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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뛰어넘는 고전 영화
그 매력을 발굴하는 한국영상자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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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몇십 년 전에 만든 거라고?” 오랜 세월이 지나도 명작으로 손꼽히는 영화는 지금 봐도 세련되고 재미있어서 놀랄 때가 많지. 보물 같은 고전 영화를 발굴하고 복원하는 분들 덕분에 지금도 어렵지 않게 감상할 수 있어. 한국영상자료원이 들려주는 고전 영화 이야기 들어볼래?
독자분들께 한국영상자료원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한국영상자료원은 필름·시나리오·포스터·스틸컷 등 한국 영화에 관한 자료를 아카이빙하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입니다.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제35조에 따라 개봉한 영화의 본편·대본 등은 한국영상자료원에 제출되고 있어요. 저희는 이런 자료를 바탕으로 연구 발간을 하거나 한국영화박물관·영상도서관·시네마테크KOFA를 통해 대중에게 공개합니다.
오늘은 한국 고전 영화에 대해 질문을 드리고 싶은데요. 고전 영화와 관련해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진행하시는 일이 궁금합니다.
영화를 수집·분류하는 일부터 훼손된 필름을 복원하는 작업 전반을 진행하고 있어요. 그 외에도 고전 영화 블루레이를 제작하거나 무성 영화를 융복합 공연으로 상영합니다. 소리가 없는 무성영화는 보통 자막으로 정보를 전달하는데요. 글을 읽지 못하는 관객을 위해 대사나 행동을 묘사하는 변사(辯士)가 해설을 진행하거나 배우 더빙 또는 악단 연주를 더해 재해석하기도 하죠. 그 외에도 관련 연구 저서를 발간하고,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등 대중이 고전 영화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노력합니다.
옛날 필름 영화를 복원하는 일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시겠어요?
필름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 열화하기 때문에 새로운 필름으로 복사하거나 디지털 복원 작업이 필요한데요. 전자를 ‘아날로그 필름 복원’, 후자를 ‘디지털 복원’이라고 합니다. 고전 영화를 지금 영화관에서 상영하려면 환경에 맞게 디지털 복원이 필요하고요. 필름 상태와 목적에 따라 아날로그 복원만 진행하거나 둘 다 하기도 해요. 옛 필름 영화에는 시대적 특징이나 문화가 담겨있기 때문에 한국 대중문화와 영화사에 큰 의미가 있어요. 이를 복원하는 건 문화유산을 잃지 않고 후대에 전승한다는 의의를 가집니다.
▶ 사진 설명_영화 <오발탄> 복원 전후
한국영상자료원에서 복원한 한국 고전 영화 중 대표 작품을 하나 소개해 주세요.
저희가 복원한 고전 영화가 많은데요. 그중 유현목 감독의 1961년 작품인 <오발탄>을 대표로 꼽습니다. 6.25 전쟁 직후 시대상을 그린 영화예요. 필름 원본은 유실된 상태라 1963년 ‘제7회 샌프란시스코 영화제’에 출품하기 위해 영어 자막을 삽입한 판본만 입수했어요. 글씨 탄 자국 등 손상이 꽤 있었죠. 당시에는 자막을 입힐 때 글씨 모양 인두를 필름에 지지는 기술을 사용했거든요.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이 부분을 하나하나 지우고 깨끗하게 복원했어요. <오발탄>은 지난 9월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한국영화 황금기 1960년대 특별전’에서 상영하기도 했습니다. 담당자분께 들어 보니 매진될 만큼 인기가 좋았다고 해요. 동시대를 살았던 재외동포분들께 좋은 추억을 선물한 것 같아 뿌듯했습니다.
유실된 고전 영화 필름은 어떻게 찾는지 궁금합니다. 관련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영화 관계자로부터 제보받는 경우가 많아요. 극장이 폐관할 때 오래된 필름을 전달받거나 다른 나라 영상자료원으로부터 도움을 받기도 하죠. 2007년, 현재는 폐관한 종로 ‘단성사’ 극장 관계자 자녀분께서 집에 오래된 필름이 있다고 제보해 주셨어요. 녹슨 필름 캔을 열어 보니 딱 1930년대까지만 사용했던 질산용 필름이더라고요. 바로 1934년 안종화 감독의 <청춘의 십자로> 필름이었습니다. 우리나라 최초 영화가 만들어진 1919년부터 한국전쟁기까지 필름 대부분이 소실돼 영화사를 연구하기 어려운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 작품을 본 순간 감회가 남달랐어요.
오랜 시간이 지나서도 한국 고전 영화가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한국 고전 영화는 우리 사회의 역사적 맥락이나 문화를 담고 있어요. 짧은 시간 동안 많은 발전과 변화를 겪은 흔적이 영화에도 고스란히 드러나죠. 이런 영화가 세대 간 공감대를 형성하는 장이 되기 때문에 사랑받는 게 아닐까요? 동시대를 살았던 분들은 향수를 느끼시기도 하고, 후대 사람은 당시 시대상을 간접 체험할 수 있잖아요. 또 다른 고전 영화 특징은 사랑이나 가족애 등 보편적 가치를 메시지로 삼는다는 건데요. 이런 점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짙은 위로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캠퍼스플러스》 독자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한국 고전 영화가 있다면요?
보물 같은 영화가 많아서 한두 가지만 추천하기 어렵네요. 대신 한국 고전 영화를 쉽게 볼 수 있는 방법을 알려드리고 싶어요. 현재 한국영상자료원은 유튜브 채널 ‘한국고전영화 Korean Classic Film’을 운영하며 4K로 복원한 한국 고전 영화를 무료로 공개합니다. 주제별로 잘 정리돼 있으니 시네마테크KOFA에 직접 오시기 어려운 분은 유튜브 채널을 방문해 주세요. 앞으로도 한국 고전 영화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CREDIT
글 김혜균 인턴기자
사진 한국영상자료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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