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대학생활

미완성의 첫사랑이 애틋한 이유, 자이가르닉 효과

작성자관리자

등록일2024-08-21

facebook kakao link

‘실수를 통해 배운다’라는 말 들어봤어? 인간은 과실(過失)을 다른 조언보다 더 깊이 기억하는 경향이 있대. 또 우리는 완벽하게 성공한 일보다 고전하고, 해내지 못한 사건을 더 잘 상기하지. 지금부터 미완성 효과라고 불리는 ‘자이가르닉 효과’에 대해 알려줄게.

 

 

기억에 있었는데요, 없어졌습니다?

시험이 끝나자마자 공부했던 내용을 잊어버리거나 잠들기 전 오늘 하루 후회가 남는 일만 떠올라 이불킥을 날렸던 경험 있을 거야. 이어지지 않은 첫사랑을 못 잊은 사람, 과거 사건으로 인해 트라우마와 악몽을 꾸는 이도 존재하지. 모두 우리 잘못이 아니라 뇌가 인지하는 자연스러운 반응 과정이래. 자이가르닉 효과 때문이라는데 미완성으로 남은 기억을 마음속에서 쉽게 지우지 못하는 이 현상은 도대체 뭘까?

 


 

레스토랑에서 발견한 미완성 효과

자이가르닉 효과란 마치지 못하거나 이루지 못한 일을 더 오래 간직하는 증상을 의미해. 그래서 ‘미완성 효과’라고도 부르는데, 러시아 심리학과 학생이었던 블루마 자이가르닉(Bluma Zeigarnik)이 발견했지. 1927년 한 레스토랑에 방문한 그는 웨이터가 어떻게 모든 사람의 주문을 헷갈리지 않는지 궁금했대. 계산을 마친 후 자신이 주문한 메뉴를 아는지 물었더니 웨이터는 모르겠다고 답했어. 이미 ‘완료’한 일이기에 잊어 버린 거야. 자이가르닉은 이 사건을 계기로 간단한 실험을 기획했지. 두 그룹에게 동일한 여러 과제를 준 뒤, 한 그룹은 그대로 실행하게 하고 다른 그룹은 수행 전 다음 과제까지 제시하면서 일을 완료하지 못하도록 방해했어. 그 결과 방해받은 그룹이 과제 내용을 더 잘 기억한다는 결론이 나온 거야. 어떤 일을 종료하지 못하고 그만두면 이에 대한 불편함과 긴장 상태가 이어지기 때문에 머릿속에 더 오랫동안 남는 거래. 이러한 상태를 그의 이름을 따서 자이가르닉 효과라고 부르고 있어.

 


 

첫사랑이 오래가는 이유도 자이가르닉 효과라고?

일상생활에서 겪는 자이가르닉 효과는 꽤 많아. 이뤄지지 못해 생각만 해도 아련한 첫사랑에 대한 기억이 오래가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는 사실! 이별이라는 확실한 끝을 맺은 연애와 반대로 첫사랑은 제대로 된 만남도, 헤어짐도 없는 모호한 추억으로만 남았으니 더 잊지 못하고 아쉬운 법이지. 드라마를 볼 때도 마찬가지야. 흥미진진한 장면을 보며 도파민이 폭발할 때쯤 등장하는 문장. ‘다음 이 시간에 계속’. 여기서 끊으면 어떡하냐고 아쉬움을 외치곤 해. 엔딩이 완벽하게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는 계속해서 해당 장면을 되새기고 결국 다음 회차를 시청할 수밖에 없지.

 


 

자이가르닉 효과를 똑똑하게 활용하기

그렇다면 이 효과를 어떻게 응용할 수 있을까? 가령 첫 만남 자리라면 상대방에게 나를 더 각인시키기 좋아. 한창 대화가 잘 통하고 무르익을 때 자리에서 일어나 흥미진진한 드라마 엔딩처럼 나를 미완의 존재로 남기는 거야. 아마 상대는 즐거웠던 시간을 복기하면서 궁금해하겠지. 또 공부할 과목이 많을 경우 하나씩 끝내기보다 1시간마다 과목을 바꾸면 더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 뿐만 아니라 내일 마쳐야 할 일을 오늘 조금이라도 시작하면 채울 부분이 남았다는 사실을 인지하면서 암기 효율도 올리고, 공부에 대한 의욕도 향상시킬 수 있지. 예를 들어 과제에 필요한 자료조사를 미리 찾아본다거나 발표 자료 템플릿을 골라두는 것도 해당해.

 


 

자이가르닉 효과 극복 방법

물론 긍정적 효과만 존재하는 건 아니야. 중요한 일을 잊지 않고 완수하도록 도와주지만 반대로 방해도 받거든. 당장 눈앞에 해결해야 하는 일이 닥쳤는데도 완성하지 못한 다른 일이 생각나 집중력이 흐트러지기 쉬워. 자이가르닉 효과를 극복하는 방법 중 하나로 ‘조각내기’를 추천해. 해결해야 하는 일 안에서 아주 작은 목표를 설정하고 성취감을 얻는 방식이지. 모든 작업을 완료하지 못해도 조각낸 작은 임무를 달성하면 다른 일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 와도 방해받지 않을 거야.

 

김현선 인턴기자

QUICK MENU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