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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 임대주택 면적 제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작성자관리자

등록일2024-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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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 임대주택 면적 제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지난 3월 국토교통부가 공공임대주택 공급 면적을 가구 수에 따라 제한하는 공공주택 특별법 시행규칙 일부 개정안을 발표했다. 1인 가구 임대주택 최대 면적을 35㎡(약 10.5평)로 축소하겠다는 내용이었다. 많은 시민이 반발하며 국민 청원 반대 의견이 5만 명을 돌파하자 정부는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다. 그러나 어떤 절충안을 마련할지 아직 미지수다. 대학생 연합 법학회 ‘로우로우’와 함께 청년 시선에서 임대주택 문제를 바라봤다.

 

해당 개정안 핵심 내용은 기존 40㎡(약 12.1평)이던 1인 가구 최대 면적을 35㎡로 축소하는 것이다. 정부는 자녀가 있는 출산 가구 등에 넓은 평형을 우선 공급하는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 3월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인 가구의 비율이 전체 가구의 41.8%를 차지하는 상황이기에 ‘혼자 사는 사람들을 원룸으로 몰아넣는 정책이 부적절하다’는 등 비판이 이어진다.
 


공공분양, 임대, 청약, 대출 등 청년 주거 정책에 대해 문제를 느낀 적 있으신가요?

정예원 공공임대 주택 관련 정책이 가진 가장 근본적 문제는 모집 인원 자체가 적다는 거예요. ‘1인 가구에 그 정도 면적, 공급량이면 충분하지 않냐’라며 형평성에 맞는 처사라는 의견을 자주 접했는데요. 1인 가구가 계속 증가하는 중이기에 현재 공급량은 매우 부족한 수준입니다. 경쟁도 매우 치열하고요. 혼자 사는 청년을 위한 지원을 줄이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박규민 공공임대 주택을 신청하려고 했는데 조건이 까다롭더라고요. 부합하지 않는 자격이 많아 포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또 평소 공공분양이나 청약 같은 정책에 대한 정보를 쉽게 접하기 어려웠어요. 관련 홍보나 안내가 부족한 듯해요.

박주환 저도 학교 때문에 서울에서 자취하기 위해 청년주택 청약을 찾아봤었는데요. ‘정말 청년을 위한 정책이 맞나?’ 싶을 정도로 보증금이나 청약 통장 납입 횟수, 납입금 기준 등이 높더라고요. 규민 님 말씀처럼 청년이 갖출 조건이라기에는 현실과 동떨어져 있습니다.

강다영 저 역시 청년 임대주택 관련 뉴스를 보고 정말 주거 취약계층을 위한 정책이 맞는지 의문이 들었어요. 수입이 일정 수준 이하여야 한다는 조건을 내세운 반면, 그 수준을 넘어서는 높은 금액의 보증금과 월세를 감당할 수 있어야 입주 가능하다는 건 문제라고 봐요. 또 80%는 공공임대가 아닌 민간임대로 주택을 제공하는데 민간임대의 경우 임대료와 보증금을 시세의 최대 95%까지 받도록 책정했어요. 오히려 청년보다 민간사업자가 더 많은 혜택을 받는 것 같습니다.


1인 가구 임대 주택 면적을 최대 35㎡로 제한하겠다고 발표했던 개정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박규민 현재 공급하는 청년 공공임대 주택 면적은 16㎡(약 4.8평), 26㎡(약 7.8평), 29㎡(약 8.7평), 36㎡(약 10.8평)가 많은 편이에요. 그보다 넓은 곳은 신청조차 못 하고요. 정부가 규정한 기준에 맞추려면 1인 가구가 실질적으로 신청할 수 있는 최대 평수는 29㎡일 거예요. 개정안 취지는 알겠지만,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입니다.

강다영 저도 1인 가구가 증가하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했다고 봐요. 혼자 사는 청년에게 먼저 안정적 주거 생활을 보장해야 이후 가구원 확장이나 출산 장려에도 도움이 될 텐데 이를 간과한 채 오히려 취지와 반대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 같아요.

정예원 공공주택이나 임대주택 목적은 경제적 약자를 지원하는 주거복지 일환인데요. 이렇게 면적 제한을 두는 건 차별 요소로 작용할 위험이 커요. 현실과 맞지 않는 기준을 적용한 게 문제입니다.

박주환 어떤 정책을 시행할 때 혜택을 받는 계층과 어느 정도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계층이 발생하는 건 불가피하죠. 하지만 이번 개정안은 청년이 혼자 산다는 이유만으로 피해를 보는 불공평함이 발생해요

 

개정안을 그대로 시행한다면 어떤 문제가 발생할까요?

박주환 사실 1인 가구 주택 면적만 제한하는 것처럼 보여도 실질적으로 청년에게 공급하는 주택 수 자체가 줄어드는 정책이죠. 결혼을 원하지 않아서 혼자 사는 경우도 있지만 지방에서 공부하기 위해 올라왔거나 학교와 가까운 곳에서 자취를 시작하는 등 각자의 사정이 존재할 텐데 말이에요. 혼인율을 올리겠다는 명분으로 1인 가구를 점점 낭떠러지로 몰아넣는 것 같아 씁쓸하네요.

강다영 면적 대비 높은 임대료와 보증금 때문에 입주를 포기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정책 실효성은 큰 폭으로 떨어질 거라고 예상해요. 이에 대한 1인 가구 반발은 곧 정부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이어졌고요.

박규민 일단 선택지가 극히 제한된 1인 가구는 상대적 박탈감을 크게 느낄 수밖에 없어요. 1인 가구가 신청 가능한 최대 면적이었던 36㎡의 경우 2인도 신청을 받는데요. 해당 평수에 2명이 살기에는 좁아서 미달인 곳이 많다고 하더라고요. 굳이 평수를 줄여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정예원 형제·자매가 함께 살아도 임대주택 관련 기준상 세대원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1인 가구 유형으로만 신청할 수 있어요. 35㎡는 규민 님이 말씀해 주신 2인 가구가 지내기 불편해서 미달인 평수보다 더 비좁고요. 정책 사각지대 때문에 2명임에도 더 작은 곳에 살 수밖에 없는 상황이 일어나겠죠.


현재 최저 주거 면적 기준은 14㎡(약 4.2평)로, 10년째 그대로입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박규민 과도하게 작은 면적 같아요. 과거 4평 정도 되는 집에 6개월간 살았는데 당시 화장실 바로 옆이 생활공간이었고, 짐이 조금만 늘어도 앉을 공간이 부족해서 매우 불편했어요. 다른 나라에 비하면 기준이 낮기 때문에 조금 늘려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정예원 쾌적한 삶을 영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면적이죠. 좁은 곳에 오래 거주하면서 우울증이나 무력감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고 해요. 저 역시 전에 살던 기숙사가 4평이 채 안 됐는데 당시 답답함과 무기력함을 많이 느꼈습니다. 협소한 곳에 살 수밖에 없는 환경만 주어진다면 결혼 등 희망적 미래 계획을 세우기 어려울 거예요.

강다영 시대적 변화나 삶의 질 향상 등을 고려했을 때 상향해야 한다고 봐요. 저도 기숙사에 살면서 답답함을 느껴 관련 법안을 찾아봤는데, 국토교통부에서 제시한 공동기숙사 건축 기준 개정안에 따르면 1인당 개인 공간이 10㎡(약 3평) 이상, 개인 공간과 공유 공간 합이 14㎡ 이상이더라고요. 이렇게 협소한 기준은 쾌적한 주거를 보장하기에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또 우리나라는 국민의 주거 수준 향상을 위한 ‘주거기본법’에 유도 주거 기준 마련이 가능하다는 취지를 가진 규정이 존재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한 구체적 크기나 수치에 관한 기준이 없을뿐더러 의무 사항도 아니에요. 유도 주거 기준을 마련하고 권고하는 법안 개정도 함께 이뤄져야 해요.

박주환 제한적 국토 면적에서 수도권 집중화 현상을 고려했을 때 아주 비합리적인 기준은 아닌 것 같아요. 다만 1인 가구가 늘어나는 중이고 우울을 겪는 사람이 상당하다는 점에서 최저 주거 면적 기준을 상향해 기본 주거권과 행복 추구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어요.


그렇다면 적당한 최저 주거 면적은 몇 평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강다영 14㎡는 화장실과 더불어 최소한의 가구만 들어가는 정도인데요. 이는 매우 협소한 공간이에요. 어느 정도 쾌적함을 누리고 살기 위해서는 20㎡(약 6.05평)에서 25㎡(약 7.5평) 사이는 돼야 한다고 느꼈어요.

박규민 해외 사례를 보면 일본의 경우에는 25㎡, 주마다 기준이 다른 미국의 경우 샌프란시스코가 20.43㎡(약 6.1평), 뉴욕이 10㎡ 미만이라고 해요. 수요에 비해 주택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우리나라 현실을 고려했을 때 20㎡가 합리적 절충안일 거예요.

정예원 해외 사례와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 최저 주거 면적 기준이 낮은 편인 건 사실이에요. 실제로 좁은 평수에 살아본 경험을 떠올렸을 때 약 7평 정도여야 어느 정도 삶의 질이 보장되는 것 같아요.

박주환 6평이면 적당하지 않을까요? 자취방 구할 때 5평 정도 매물이 가장 많더라고요. 현재 비슷한 평수에 사는데 굉장히 답답해요. 정책을 시행할 때 상한선, 하한선을 규정하는 게 가장 어려울 텐데 현실적으로 상향 가능한 정도는 6평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외에 청년들이 겪는 주거 문제는 어떤 게 있을까요?

정예원 아무래도 가장 큰 문제는 전세 사기죠. 처음 자취방을 구할 때 법적 지식은 물론 부동산 계약 절차에 대해 아는 게 없어 모든 부분에서 서툴렀어요. 심지어 지방에서 상경했기에 부모님이 옆에서 도와주실 만한 상황이 아니라 더욱 어려웠죠. 힘들게 전세를 구해도 사기를 당할 수 있다는 불안과 함께 살아야 하고요. 이런 문제를 해결할 대안이 시급해요.

강다영 주변에 자취한 동기들 사례를 보면 전세 사기를 당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부동산 관련 지식과 경험이 적은 대학생이나 사회초년생을 대상으로 작정하고 사기를 치면 그대로 당할 수밖에 없죠. 이후 피해를 보상받기 어려운 점이 심각한 문제예요.

박규민 집을 구하기 위해 과도한 금액을 지출해야 한다는 점도 부담이죠. ‘좋은 집’이 아닌 어느 정도 적당히 살 만한 곳을 찾는데도 집값이 치솟아 방황하는 청년이 늘어났어요. 사회초년생이 비싼 주거비용 때문에 저축 기회를 잃는 경우가 흔해요. 내 집 마련은 당연히 꿈도 못 꾸고요. 주거비는 청년 삶이 힘든 원인 중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박주환 앞선 의견에 모두 동의합니다. 전세 사기 사례가 많아진 반면 피해를 최소화할 만한 대응책이 아직 부족한 상황이에요. 또한 여러 청년이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직장을 구하고 거주하길 희망하는데, 주거에 상당한 비용을 투자해야 한다는 점이 큰 부담이기도 하고요.


1인 가구를 위해 어떤 주거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강다영 최저 주거 면적 상향도 중요하지만 최소한의 안정된 삶을 누리려면 세부적 주거 기준 마련도 필요해요. 예를 들어 현관 유무, 채광의 정도, 온도, 통풍 여부, 소음 등에 대한 기준을 마련해야죠.

박주환 서울시는 청년의 주거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월세를 지원하는 중인데요. 신청 절차도 간단하고, 소득 기준에 따라 지급 인원을 배정하는 등 실정을 잘 반영했다고 느꼈어요. 임대료를 낮추는 게 어렵다면 이런 정책을 늘려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급 기준을 완화해 더 많은 청년에게 도움을 주면 좋겠네요.

박규민 아무래도 공공임대주택 공급량 확대가 우선 아닐까요? 수요에 맞게 공급을 늘려서 현재 폭등 중인 서울 전월세 문제를 바로 잡아야 해요. 주택청약 기준도 낮춰야 하고요.

정예원 자취방을 구할 때 공공 기숙사나 행복주택 같은 유형도 찾아봤는데, 환경이 열악하고 접근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더라고요. 그렇지 않은 곳은 경쟁률이 매우 높았어요. 주택 공급량 자체를 늘리거나 청년을 위한 지원을 확대하려는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앞으로 공공임대주택 기준을 어떻게 마련하면 좋을까요?

박주환 해당 개정안은 현 사회 현상을 제대로 분석하지 못한 결과예요. 청년에게 일방적 희생을 강요한다는 느낌이 크죠. 어떤 정책을 추진할 때 현실에 얼마나 부합하는 지를 충분히 고려해 부작용을 최소화하길 바랍니다.

박규민 공공임대주택 기준도 물론 중요하지만 근본적 원인인 수도권 집중 현상을 해결할 만한 정책이 등장하길 바라요. 가장 핵심적인 두 사항을 해소할 절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정예원 청년 계층을 위한 기준 변화가 필요해요. 공공임대주택 신청 자격 중 일부는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청년에게 불리한 경우가 많거든요. 상경한 사람이 충족하기 힘든 조건도 존재하고요. 기준을 대폭 낮추는 건 어렵겠지만, 우선순위에서 밀리거나 소외되는 청년이 없도록 적정선에서 완화하면 좋겠습니다.

강다영 앞서 언급했듯 민간사업자에 대한 혜택을 줄이는 방향으로 가야 해요. 청년 임대 주택의 80%를 차지하는 민간임대 비율을 낮추거나 보증금과 임대료를 시세의 최대 95%까지 받는 기준을 하향해야죠. 이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상황에서 청년 주택을 짓는 민간 사업장 용적률을 완화해 주는 등 지원을 유지하는 건 과도한 세금 낭비라고 생각합니다.
 


Audiences Talk
 

동국대학교 행정학전공 23학번 강다영
평소 이런 얘기를 할 자리가 없어 아쉬웠는데 이번 계기로 학회 분들과 청년 주거에 직결되는 정책에 관해 논의해서 뜻깊었습니다. 좋은 기회 마련해주신 《캠퍼스플러스》에 감사드립니다.
 

고려대학교 사학과 20학번 박규민
학회원과 함께 청년 주거 문제에 대한 고민을 나눈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 공공주거정책 수립 시 청년들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하면 좋겠습니다.
 

이화여자대학교 행정학과 23학번 정예원
평소 관심만 가진 채 자세히 알지 못했던 주거 정책에 대한 의견을 나눌 기회가 생겨 좋았습니다. 제 의견을 정리해 보고 다른 분들 관점도 들으며 관련 문제에 대해 더 관심이 생긴 계기였습니다.
 

고려대학교 통계학과 20학번 박주환
최근 시사 이슈에 대해 수준 높은 토의를 했던 유익한 활동이었습니다. 특히 해당 문제와 관련해 학회원들과 자유롭게 의견을 나눌 수 있어서 인상 깊었습니다.
CREDIT
 오유진 인턴기자
취재 오유진, 김미소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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