존재입니다. 보편적 시청권을 명목으로 이득을 포기하게 만드는 건 너무 과도한 처사 아닐까요?
김호준 해당 이슈에 대해 보편적 시청권 침해를 언급하는 건 부적절한 것 같습니다. 물론 유료화에 부담을 느끼는 시청자가 있겠지만 보편적 시청권 침해에 해당할 만큼 큰 금액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이전에도 중계를 보려면 TV나 모바일 기기, 인터넷 연결이 필요했기 때문에 완전한 무료는 아니었습니다. 최근 중계 유료화가 시청권을 침해했다고 말하긴 어렵죠.
모든 사람이 편하게 시청하던 방송 중계가 OTT 독점으로 변하면서 디지털 약자 소외로 이어지지 않을까요?
김호준 키오스크 문제와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인터넷이 익숙하지 않은 분은 변경된 채널과 결제 시스템이 당황스러울 수 있죠. 하지만 지금 정도의 사안은 충분히 극복 가능한 것 같아요. 사회가 하나의 형태로만 머물 수 없기 때문에 극단적이거나 강압적인 게 아니라면 시대 흐름에 따라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경석 당연히 새로운 플랫폼에 익숙하지 않은 계층의 소외 문제가 발생하겠죠. 그러나 아직 중계권 시장이 온전히 자리 잡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 소수에 대한 우려는 나중에 논의해야 합니다. 우선 현 상황을 안정시킨 후 디지털 소외 계층을 위한 대안을 마련해야죠.
임준혁 최근 등장한 기술에 친숙하지 않은 시정차가 느낄 장벽을 고려해야 합니다. 야구 흥행 기반을 만든 오랜 팬들이 디지털화로 인해 접근 기회마저 박탈당할 수 있으니까요. 디지털 약자 소외를 변화하는 문화의 일부라고 생각하며 안일하게 여기지 말고 지금부터 하나씩 해결해 나가는 적극적 자세가 필요합니다.
임수연 온라인 적응이 어려운 디지털 소외 계층을 위해 새로운 오프라인 공간을 마련하는 방법도 고민해 봤습니다. 영국은 프리미어리그 중계를 보기 위해 큰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데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식당이자 술집인 펍(pub)에 모여 중계를 보는 문화가 생겼습니다. 이처럼 우리도 스포츠 시청을 위한 오프라인 공간이 늘어나도 좋을 것 같아요.
OTT 플랫폼 독점 유료화 중계로 인한 긍정적 변화는 무엇이 있을까요?
김호준 중계 품질 상승과 콘텐츠 다양화가 기대됩니다. 유료 시청자가 일종의 감시자 기능을 하면서 품질 상승이 이어질 겁니다. 또한 각 구단의 경기 영상 활용이 가능해지면서 하이라이트 및 새로운 콘텐츠를 제작하는 등 신규 팬 유입과 홍보 효과를 높이는 중입니다.
임준혁 스포츠 문화를 창의적으로 발전시킬 기회입니다. 일방적 시청만 가능했던 과거와 달리 시청자끼리 함께 소통하며 중계를 즐길 수도 있고요. 구단과 협회를 통한 행사 외에도 OTT 플랫폼이 자체 행사를 진행하는 등 새로운 문화를 만들 거라고 생각합니다.
임수연 구단이 겪는 경영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되지 않을까요? 매년 많은 스포츠 구단이 적자에 시달렸고 구단 유지를 위한 지원에 대해 모기업은 비판을 받았습니다. 중계 유료화를 통해 구단 이익을 높일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구단과 리그의 지속, 더 나아가 스포츠 문화 발전이 이어질 거라고 기대해요.
이경석 플랫폼 수익이 늘어나면 콘텐츠 질과 경쟁력이 높아질 거예요. 상업성과 대중성을 모두 확보하기 때문에 독점 플랫폼은 시장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거고요. 스포츠 산업, OTT 산업이 더욱 긍정적으로 성장할 거라고 예상합니다.
앞으로 스포츠 중계는 어떻게 변화해야 할까요?
이경석 현재 많은 OTT가 스포츠 중계 질에 대해 크게 집중하지 않는 것 같아요. 최근 ‘save’와 ‘safe’를 헷갈리거나 선수 이름을 틀리게 표기한 실수 때문에 큰 질타를 받기도 했죠. 이런 사례를 반복하지 않도록 해당 스포츠와 리그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고 더욱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야 해요. 또한 스포츠는 감정을 자극하고 서사를 통해 감동을 주는 콘텐츠 자원이라고 생각해요. 이를 염두하고 뛰어난 제작 및 기획 능력을 활용해 중계를 차별화하고 맞춤형 콘텐츠를 만들어 나가길 기대합니다.
임준혁 경석 님이 말씀하신 논란처럼 유료화 중계 질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이어지는 만큼 우선 품질을 올리기 위해 노력해야죠. 소비자가 돈을 내고 시청하기 때문에 기존 무료 중계와 차별화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합니다. 스포츠 팬을 위한 별도 요금제를 마련하거나 가격 할인 혜택, 이벤트 등을 진행한다면 소비자 시선이 개선될 거라고 봅니다.
김호준 결국 플랫폼 역량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품질 상승과 홍보를 통해 기존 팬층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시청자 유입을 꾀해야 하니까요. 스포츠 구단 및 협회와 OTT 플랫폼 간 협력도 중요하리라 생각합니다. 확실하고 안정적 입지를 굳히는 게 관건입니다.
임수연 그저 돈벌이가 아닌 스포츠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방향으로 중계를 다뤄야 해요. 단순히 스포츠에만 의존해서도 안 됩니다. 실제로 중계 시청만을 위해 OTT 플랫폼에 가입하고 유료 구독하는 비중은 크지 않을 것 같은데요. 이들을 고정 시청층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중계 외에도 호기심을 자극하는 콘텐츠 창출이 필요합니다. 해당 스포츠나 특정 구단을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등 OTT만의 매력적 콘텐츠를 꾸준히 제작하길 바라요.
Audiences Talk
서울대학교 지리학과 23학번 김호준
스포츠에 관심이 많아서 해당 이슈에 대한 확고한 의견을 가지고 있었어요. 이번 토론을 통해 다른 관점을 접하며 생각의 폭을 넓혔습니다. 사회 변화에 발맞추는 동시에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좋은 방향으로 변화하길 바랍니다.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21학번 이경석
OTT 플랫폼의 스포츠 독점 중계에 대해서 각자 생각하는 바를 어렵지 않고 편하게 나눌 수 있었습니다. 부담 없이 다양한 시선을 공유한 좋은 기회였습니다. 앞으로 이렇게 자유롭게 얘기하는 자리가 더 마련되면 좋겠습니다.
서울대학교 의류학과 24학번 임수연
스포츠 분야를 주제로 심도 있게 대화했습니다. 깊은 사고를 위해 관심 이상으로 지식의 중요성을 느끼기도 했어요. 원래 좋아하던 야구와 스포츠를 더 애정하게 된 것 같아요. 계속해서 비판적 사고를 해야겠어요.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21학번 임준혁
유료화가 주는 무게감 때문에 OTT 플랫폼의 중계권 독점을 반대하는 입장이었는데요. 토론을 진행하며 긍정적 측면도 많이 접해서 반대만 할 문제는 아니라는 걸 깨달았어요. 앞으로 스포츠 문화가 건강하게 발전했으면 합니다. |
CREDIT
글 김현서 인턴기자
취재 김현서, 오유진 인턴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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