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건 보편적 가치의 새로운 표현이에요.”
쇼박스 기획제작2팀 김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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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콘텐츠 대홍수 시대.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수많은 이야기를 다듬고 전한 전문가지만 여전히 그 본질을 좇는다. 그저 일이 재밌을 뿐이라는 쇼박스 기획제작팀 김지수 씨. 자신의 일에 대한 변하지 않는 책임감과 애정을 가진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회사 소재지_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310
김지수 (42)
개원일 2019년 5월
학력 세종대학교 영화예술학과
경력 도레미엔터테인먼트 기획제작팀/프로듀서 (2013년~2019), 쇼박스 기획제작2팀 팀장 (2019~)
참여작품 JTBC <무정도시> 라인프로듀서, SBS <초인가족 2017> 기획프로듀서, MBC <죽어야 사는 남자> 프로듀서, 넷플릭스 <살인자ㅇ난감> 프로듀서 외 다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쇼박스에서 드라마 기획제작 파트를 담당하는 김지수입니다.
기획제작팀에서는 어떤 일을 하시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드라마는 원작이 존재하는 작품과, 작가가 모든 내용을 집필하는 작품으로 나뉘는데요. 기획 초기 단계에서 원작을 발굴하거나 어떤 작가와 일을 할 건지 결정한 후 일을 진행합니다. 대본을 보충해서 방송국에 통과되면 배우, 감독을 섭외하는 등 드라마 제작 준비를 시작해요. 편집, CG, 음악부터 방송 홍보 마케팅까지 모두 관여하며 작품의 처음부터 끝까지 총괄해서 계획하고 준비하는 업무를 담당합니다.
현재 업계에 관심을 가지게 되신 계기와 여러 직무 중 기획제작을 선택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영화를 좋아해서 흥미가 있었어요. 사람에게 영향을 주는 다양한 매체 중 영화나 드라마 속 이야기에 매력을 느꼈거든요. 기획제작 직무를 선택한 이유도 비슷해요. 직접 찍고 그림을 만들기보다 전반적 이야기를 다듬는 과정이 더 즐거웠어요. 대본에 따라 주제 의식도 바뀌고 영향력도 바뀌니까요. 그 과정에서 가장 큰 즐거움을 얻었습니다.
쇼박스는 영화 배급사라는 인식이 강한데요. 드라마 기획 시 특별한 점이 있을까요?
영화에 투자할 때는 늘 감독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가장 중요한 고려 기준으로 삼습니다. 그러다 보니 드라마도 주제 의식이 강한 작품 위주로 선정하는 편이에요. 그저 재미로만 소비하는 작품 대신 대중에게 오래 기억될 만하거나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명확한 작품을 선택하고 기획개발 하는 게 일반 드라마 제작사와 차이라고 생각해요. 작품 소재나 주제에 대한 제한이 없어서 자율성도 높은 편이고요.
새로운 아이디어나 아이템을 발굴하고 선정할 때 가장 중요한 평가 기준은 무엇인가요?
아주 새로운 아이템도 좋지만 보편적 가치를 세련되게 표현한 작품에 주목해요. 영화 <범죄도시>를 예로 들면, 사실 이제까지 그런 류의 액션 영화는 많았어요. 그런데 왜 마동석의 <범죄도시>는 늘 천만 관객을 모을까요? 마동석이 연기하는 ‘마석도’ 캐릭터는 언제나 경찰로서 범인을 잡으려고 엄청 애를 쓰잖아요. 남들이 포기하는 사건을 계속해서 쫓는 점, 우리가 기대하는 경찰의 본질에 충실하다는 보편적 가치를 지녔기에 대중이 더욱 매력을 느끼는 듯해요. 드라마도 마찬가지입니다. 최근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는 타임 슬립을 통해 사랑하는 사람을 구한다는 내용만 두고 보면 식상한 소재라고 생각하기 쉬울 거예요. 하지만 유치하고 진부하다고 해도 사랑의 본질을 잘 따라가면서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요소를 넣었기에 많은 대중이 공감하죠. 아무리 제작비가 많이 들고 화려해도 주제가 명확하지 않은 작품에는 관심이 모이지 않아요.
업계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핵심 역량이 궁금합니다.
가장 중요한 건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거예요. 많은 이야기를 듣고, 보고, 스토리텔링을 잘 한다면 좋겠죠. 추가로 필요한 역량이 있다면 끈기 같아요. 드라마 한 편을 기획하고 제작하기까지 보통 3~4년이 걸리거든요. 오랜 시간 동안 준비했는데 무산되는 경우도 많아요. 그때마다 실망하고 좌절에 오래 빠지면 이 일을 하기는 어려울 거예요.
콘텐츠 기획제작은 꾸준히 많은 학생이 꿈꾸는 분야인데요. 나만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대학생으로서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생각만큼 경쟁이 치열하지 않아요. 예를 들어 어떤 드라마에 대한 의견을 물었을 때, 자신만의 시각을 명확히 드러내는 친구는 100명 중 한두 명 정도거든요. 그중 ‘비범하다’는 느낌을 주는 사람이 눈에 띄죠. 영화나 드라마를 얼마나 진지하게 보고 고민했는지에 따라 그 비범함이 드러난다고 생각해요. 깊이 있게 보고, 생각하고, 분석하는 과정을 통해 본인만의 시각을 만들어 가면 좋겠습니다.
해당 직무와 관련한 목표나 비전이 있으신가요?
이 일을 꾸준히 하는 게 목표입니다. OTT가 등장하고, 극장이 어려워지는 등 다양한 변화가 생길 때마다 저만의 인사이트와 비전을 찾으려고 노력해요. 이를 위해 ‘사람들은 왜 드라마를 보는가’에 대한 고민을 멈추지 않아야겠죠. 계속해서 드라마를 찾아볼 수 있도록 근본적 이유를 탐구하고 그 본질을 건드리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네요.
같은 길을 가고자 하는 대학생에게 조언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확실한 각오를 했는지 고민하길 바라요. 그저 그런 마음으로 준비하기는 힘든 분야라서요. 콘텐츠 업계로 마음먹고 취업 준비를 시작하다가 이 길이 아니라고 느꼈을 때, 바로 다른 길을 찾는 게 생각보다 어려워요. 아무런 각오도 없이, 혹은 ‘안 되면 말지’라는 가벼운 각오로 어영부영 몇 년을 넘기면 새로운 선택을 하기 힘들 거예요. 또 변화가 빠르고, 성과가 중요한 업계인 만큼 정규직으로 입사하더라도 불안정한 곳입니다. 그러니 치열하게 준비하되, 마을을 단단히 다지면서 본인만의 대비책을 함께 마련하면 좋겠다는 말을 꼭 해주고 싶어요.
나만의 취업 노하우
01 최대한 많은 작품 보기
여러 작품을 다양하게 보는 게 중요해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필수 자질이자 일에 대한 끈기와 열정을 증명하는 방법이기도 하죠. ‘모든 작품을 알아야겠다’라는 마음으로 최대한 많이 경험하기를 바라요.
02 남들과 다르게 설명하는 연습하기
작품을 설명할 때 다른 사람 의견도 중요하지만 나만의 시선으로 전달할 수 있어야 해요. 이걸 잘 구축해야 비범하다고 느껴지니까요. 나와 생각이 다른 주변 친구부터 하나씩 설득하는 연습을 하면 도움이 될 거예요. |
CREDIT
글 송희재 인턴기자
사진 김지수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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