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약속을 잘 지키는 건
좋은 관계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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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입사한 A씨 일 잘하던데. 항상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빠릿빠릿하면서 꼼꼼하기까지 해. 정말 잘 뽑은 거 같아. 반면 B씨는 언제 한번 시간 내서 이야기 좀 해야겠어. 매사에 의욕도 없고 좀 답답한 구석이 있어서 말이지.”
이번에 입사한 신입사원 2명을 대상으로 한 상사의 평가가 극과 극을 달렸다. 둘 다 같은 나이에 비슷한 스펙을 가졌고, 입사한 지 고작 몇 개월인 터라 비교 자체가 무의미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상사는 이미 극명한 평가는 물론 개인적 호감도까지 분명히 밝혔다. 사실 상사가 평가한 것처럼 A가 월등하게 뛰어나거나 B가 눈에 띄게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둘 다 신입사원으로서 열심히 회사 생활을 하려는 노력이 느껴졌다. 딱 하나 차이가 있다면 바로 주어진 업무에 대한 납기를 지키려는 태도 즉, ‘시간 약속을 잘 지키는가 못 지키는가’였다.
일을 하다 보면 ‘이 사람은 일을 잘하는 사람, 저 사람은 일을 못 하는 사람’으로 구분 짓게 되는데, 그 첫 번째 근거가 약속한 시간 내에 주어진 일을 완료하는지 여부다. 결과물 품질과 깊이는 나중이다. 더군다나 신입사원이라면 상사가 요구한 업무 수준을 단번에 충족할 거라는 기대는 과하다. 중요한 건 업무 지시자와 수행자 간 약속을 얼마나 잘 책임지고 이행할 수 있는가다. 그 결과는 신뢰와 직결된다.
시간이 지나면 부패해 고약한 냄새가 진동하는 음식처럼 약속은 미루고 미루면 걷잡을 수 없어 인간관계를 망치는 심각한 원인이 된다. 이해 가능한 수준은 정해져 있다. 하지만 그 수준을 넘으면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만다. 우리는 ‘시간은 금이다’라는 말을 수없이 들어왔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시간은 금보다 훨씬 중요하다. 시간을 쓰며 돈을 벌 수는 있지만 반대로 돈으로 시간을 살 수는 없다. 시간은 성공을 위한 자본이며 목표 달성을 위한 가능성이기도 하다. 지향하는 모든 게 여기에 달려 있다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이렇듯 시간은 굉장히 중요하다. 그런 소중한 시간에 대한 약속을 지키지 않는 건 타인의 소중한 생명과 기회를 아무 의미 없이 갉아 먹는 것과 다름없다. 섣불리 약속을 정하고 자기 시간이 아니라고 함부로 낭비한다면 좋은 인상을 줄 수 없을 뿐 아니라 신뢰에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사소한 시간 약속도 충실히 지키려는 자세가 좋은 평판을 얻는 최상의 방법이다. 시간 약속과 관련해 반드시 유념해야 할 몇 가지 사항이 있다.
첫째, 시간 약속을 할 때는 개인 일정을 미리 확인하고 신중하게 한다. 많은 사람이 자기 일정은 고려하지 않고 일단 상사의 지시를 받고 본다. 물론 부하 직원이 상사 지시를 거절하는 것도 문제지만, 하지도 못할 일을 덜컥 받아 제때 이행하지 못하고 질질 끄는 건 더 큰 문제다. 개인 업무 일정을 사전에 파악한다면 이행 가능한 시간으로 조율하거나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제삼자에게 맡길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기 바란다.
둘째, 정해진 시간을 맞추기보다 더 빨리 완료할 수 있도록 노력하라. 가장 좋은 방법은 당장 급하거나 특별한 일이 없다면 요청받은 즉시 처리하는 것이다. 회사에서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중요하고 급한 일이 발생한다. 시간이 충분하다고 생각하더라도 갑자기 촉박해질 수 있기 때문에 여유로울 필요는 없다. 게다가 업무를 요청한 사람은 기한보다 더 일찍 결과물을 받으면 당신을 적극적이고 일 잘하는 사람으로 생각할 것이다.
셋째, 도저히 납기를 맞출 수 없을 것 같다면 최대한 빨리 말해서 조정한다. 납기가 닥치기 전에 미리 상대방이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주는 게 중요하다. 과거 동료는 업무 내내 특별한 언급 없이 묵묵히 자기 일만 하다가 납기가 다가와서야 아직 손도 못 댔다는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를 종종 했다. 업무로 바쁜 건 인정하지만 회사 일은 결코 혼자 하는 게 아니다. 한 사람의 업무 누락으로 다른 사람과 전체 프로세스에 피해를 주는 건 큰 잘못이다.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신뢰는 작은 것이 쌓여 만들어진다. 특히 시간 약속을 잘 지키는 건 신뢰를 쌓는 데 가장 기본이다. 그 약속도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사람이 중요한 일을 할 수 있겠냐고 반문하는 건 어쩌면 너무도 당연하다. 애경그룹 장영신 회장은 “시간은 비즈니스를 포함한 모든 인간관계에서 성패를 좌우하는 첫 관문이다. 약속 시간을 제대로 지킨다는 작은 사실 하나가 그 사람의 성격과 인격을 대변한다.”라고 말했다. 시간을 지키는 건 최소한의 신용이다. 그마저도 지키지 않는 사람을 신뢰할 이는 어디에도 없으며, 신뢰를 얻지 못하는 사람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는 점을 유념하기 바란다.
PROFILE
송민규
경력
(現) 드림워킹연구소 대표
(前) 청춘 사이다 상담소 팟캐스트
(前) 대한산업안전협회(KISA) 칼럼 연재
(前) 금호아시아나, 한겨레교육 등 강연
저서
<회사가 원하는 신입사원의 조건>
<나는 책쓰기로 당당하게 사는 법을 배웠다> 공저
<버킷리스트 11> 공저
학력
경희대학교 컴퓨터공학과, 국제경영학 학사 졸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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