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인담생활

일은 서로 연결돼있다

작성자관리자

등록일2022-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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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은 서로
연결돼있다
2022년 4월 15일
 
“OO씨, 내가 지시한 일은 다 했어요?”

“아직 완료하지 못했습니다. 지금 다른 일을 하고 있어서 그것부터 처리하려고 조금 뒤로 미뤄두고 있었습니다.”

“업무를 지시할 때 이 일을 먼저 처리해 줬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던 것 같은데. 지금 OO씨가 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내가 맡긴 건 여러 팀원이 참여하는 일이야. 개인 업무 지연이나 누락이 다른 사람 업무에 영향을 미친다는 걸 알아야지. 회사에서 혼자 일하는 걸로 생각하면 큰 오산이야. 나 혼자만 잘하면 그만이라는 생각은 버리도록 해.”

중요한 보고를 위해 여러 팀원이 협력해서 업무를 진행하던 중 한 사람의 지연으로 인해 전체 흐름에 제동이 걸렸다. 효율적으로 일을 추진하려고 잘게 쪼개서 분업화한 게 화근이었다.

혹시 찰리 채플린의 <모던 타임즈>라는 영화를 본 적 있는가? 산업 혁명 이후 인간의 노동력을 기계 부품으로만 여기는 모습을 풍자한 무성 영화로, 묵직한 주제 의식을 가지고 있다. 영화 속에서 제품을 만들기 위해 거대한 기계 속 톱니바퀴 여러 개가 서로 맞물려 돌아가는 장면이 참 인상 깊었다. 회사에서 업무를 진행하는 현실과 많이 닮아 있기 때문이다.

개인 능력이 뛰어나 A부터 Z까지 모두 혼자 해결하면 좋겠지만 사실 그러기는 불가능하다. 회사에는 각자 구성원이 맡은 업무 영역이 있고 일을 주관해서 처리하는 부서가 있다. 개인이 혼자 하는 것은 오히려 비효율적이고 조직 체계에도 반하는 행위다. 원활한 업무 수행과 기대하는 수준의 아웃풋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조직 구성원 혹은 다른 부서와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 표면적으로는 혼자 일하는 것 같아도 결국 회사 시스템 안에서 업무가 진행되며, 대부분은 다른 동료와 힘을 합쳐서 처리한다는 얘기다.

협업은 자기 능력의 출발점이자 완결점이며 회사 생활에서 무척 중요한 요소다. 원활한 협력을 위해서는 우선 내 능력이 완벽하지 못하다고 인지하는 게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누구와 어떻게 협력해야 최고의 결과를 낼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게 중요하다. ‘주변 동료가 불완전한 것을 채워준다'는 열린 마음이 협업을 가능케 한다.

‘공진화(共進化, coevolution)’라는 개념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공진화란 생태학에서 쓰는 이론으로 생물들이 서로 경쟁·협력하면서 발생하는 진화적 변화를 일컫는다. 다윈의 진화론은 강한 자만 환경에 적응해 살아남는 적자생존 방식이다. 반면 공진화는 다양한 생태계 구성인자가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나가는 과정, 혹은 상호 호혜 관계 속에서 서로 의존하며 함께 진화해 나간다는 뜻을 담고 있다. 공진화는 갈등과 대립을 정상으로 인지하고 협동, 공존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본다. 결국 이는 관계에 따른 진화를 설명하는 용어다. 동료와 협력·소통을 해 만든 성과 창출과 너무도 잘 들어맞는다.

아프리카 코사족(Xhosa)에게는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속담이 있다. 회사 생활도 혼자만 빨리 가는 게 정답은 아니다. 특히 이제 갓 입사한 신입사원이라면 속도는 그리 큰 의미가 없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하기 위해 일은 서로 연결돼 있다는 것을 깨닫고 다른 동료와 협력해 함께 일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PROFILE

송민규

경력
(現) 드림워킹연구소 대표
(前) 청춘 사이다 상담소 팟캐스트
(前) 대한산업안전협회(KISA) 칼럼 연재
(前) 금호아시아나, 한겨레교육 등 강연

저서
<회사가 원하는 신입사원의 조건>
<나는 책쓰기로 당당하게 사는 법을 배웠다> 공저
<버킷리스트 11> 공저

학력
경희대학교 컴퓨터공학과, 국제경영학 학사 졸업
CREDIT
 송민규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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