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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라는 도구로 세상을 보는 법을 알려준 숭실대학교 경영학부 박종호 교수

작성자관리자

등록일2024-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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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라는 도구로 세상을 보는 법을 알려준
숭실대학교 경영학부 박종호 교수
 
박종호 교수의 수업을 들은 학생이라면 이런 말을 꼭 한다. “다른 차원의 눈이 떠지는 느낌이야.” 그는 항상 당연하게 느끼던 세상의 이슈를 경제라는 학문을 통해 고찰하며 당연함이란 없음을 증명한다. 겉으로 보기엔 차갑지만 본질은 따스한 경제와 닮은 박종호 교수 이야기를 들어봤다.
 

안녕하세요. 《캠퍼스플러스》 독자를 위해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경제학을 전공하고 2020년부터 현재까지 숭실대학교 경영학부에서 금융시장, 기업금융, 투자론 등에 관한 과목을 가르치는 박종호 교수입니다. 이전에는 한국개발연구원 부연구위원으로 있었고요.

경제학을 전공하셨는데 금융학과나 경제학과가 아닌 경영학부에서 교수직을 하고 계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경영학과 경제학 내용 중 학문 측면에서 겹치는 부분이 많아요. 그래서 저와 반대로 경영학 박사가 경제학과 교수를 하는 경우도 있죠. 제가 가르치는 분야는 경영학에서도 다루기 때문에 경영학부에서 학생들을 만나는 중입니다.

경제학을 전공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간단히 말하면 경제학이 재밌었어요. 객관적이고 명확하게 정의한 방법론으로 사회를 분석하는 게 흥미로웠죠. 그 프레임 안에서 생각하는 게 편하고 매력적이더라고요. 물론 싫어하는 학생도 많았지만 다행히 저는 잘 맞았습니다.

교수님께서는 경제란 어떤 온도의 학문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잔인한 현실을 직시하는 학문이에요. 그런 의미에서 굉장히 차갑죠. 하지만 우리 사회가 나아질 방법을 적극 고민하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서는 굉장히 책임감 있는 학문이라고 느낍니다. 현실이 아름답지 않다는 걸 인정하고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죠. 잔인한 현실을 사실대로 표현했다고 차가운 건 아니에요. 경제학은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우리가 어떻게 해야 더 나아질 수 있을지 따뜻한 마음으로 접근하는 학문 같아요.

강의하실 때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점은 무엇인가요?
수업 자체죠. 학생이 수업 시간에 배운 걸 다 이해하길 바라는 것 외에는 특별히 없어요. 물론 이게 강렬한 열망이긴 하죠. (웃음) 수업을 가치 있게 느끼고, 배웠으면 해요. 미래의 어느 시점에 저를 한 번 떠올려도 좋겠네요. “아, 그때 박종호가 이렇게 얘기했었지. 그게 여기서 튀어나오는구나.” 하고요.

항상 질문의 중요성을 강조하시지만 학생들은 질문 하기를 어려워합니다.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여러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요. 첫 번째는 모르는 걸 부끄러워하는 문화죠. 특히 우리 사회는 ‘똑똑하다’라는 표현에 민감하게 반응하니까요. 또한 공부하지 않고 물어보는 일을 미안하게 느껴서 나중에 복습한 뒤 질문하자고 다짐할 텐데요. 그러지 말고 우선 질문을 해서 공부할 계기를 만들길 바라요. ‘공부를 안 했으니까 질문할 자격이 없어’라는 생각은 잘못된 것 같습니다.
 

교수님께서는 따끔한 조언을 해주는 분으로 유명하세요. 교수님의 실제 학부생 시절은 어떠셨는지 궁금해요.
제가 잔소리한 것처럼 일주일에 40시간 이상 공부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웃음) 그래서 굉장히 많이 후회합니다. 평소 공부를 생활화하기보다 한 달 정도 시험 기간에 맞춰 몰두하는 학생이었어요. 대학 지식은 영속성 있게 쌓아나가야 하는데 시험에 딱 맞춰 쏟아부은 지식은 금방 휘발되더라고요. 금세 날아가 버린 게 아직도 영향을 줘서 안타까워요.

학생들은 교수님 조언을 얻기 위해 강의를 듣기도 하는데요. 대학생 독자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자신의 지적 가능성을 포기하지 않길 바라요. 우리나라에서는 대입 성적을 중심으로 학업 능력을 판단하잖아요. 하지만 어느 정도 수준 이상이라면 지적 역량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느껴요. 본인 능력이 부족해서 못하겠다며 포기하는 학생을 많이 봤어요. 예를 들어 회계사 진로 상담을 하면 “제가 시험에 어떻게 합격해요?”라는 반응인 거죠. 어려운 시험도 맞고, 떨어질 확률이 존재하는 것도 맞는데 그렇다고 누가 더 불리하지는 않거든요. 왜 스스로 그렇게 판단하는지 너무 안타까워요. 그래서 꼭 자신의 지적 가능성을 믿으라는 말을 정말 많이 합니다.

졸업 전 꼭 해보길 추천하시는 일이 있을까요?
넋 놓고 보내는 시간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공부나 대학 생활이 아니더라도 여행, 봉사 등 끌리는 게 있으면 미친 듯이 해보세요.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무언갈 하라고 말하고 싶네요.

학교에서 23학번 학잠을 입고 다니시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작년에 제가 직접 학생회를 통해 신청했어요. 과잠을 입고 다니면 제가 학생들에게 얼마나 관심이 많은지, 다가가고자 하는 마음을 알려줄 수 있을 것 같더라고요. 입어보니까 예쁘기도 하고요. (웃음) 친밀감과 소속감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기도 합니다.

이번 4월호 주제는 ‘소중함’인데요. 교수로서 가장 소중한 순간은 언제인가요?
강의 시간에 반짝반짝 빛나는 학생들이 있어요. 학기 초에는 잘 보이지 않다가 점점 별로 향해가는 과정이 느껴지곤 해요. 그런 순간이 참 감사하고 소중하죠. 앞으로도 그런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PROFILE

학력
연세대학교 경제학 학사 (2010)
University of Maryland 경제학 박사 (2017)

경력
한국개발연구원(KDI) 부연구위원 (2017~2020)
숭실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2020~현재)
CREDIT
 김현서 인턴기자
사진 박종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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