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인담생활

취업하기 힘들지? 취업해도 힘들다

작성자관리자

등록일2022-10-19

facebook kakao link
취업하기 힘들지?
취업해도 힘들다
 
“금 교수님, 추천해 주셨던 학생이 또 안 나오네요” 나름 우수 학생이었던 김 군이 출근한 지 일주일 만에 자취를 감췄다. 사수가 한 조언이 부당한 업무 지시로 느껴졌다는 게 이유다. 서류전형부터 인·적성검사, 1차와 2차 면접을 거친 취업과 달리 퇴사는 문자 한 통으로 끝이 났다. 잠수 이별이다. 취업도, 퇴사도 선택이지만 이별 이유와 방법이 아름답지 않았다.

입학에서 진로, 취업까지 청년과 함께하고 있다. 예전에는 단순 취업률을 걱정했다면 요즘은 유지 취업률에 사활을 건다. 중도 포기하고 돌아오는 학생이 그만큼 늘었다는 뜻이다. 이제 대학이 취업부터 사후관리까지 책임져야 하는 시대다. 취업보다 퇴사 후기가 많은 요즘이다. 비단 중소기업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대기업은 물론 공무원 사회에도 MZ세대 퇴직이 늘었다. 기성세대는 먹고 살기 힘든 세상, 철없는 젊음의 호기로움이라고 말한다.

기업은 말 그대로 비상이다. 신입사원 50%가 2년 이내 퇴사하는 상황에서 인력 부족에 더해 기업 위상 저하까지 악재가 이어진다. 좁아지는 채용 문을 뚫고 취업에 성공한 청춘은 왜 일터를 떠나는 걸까?

이유 없는 이별이 어디 있으랴? 인간관계, 과도한 업무량, 비전까지 이유는 끝이 없다. 기업은 학교와 회사는 다르다고 한다. 돈을 내는 게 아니라 받으면서 다니는 곳이니 알아서 열심히 해야 한다고. 무엇보다 입사지원서와 면접에서도 잘할 수 있다며 답했으니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청년은 되묻는다. 가르쳐준 적 없으면서 어떻게 잘할 수 있느냐고. 조직 생활은 끝없는 조별 과제 같고, 가족 같은 분위기를 가진 직장은 드라마에서나 가능하다는 걸 깨닫고 좌절한다. 무엇보다 내 일을 하면서 내일이 없다는 사실에 열정은 금세 식어버린다.

결국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하기에 청춘이 떠난다. 중이 없으면 절도 없는 것. 떠나는 이를 잡기 위해 기업도 애를 쓰지만 변화가 너무 느리다. 아직 아쉽지 않은 이별이라 생각할 테지만 일할 사람이 없는 10년 뒤에도 같은 상황일까?

오늘도 퇴사를 바라는 청춘이 찾아온다. 대기업을 다니다 회의를 느끼고 사표를 던진 후 세계여행을 떠난 A 씨 이야기가 또 한 청춘 가슴에 불을 질렀다. 찬물을 뿌리고 싶진 않지만 나는 그다음을 묻는다. 그런데 다음이 없다. 적성에 맞지 않는 일을 그냥 참고 견딜 수는 없을 텐데, 당신의 적성은 무엇인가? 일은 잘 맞는데 사람 때문에 참을 수 없다는 답이 돌아온다. 다른 곳에 가봐라, 그런 사람 또 있다.

내가 떠나는 이유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같은 이유로 또다시 이별을 맞는다. 당신이 바라던 취업은 대학만 가면 행복할 거라 믿었던 열아홉 살의 기대와 비슷하지 않았나? 그 기대가 꺾인 두 번의 상처가 당신을 버티지 못하고 떠나게 만든 이유가 되진 않았을까? 어른 말 잘 들으며 참고 견디는 것에 익숙한 세대는 실망과 좌절에서 투쟁을 시작한다.

'노는 게 제일 좋아, 친구들 모여라' 인생의 진리는 어릴 적 뽀로로 님에게서 배웠다. 일을 좋아하는 게 아니라 놀기 위해 일하는 것이다. 기성세대가 ‘헝그리 정신’으로 일터를 지켰다면 MZ세대는 재미와 의미를 찾아야 버틸 수 있다. 그 재미와 의미가 대학에 가면, 취업만 하면 저절로 주어진다고 믿었던 거다. ‘중2병’보다 무서운 ‘대2병’을 이겨내고 취업했지만 여전히 아무것도 찾지 못하고 방황한다.

궁극적으로 나답게 살기 위해 고민해야 한다. ‘공부 잘하는 누구처럼, 대기업 다니는 누구처럼’이 아닌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왜 일을 해야 하는지 생각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것이 자기이해 과정이고 성찰이다. 모두가 부러워하는 직업이 중요한 게 아니라 하고 싶은 것을 먼저 찾아야 한다. 그게 바로 꿈이다. 꿈과 직업은 다르다. 일하면서 행복한 사람이 얼마나 될까? 아침에 웃으며 출근하는 사람을 본 적 있는가? 꿈부터 써보자. 그리고 내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수단으로 직업을 찾자.

매년 학부모 대상 진로지도 연수에서 중년이 된 그들에게 꿈을 물으면 열에 아홉은 답이 같다. ‘내 새끼’다. 그래서 버틸 수 있다고 말한다. 오늘도 가슴에 사표를 품고 사는 당신에게 묻는다.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

 
 

PROFILE

금두환

경력
바른진로취업연구소 대표
일자리창출유공자 정부포상 국무총리상 수상
고용노동부 선정 현장의 영웅
한국잡월드 진로프로그램 자문위원
호서대학교 창의교양학부 겸임교수

저서
《꿈은 모르겠고 취업은 하고 싶어》 (2019)

학력
강원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졸업
CREDIT
 금두환 교수

QUICK MENU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