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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로 보는 성소수자 혐오, 이대로 괜찮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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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성소수자 소재를 다룬 작품이 늘어나며 옹호와 혐오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중이다. 소수자 차별은 존재해선 안 되지만 이들을 향한 부정적 시선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편이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서강대학교 토론동아리 ‘서방정토’와 얘기를 나눴다.
성적 지향, 성 정체성 등 성과 관련한 사회적 소수자에 해당하는 사람을 성소수자라고 한다. 최근 성소수자, 특히 동성 간 사랑을 다루는 퀴어 콘텐츠가 많아지면서 이에 대해 혐오감을 표출하는 사건이 늘어났다. 퀴어 소재를 담은 드라마 <대도시의 사랑법>이 방영 반대 시위로 인해 공식 예고편을 내리고 드라마 홍보와 공개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화두에 올랐다.
* 이 기사에서 토론자 이름은 모두 가명입니다.
<대도시의 사랑법> 외에 기억에 남는 관련 이슈가 있나요? 윤정년 최근 종영한 드라마 <정년이>가 떠올랐어요. 원작 웹툰에는 부용이라는 레즈비언 캐릭터가 등장하지만, 드라마화하면서 이 인물을 삭제했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퀴어 소재가 문제임을 넌지시 전달하는 기사였어요.
허영서 9월 5일과 6일 진행한 ‘대전여성영화제’ 검열 논란이 기억납니다. 민원으로 인해 대전시가 영화제 주최사에 퀴어 영화 <딸에 대하여> 상영 제외를 요구한 일입니다. 대전시 보조금으로 상영하기 부적절하다는 이유였죠. 결국 주최사 ‘대전여성단체연합’은 보조금을 전액 반환한 뒤 시민 모금을 통해 행사를 개최했다고 들었습니다.
문옥경 JTbc에서 방영한 드라마 <멜로가 체질> 속 ‘이효봉’이라는 인물이 생각났어요. 성소수자라는 사실을 의식하지 못할 정도로 작품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캐릭터예요. 감독님께서도 그를 자연스러운 사회 일원으로 보이게 만들었다고 말한 기사를 읽었습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특별한 존재처럼 표현하지 않은 점이 좋았어요.
서혜랑 뮤지컬 <킹키부츠>가 떠올랐습니다. 유명한 아이돌 가수와 배우가 연기하고, 티켓팅 경쟁이 치열한 인기 뮤지컬이죠. 내용을 몰랐을 땐 유명한 작품이라고만 생각했는데 퀴어 코드를 다룬 뮤지컬임을 알고 놀랐어요.
성소수자에 관한 대학생 인식은 어떤가요? 서혜랑 여전히 성소수자 혐오는 우리 사회와 학교 내에 만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전에 비해 혐오심을 금기하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대놓고 드러내지 않을 뿐이죠. 겉으로 표출하지 않는다고 문제가 사라지는 건 아니니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윤정년 학교에 설립된 성소수자 동아리가 포럼을 진행했을 때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입에 담기도 어려운 악담을 본 적 있어요. 아무렇지 않게 혐오를 표현하는 모습이었죠. 사회 분위기가 마냥 수용적이지 않기도 하고, 다들 언급 자체를 꺼리는 느낌이에요. 성소수자 이슈에 진지하게 대하는 사람도 많지 않고요.
허영서 이전에 비해 많이 개선했다고 생각해요. 여전히 갈 길은 멀지만, 전에 비해 언급이 자유로워진 것 같아요. 오프라인에서 선뜻 혐오를 강하게 드러내지 못하는 정도로는 변했다고 봅니다.
문옥경 연예인 커밍아웃이 늘고, 성 정체성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사람이 늘었다는 점에서 인식이 많이 개선됐다고 느꼈습니다. 하지만 커밍아웃을 하면 아직도 꼬리표처럼 혐오와 비난이 따라와요. 갈등이 오래 지속되니까 제삼자는 피로를 느끼고 무관심으로 대응하는 것 같아요.
성소수자 혐오가 줄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허영서 익숙하지 않은 데서 오는 거부감 아닐까요? 저는 현재가 일종의 과도기라고 여겨요.
문옥경 문화지체적 현상이라고 해석했어요. 세상은 변하는데 성소수자를 수용하기 어려운 사회 관습이나 인식 등이 계속 걸림돌로 나타나는 거죠. 큰 변화는 당연히 받아들이기까지 시간이 걸리고, 그만큼 목소리도 줄지 않을 거예요. 개인적으로 이해와 배려 부족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해요. 혐오를 양성하는 일부 집단과 이에 맞서 똑같이 혐오로 대응하는 몇몇 성소수자 사이에 벌어지는 극단적 싸움이 도드라져 보이니 언급을 꺼리게 되고요.
윤정년 당연히 혐오는 어떤 형태로든 존재해선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변화와 그 변화가 유발하는 심리를 인정하고 천천히 접근하는 건 필수적이에요. 나와 다를 수 있다는 점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옥경 님 말씀처럼 똑같이 혐오로 맞서는 행위는 오히려 부정적 이미지를 준다고 봐요.
서혜랑 대전여성영화제 검열 사건처럼 정부와 지역사회 태도 역시 부정적이에요. 대전시뿐 아니라 대구에서 열린 퀴어문화축제에서는 공무원과 경찰 사이 물리적 충돌까지 발생했습니다. 이미 예정된 행사를 규제하려 드는 건 혐오에 동조하는 행위로 보일 수 있어요. 혐오를 줄이기 위해선 기관의 태도가 가장 먼저 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개개인 인식 변화는 그 이후에 따라올 거예요.
끊임없이 성소수자에 대해 다루는 미디어를 통해 혐오 완화가 가능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윤정년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트러블은 계속 존재하겠지만 성소수자를 낯설지 않게 만드는 데 미디어가 크게 기여할 거라 믿어요.
서혜랑 완화할 수 있지만 조심스러운 접근과 스토리가 탄탄한 콘텐츠가 뒷받침돼야 해요. <킹키부츠>가 인정받은 이유는 낯선 소재가 이해와 공감을 부를 만큼 깊은 고민을 스토리에 잘 녹여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옥경 저는 오히려 반감을 유발하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혐오는 분명 잘못됐지만, 대중이 이해할 시간도 충분히 필요하다는 점을 존중해줬으면 좋겠습니다. 끊임없이 다루기보다는 한 작품을 만들더라도 그들을 이해하도록 돕는 콘텐츠를 만드는 게 중요할 거예요.
허영서 단순히 미디어 노출뿐 아니라 영향력 큰 사람의 적극적 지지나 노력도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배우 홍석천이 성소수자임을 밝히고도 연예계 생활하려고 꾸준히 노력한 일처럼요. 지금은 대다수가 성소수자라는 코드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죠. 이를 보며 영향력이란 게 분명히 존재한다고 믿게 됐어요.
현실에서 성소수자 혐오를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요? 문옥경 이해를 강제로 주입하려 들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사회 일원으로 포용하는 분위기를 형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성소수자는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 어디에나 공존하니까요.
윤정년 앞선 주제처럼 미디어에서 공감 가는 퀴어 콘텐츠나 친근한 성소수자를 자주 접한다면 혐오는 서서히 없어진다고 생각해요.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작품을 만들고 목소리를 내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허영서 옳고 그름을 떠나 모든 소수자를 혐오해선 안 된다는 교육을 국가적 차원에서 진행해도 좋을 듯합니다.
서혜랑 대기업이 앞서서 소수자를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도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킹키부츠>가 큰 인기를 끌었던 이유에는 공동 제작자로 참여한 CJ ENM 영향을 무시할 수 없어요. 대기업 후원과 자본력이 있으면 캐스팅이 조금 더 수월하니까요. 대기업에서 수준 높은 퀴어 콘텐츠를 많이 제작해서 사람들에게 인식시킨다면 혐오하는 시선이 조금은 줄지 않을까요?
성소수자 인권을 위해 대학에서 어떤 교육을 시행하면 좋을까요? 허영서 교육보다 우선 교내 성소수자 혐오가 드러나는 일에 대한 대책부터 필요할 것 같아요. 혐오가 당사자에게 직접적으로 향할 때 분명하고 단호한 대처방안이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상이 학교에 속한 학생이라면 학교는 당사자를 보호할 의무가 있어요.
서혜랑 영서 님 말씀처럼 성소수자에 국한하지 않고 대상이 무엇이든 소수자 혐오를 해선 안 된다는 교육을 진행하면 좋을 듯합니다.
윤정년 성소수자에 대해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는 콘텐츠도 있지만, 잘못된 메시지를 자극적으로 전달하는 미디어도 많아요. 이런 콘텐츠를 보고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게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시행하길 바라요. 잘못된 정보에 휩쓸리지 않고 올바른 인식과 가치관을 확립하게 돕는 거죠. 이는 성소수자와 관련하지 않아도 필요한 교육이에요.
문옥경 ‘교육’이라고 하면 거부감이 들지 않을까 조심스럽습니다. 교육적으로 접근하기보다 다양한 프로그램이나 행사 진행을 통해 자연스럽게 혐오를 없애는 게 어떨까요? 여러 방안을 계속 모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부는 앞으로 어떤 대책을 마련해야 할까요? 허영서 태국은 6월 18일 동성결혼 합법화 법안을 통과해 내년 1월 22일부터 법적으로 동성결혼이 가능해요. 24년 10월 기준 전 세계에서 39개국이 동성혼을 인정하죠. 이러한 변화에 발맞추어 성소수자 기본 권리를 보호하는 법과 정책을 마련하면 좋을 것 같아요.
문옥경 무분별한 차별이나 혐오를 규제하는 정책을 마련했으면 합니다. 무조건 퀴어 영화 상영을 금지하거나 직접적으로 조롱하는 행위 등을 막기 위해서요.
서혜랑 차별금지법 제정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차별금지법은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생활영역에서 합리적 이유가 없는 모든 차별을 금지하는 법이에요. 2007년 대한민국 제17대 국회에서 처음 발의한 이래 출범하는 국회마다 법률안 및 조례안을 발의해 왔어요. 하지만 현재까지 포괄적으로 차별금지를 규정하는 법안이 통과한 적은 없죠. 지금도 많은 성소수자가 차별금지법 통과를 위해 애쓰는 만큼 정부가 고려해보길 바랍니다.
윤정년 10월 30일 도쿄고등법원이 동성결혼 불가는 ‘위헌’이라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일본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성소수자 커플을 공적으로 증명하는 파트너십 제도 도입도 확산하고 있죠. 물론 일본도 현행법상 동성혼을 인정하지 않지만 변화 자체에 의의가 크다고 생각해요. 우리나라도 개인을 넘어 정부나 기관이 변화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Audiences Talk
서강대학교 경영학부 문옥경 혐오 표현이 만연해지는 사회를 살면서 사회에 동화하기보다 문제의식을 찾는 시간이어서 좋았습니다. 내 문제가 아니라고 여겼던 성소수자 이슈를 고민하며 시각을 넓혀서 좋았습니다.
서강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서혜랑 남의 일이라 치부하고 잊기 쉬운 성소수자 문제를 상기하는 의미 있는 토론이었습니다. 이번 시간을 통해 꾸준히 문제의식을 느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서강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윤정년 이번 인터뷰를 통해서 성소수자 이슈가 의외로 많다는 점과 혐오가 심각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위해 존중하고 인정하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서강대학교 정치외교학과 허영서 성소수자라는 주제를 터놓고 얘기한 적이 없어 이번 토론이 더욱 뜻깊었습니다. 잘 모르는 영역인 성소수자 차별이나 혐오에 대해 새로운 시각과 관심을 가질 기회였습니다. 좋은 기획 감사합니다!
CREDIT 글 박지원 인턴기자 취재 박지원, 강아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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