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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과 달라진 직장 분위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작성자관리자

등록일2025-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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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고가 아닌 희망퇴직일 경우 자발적 퇴사에 속하며, 근무 기간에 따라 평균 25~35개월에 해당하는 특별 퇴직금을 받는다. 이를 권유하는 나이대는 빠르면 40대 후반, 또는 50대였지만, 최근 유통업계, 금융권을 비롯한 몇 직종에서 30대에게도 희망퇴직 여부를 묻는 추세다. 이외에 신입 직원 채용 수도 현격히 감소해 취업 부담이 커진 현실이다.

 

 

희망퇴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이지윤 금융권 취업을 준비 중이라 무시할 수 없는 흐름이에요. 열심히 준비해서 취업해도 근무 기간이 짧아진다는 생각에 아찔하죠. 퇴직금을 많이 준다 해도 받은 돈은 언젠가 다 쓰게 될 테고, 바로 취업이 될 거란 보장이 없으니 불안합니다. 지난 2월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청년층 실업률은 전년도와 동일하지만 체감실업률은 증가했어요. 한 번 취업하기도 힘든데, 재취업을 위해 구직 시장으로 뛰어들 생각은 하고 싶지도 않더라고요.

 

임세민 마케팅 분야로 취업 예정인데 만약 희망퇴직을 권장한다면 긍정적으로 고려할 듯해요. 그동안 쌓아온 성과와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회사를 찾는 일도 좋은 방법 같아서요. 퇴직금을 이용해 디지털 마케팅이나 데이터 분석 관련 업무에 대해 더 공부도 한 뒤 시야를 넓혀 취업 시장에 재도전하고 싶어요.

 

권세진 반도체는 기술직에 경력을 무시하기 어려운 분야라 희망퇴직과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지난해 LG디스플레이에서 인력 구조를 개선한다며 이 제도를 시행했고 생산직 직원 약 1,400명이 퇴사했죠. 분야가 특수한 편이라 퇴사 후 진로를 새로 정립하기 쉽지 않아 걱정이 들었습니다.

 

김소정 지난해 엔씨소프트에서 12년 만에 대규모 희망퇴직을 실시했어요. 근속 기간에 따라 퇴직금을 많으면 3억 원까지도 수령했다고 하더라고요. 그 금액이라면 퇴직 후 당분간 충분한 자유를 누릴 수 있을 듯해요. 다만 코딩 연습을 꾸준히 하며 새로운 기술을 익히고 프로젝트도 진행하면서 감은 잃지 않도록 해야겠죠. 퇴사 전 계획을 세우고 재취업하거나 사업에 도전할 자신감이 있다면 새로운 시작을 위한 기회를 주는 제도라고 생각합니다.

 

희망퇴직이 빈번해지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김소정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만큼 필요한 역량이 달라지니까 구조 조정 속도도 발맞춰 빨라지는 거 아닐까요. 이제는 생성형 AI가 필요한 논문을 대신 찾아주고, 원하는 이미지를 제작해 주니까요.

 

권세진 기업 실적이 예전만큼 나오지 않아 인건비가 부담되니 인력 조정이 필요하죠.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며 신입 사원이 설 자리는 점차 사라지는 듯합니다.

 

이지윤 입사와 퇴사, 이직을 반복하는 채용 분위기 때문인 것 같아요. 주변을 보면 대기업에 취업하지 못해도 중소기업에 들어가 실력을 키운 뒤 이직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편이라 이직에 거부감이 적거든요. 더 좋은 대우를 받으며 일하고 싶어서 오히려 희망퇴직을 먼저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임세민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흐려진 점이 가장 큰 이유라고 봐요. 부모님 세대만 해도 한 직장에 들어가면 정년퇴직 전까지 큰 걱정 없이 회사에 다닐 수 있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유행이 빠르게 변하고 계속 새로운 트렌드가 생겨나다 보니 평생직장은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새로운 직종이 빠르게 생기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하니까요.

 

빈번한 희망퇴직이 개인에게 어떤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나요?

권세진 반복하는 희망퇴직과 더불어 기업이 직원을 제대로 대우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하다 보니, 근무자는 점점 받은 만큼만 일하겠다는 태도로 변한다고 봐요. 사직은 하지 않으나 최소한의 업무만 한다는 ‘조용한 사직’이란 말이 생긴 것처럼요.

 

임세민 요즘 기업 내에서도 ‘조용한 고용’ 현상이 많이 나타난다고 해요. 대규모 인원 감축이 발생하면서 생겨난 빈자리에 신입 직원을 채용하지 않고 기존 직원이 직무를 변경하거나 확장하는 거죠. 남은 직원은 더 다양한 업무를 배우고, 기업이 원하는 인재에 한 층 다가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지윤 회사 상황이 안 좋아지면 퇴직을 권유할 거란 생각에 의욕이 사라져요. 최근 ‘의도적 언보싱’이 새로운 사내 분위기로 도드라지는데요. 책임감이 무거운 관리직을 기피하며 승진을 최대한 미루려는 현상이에요. 글로벌 채용 컨설팅 기업 로버트 월터스(Robert Walters)에 따르면 MZ세대 약 70%는 관리자 자리를 원치 않는다고 합니다. 회사에 애정이 사라진 현실이 눈으로 보이는 용어라고 생각해요. 빈번한 희망퇴직은 취업 시장, 개인, 직장 분위기를 모두 불안하게 만들죠.

 

김소정 취준생 입장에서 희망퇴직 관련 기사를 볼 때마다 하루하루를 불안하게 살기 싫으니 빨리 경제적 자립을 이루고 싶어졌어요. 성과금, 자기개발 등을 위해 프로젝트에 사활을 걸고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되레 책임감과 동기부여를 주는 수단으로 느껴져요.

 

취업 시장이 불안하다고 느낀 계기는 무엇인가요?

임세민 마케팅 업계로 취업하고 싶지만 경력을 특히 중요시하고, 대학생이 쌓을 수 있는 스펙인 대외활동, 인턴 등은 경력으로 쳐주지 않는 기업이 많더라고요. TF팀처럼 필요한 순간에만 투입하는 ‘체리피킹’ 채용이 늘어나다 보니 공채도 잘 올라오지 않는 편이죠. 2023년 여행 산업 관련 플랫폼 야놀자가 생성형 AI 등장으로 인해 디지털 전환을 선도하겠다며 희망퇴직자를 받았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을 보면 비교적 취업 문이 넓다고 여기는 분야도 현실은 녹록지 않다는 걸 느꼈어요.

 

이지윤 금융권 취업을 희망하는 사람에 비해 고용이 너무 적다고 느꼈습니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5년 1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워크넷을 이용한 신규 구인 인원은 13만 5,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2.7%가 감소했죠. 금융권뿐 아니라 많은 기업이 구직 문을 걸어 잠갔다는 얘기예요. 1997년 IMF 외환 위기 이래로 가장 큰 감소 폭이라고 하는데, 작년에도 부족했던 취업 자리가 올해는 더 없어지겠다고 생각했어요. 심지어 일부 업무는 AI로 대체됐고요.

 

김소정 개발자에게 가장 중요한 부분은 코딩 실력입니다. 당연히 경력자를 뽑아야 코딩 실력, 부서 간 소통이 원활하죠. 아무리 신입 직원을 채용한다는 공고가 올라와도 중고 신입을 선호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깨달아요. 2025년 신입 취업 시장 동향을 볼 때 인사담당자가 4~7년 경력자를 선호하는 편이라고 전했죠. 어느 분야든 신입이 발 디딜 곳이 없는 것 같아요.

 

권세진 반도체는 대기업이 시장을 독점하고, 중소기업 사이 격차가 많이 벌어진 분야라 대기업 입사 경쟁률이 매우 치열해요. 그나마 2024년 삼성전자가 신규 채용인원을 늘렸다는 점이 숨통 트이게 만들어줬지만 현실은 여전히 막막해요. 취업 대신 대학원 진학을 생각하는 친구도 점차 늘어났어요.

 

 

무경력자 취업이 어려워지는 사태가 이어진다면 어떤 문제점을 초래할까요?

이지윤 노동시장 불균형이 일어날 거예요. 능력이 현저하게 뛰어난 고급 인력은 일자리를 쉽게 구할 수 있지만, 비슷한 경력을 가진 다수는 일자리를 구하기가 더욱 어려워지겠죠. 대기업 경쟁률은 증가하는 반면, 중소기업은 인력난을 겪는 현상도 이어질 거고요.

 

권세진 청년 실업률이 상승하면 사회 불안도 함께 증가할 거라고 생각해요. 수입이 없으니 소비 생활도 위축된다고 봐요. 경기가 호전해야 일자리도 늘어날 텐데 실업률만 높아지니 경제 침체가 가속화되는 악순환을 반복하겠죠. 안정적 직장을 구하지 못하는 대학생, 취준생이 수입을 얻기 위해 비정규직, 단기 아르바이트 등에 내몰리면서 소득 불균형은 더욱 심해질 거예요. 

 

임세민 스펙 경쟁이 심화할 것 같아요. 지금도 회사가 점점 더 높은 학력, 많은 자격증, 다양한 인턴 경험 등을 요구하는 과열 경쟁이 발생하는 중이죠. 토익 990점 만점, 인턴 1년 6개월 이상, 공모전 입상 경력 다수 등을 가진 지인도 제대로 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게 현실이에요. ‘자소설’ 작성, 이력서용 스펙 쌓기에만 집중하며 실무 경험이 부족한 경우도 많죠.

 

김소정 재직 중인 회사에 오래 머무르는 ‘리텐션(Retention)’ 현상이 지속할 거로 보입니다. 직장에 만족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직에 확신이 없으니 퇴사를 포기하고 그냥 다니는 거죠.

 

 

얼어붙은 취업률, 희망퇴직 등을 개선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도움 줄 수 있는 해결 방안은 무엇이 있을까요?

임세민 희망퇴직 후 역량을 키워 재취업에 도전하는 사람이 많을 거라 생각해요. 정부가 신산업 직무 교육, 평생 직업훈련 프로그램 등 재취업에 도움 되는 교육 시스템을 구축하면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김소정 창업자에게 실질적 도움을 제공하면 좋을 듯해요. 지원금, 저금리 대출, 창업 관련 교육을 지원하는 식으로요. 또 스타트업에 세금을 면제해 주는 등 규제를 완화하거나, 정부가 나서서 서비스를 이용하는 등 공공 조달 연계 방식을 활용하면 다양한 분야에서 스타트업이 많이 탄생할 거라 봐요.

 

이지윤 신입 사원이 좋은 직장을 얻을 수 있도록 일자리 매칭 플랫폼을 강화하거나, 공공부문 일자리를 확대하길 바라요. 학교에서 현장실습을 지원하듯 정부가 주도해 구직자, 중견기업, 공공 기관 등을 매칭하는 거죠. 사회서비스, 환경, IT 분야 공공부문 일자리를 일정 퍼센트만큼 제공해주는 방식도 좋고요. 매칭을 통해 직원을 채용한 기업에 세금 면제 등과 같은 이익을 부여한다면 참여 기업이 늘어날 거라고 생각해요.

 

권세진 해외로 나간 국내 핵심 인재가 돌아올 수 있도록 리쇼어링(Reshoring) 제도를 보완하면 어떨까요? 최근 인건비 문제로 생산시설을 해외로 돌렸던 기업 중 일부가 국내로 이전하고 있는데요. 세금 면제, 공장 부지 및 인프라 지원 등과 같은 혜택을 부여해 기업이 돌아온다면 국내 일자리가 더욱 늘어날 거예요. 동시에 경제 활성화를 일으키고 원재료 수급 문제도 해결 가능하죠.

 

어려운 취업 시장 속 개인이 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이 있을까요?

김소정 하고 싶은 분야를 더 전문적으로 공부하면 좋을 듯해요. 현직자와 일하다 보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지적해주시고, 한층 성장하는 느낌이 들거든요.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할 기회를 늘려가면 좋겠죠.

 

권세진 새로운 분야를 공부하며 자기개발하는 일도 방법이에요. 국내 기업에만 국한하지 않고 외국계 기업 취업까지 고려해 영어를 공부해도 좋겠죠.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도움이 될 수 있고요.

 

임세민 부업으로 추가적 수입을 벌면 경제적으로 안정될 거예요. 좀 더 수월하게 미래를 대비할 수 있으니 심리적으로도 편안해지겠죠. 

 

이지윤 미래를 위해 재테크에 도전하는 일도 방안이죠. 주식, 가상화폐 등 관심 분야에 대한 지식을 쌓아 부담 가지 않는 선에서 투자 공부를 하면 좋을 거예요.

 

 

 

가천대학교 경제학과 21학번 이지윤

제 전공뿐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 희망퇴직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알 수 있어서 유익했습니다. 희망퇴직이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 또래와 토론하며 새로운 관점을 배웠던 기회였습니다.

 

가톨릭대학교 영어영문학부 21학번 임세민

저와 다른 직무를 희망하는 대학생과 고민, 인사이트를 공유하며 공감의 폭을 넓혔습니다. 다양한 관점을 이해하는 일이 앞으로 진로 준비할 때 큰 도움이 될 거라 느꼈습니다.

 

중앙대학교 전자전기공학부 20학번 권세진

다른 전공 친구와 진로를 얘기할 기회가 없었는데, 다양한 직종 취업 현실에 대해 생각을 나눠서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하루빨리 경기가 좋아져서 취업 시장이 회복하길 바랍니다.

 

성신여자대학교 융합보안공학과 21학번 김소정

다양한 분야 취준생과 생각과 고민을 공유하며 위로를 받았습니다. 업계 현실 얘기를 듣고 어려운 취업 시장을 함께 체감하며 구직에 새로운 동기부여를 얻을 수 있었어요.

 

CREDIT

엄정민 인턴기자

취재 엄정민, 박가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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