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살, 그 여름날의 기록
GHOST9 이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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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앗을 뿌린 들판에 싹이 트고, 꽃이 피기까지는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린다. 기다림 끝에 만발한 꽃이 가득한 풍경을 보면 누구나 안온함을 느끼고 탄성을 자아낸다. ‘만약 꽃이라면 어떤 꽃말일 것 같은지’ 물어본 질문에 바로 답한 코스모스 꽃말처럼 순수한 애정의 마음이 건너간 자리는 오랜 시간 잔잔하게 일렁였다. 지금까지 잘 달려온 진우의 꽃이 더없이 반짝이는 행복으로 가득 차길 응원한다. 넘실거리는 코스모스 들판으로 성장할 그의 20대는 이제 시작이다.
오늘 멤버 없이 혼자 촬영했는데 어땠나요?
단독 촬영은 처음이라 초반에는 많이 긴장했어요. 보통 멤버들이 먼저 하는 걸 보면 자연스럽게 긴장이 풀리는데 오늘은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진행하니까 좀 부끄럽기도 하고 쑥스러웠습니다. (웃음)
JTBC 예능 <피크타임> 얘기를 먼저 하려고 해요. 무대를 준비하며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곡 선정뿐 아니라 전체적으로 여러 부분을 신경 썼어요. 무대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줘야 팬분들이 좋아하실까, 어떻게 하면 심사위원분들 표를 더 많이 받을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했습니다. 힘든 일도 있었지만 무대에 선 것만으로도 잘 해냈다고 멤버들에게 얘기하고 싶어요.
여러 서바이벌 경험을 통해 얻은 게 있을까요?
정말 솔직해야 한다는 거죠. 꾸민 모습도 좋지만 시청자분들은 진솔한 모습에 더 크게 감동하는 것 같아요.
최근 SBS M 음악방송 <더쇼>에서 보여주신 ‘FEVER’가 처음으로 국내 팬분들 앞에서 사전 녹화를 진행한 무대였어요. 소감이 궁금해요.
<피크타임>에서는 심사위원분들 앞이니까 ‘우리를 잘 보여드려야겠다’라는 마음이 컸는데요. <더쇼> 무대를 할 때는 팬분들 응원이 전해져서 더욱 떨렸습니다. 힘도 많이 얻었고요.
사실 데뷔 후 처음 대면으로 팬을 만난 건 지난해 미국 투어 때죠. 의미가 클 것 같아요.
정말 모든 순간이 설레고 기억에 남아요. 처음 가보는 나라였고, GHOST9으로 데뷔해서 팬분들과 직접 만나 공연을 하는 것도 처음이었으니까요. 가장 기억에 남았던 순간은 팬사인회입니다. 작은 음반 가게에서 진행했는데 한국인 팬분들뿐 아니라 해외 팬분들도 계셔서 더 새로웠고 잊히지 않아요.
투어나 여행 갈 때 꼭 챙기는 아이템이 있나요?
많이 들고 가는 편은 아니에요. 일단 지갑, 충전기, 이어폰은 필수로 챙겨요. 그리고 MP3? 가끔 휴대폰 배터리가 없을 때 MP3로 노래를 듣거든요. 또 선글라스, 칫솔, 치약, 폼클렌징, 타이레놀 하나가 끝입니다. 아, 홍삼도요!
8월 말 일본에서 팬미팅을 하시는데요. 첫 팬미팅을 앞둔 심정을 GHOST9 곡으로 표현한다면요?
‘Vision’입니다. 제목부터 ‘보여주겠다’라는 당찬 포부가 담긴 노래여서요. 일본도 처음 가보기 때문에 엄청 설레고 기대돼요. 팬분들과 만나서 소통하며 무대도 하고 싶고요. 얼른 일본 땅에 제 발자취를 남기고 싶네요.
팬미팅 스포일러를 조금만 해주세요.
연습하다 밤샜습니다. (웃음)
과거 인터뷰에서 새로운 스타일을 시도해 보고 싶다고 하셨어요.
멤버들마다 각자 생각하는 콘셉트가 다를 텐데 개인적으로 힙합을 해보고 싶어요. 서태지와 아이들 선배님처럼 올드스쿨 콘셉트를 하면 재밌지 않을까요?
레트로한 느낌을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다면 언제로 가고 싶나요?
1970~80년대요. 그 시절 영화나 음악이 순수하게 느껴져요. 영화 <빽 투 더 퓨쳐(Back To The Future)> 보셨나요? 모든 장면에서 가식 없는 따뜻함이 전해지더라고요. 그래서 그 시대 음악도 동경하는 편이죠.
팬들이 좋아하는 진우 님 매력은 무엇일까요?
제 입으로 말하긴 그렇지만 순수함 아닐까요. (웃음) 일본 밴드 ‘자드(ザード)’ 같은 매력이요. 얼마 전에 지인 분이 저를 보면 ‘자드 분위기가 떠오른다’라고 얘기해 주셨는데요. 그 후로 노래를 찾아서 들어보니까 순수함이 느껴지고 기분이 좋아지더라고요.
진우 님 하면 ‘성장’을 빼놓을 수 없죠. 데뷔 초와 지금을 비교했을 때 달라진 점이 있나요?
성장은 끝이 없으니까 항상 노력하고 있어요. 그래서 18살 때나 지금이나 별다른 거 없이 비슷한 것 같아요. (웃음) 가장 크게 달라진 건 성격이라고 느껴요.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하거든요. 요즘 ‘오히려 좋아’ 마인드로 어떤 일이 일어나도 ‘이건 운명이다’라고 넘깁니다.
그렇게 노력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나서 좋은 얘기를 들으니까 닮고 싶어졌어요. ‘이렇게도 생각하는구나. 나도 그런 자세로 살면 너무 좋겠다’라고 느껴서 그분들을 따라 하는 거죠. 아버지를 가장 존경해서 롤모델로 삼고 있습니다.
스스로 성장했다고 느낀 활동이 있을까요?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이라기보다 하루하루를 보내고 시간이 쌓이면서 느끼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어려웠던 일이었을 텐데 ‘오늘은 이것도 해냈다’ 하는 식으로요.
반대로 아쉬웠던 무대는요?
굉장히 많아요. 특히 미국에서 콘서트를 했을 때 곡이 많았기 때문에 실수도 여러 번 해서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조금 편하게 생각해요. 원래 ‘안 되면 어쩌지’하면서 걱정이 많은 편이거든요. 그러면서 중요한 루틴이 생겼어요.
어떤 루틴인지 궁금하네요.
운수 루틴인데요. 신호등으로 제 운을 따지는 거예요. 횡단보도에서 1분 이상 기다리면 그날 하루는 느낌이 좋지 않아요. 대신 바로 건너면 마음이 안정돼요.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가 가장 편하죠. 오늘은 일찍 건너서 운이 좋은 것 같아요. (웃음)
‘모험심이 강한 소년들이 전 세계의 친구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전하겠다’라는 GHOST9 팀명 뜻처럼 진우 님에게 위로와 희망이 되는 건 무엇인가요?
가족입니다. 부모님뿐만이 아니라 가족처럼 생각하고 좋아하는 사람들이요. 저희 팬분 고스티(Ghostie)나 가장 친한 친구인 멤버들, 광주 친구들이 될 수도 있고요. 사람에게서 얻는 에너지가 저에게 가장 큰 용기와 희망을 줘요.
가장 힘이 된 응원의 말이 있나요?
프린스 형이 “겁먹지 마. 그게 뭐 어때서.”라고 자주 얘기해주는데 그 말이 가장 힘이 나요. 가끔 잔소리도 하지만 친구같고 정말 좋은 형이에요.
성장의 시간을 지나온 진우 님에게 스스로 칭찬의 말을 해주세요.
“충분히 잘하고 있으니까 흘러가는 대로 살아. 앞으로 더 고되고 쉽지 않은 길이 난무하겠지만 잘 이겨낼 거라 믿고 힘들수록 더 좋은 결과가 기다릴 거야.”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번지점프 빼고요. (웃음)
올해 스무 살이 됐는데 어떤 기분이에요? 번지점프에 실패하고 성인이 되지 않겠다고 하셨지만 ‘찐’ 어른이라고 느낀 순간도 있을 것 같아요.
정말 다른 게 없습니다. (웃음) 크게 다른 점이 있다면 부모님 도움 없이 혼자 할 수 있는 게 생겨서 좋아요. 회원가입할 때 보호자 인증을 받지 않아도 되니까요. (웃음)
딱 스무 살이 되는 1월 1일에 아버지와 술을 마시기로 했다고요. 성인이 된 날을 어떻게 기념했나요?
해남이 너무 멀다 보니 아쉽게도 가족과 같이 보내지는 못했어요. 대신 한림예고 친구들과 만났죠. 보신각 타종도 보고 싶었는데 못 봐서 서운해요.
성인이 된 기념으로 멤버들에게 솔직하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다음 생에 두고 보자. (웃음) 농담이고요. 사실 형들이랑 모든 얘기를 터놓고 하는 편이라 속상하거나 섭섭한 건 없는 것 같아요.
앞으로 어떤 20대를 보내고 싶은지 궁금해요.
일단 모든 에너지를 쏟고 싶어요. 어릴 때 많이 놀아야 된다는 말을 자주 들었는데요. 오히려 저는 그 반대예요. 어릴 때, 에너지가 넘칠 때 일을 더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진우 님의 스무 살 여름은 어떤 기억으로 남을까요?
프린스 형과 태국 여행을 갔었는데 너무 재밌어서 더운 날씨와 땀 흘리는 순간조차 정말 행복했어요. 올여름은 태국에 대한 기억으로 남지 않을까 합니다.
어떤 아티스트로 성장하고 싶나요?
앞서 말씀드렸던 자드 같은 아티스트요. 노래를 듣거나 무대를 보면 웃음이 나는 그런 사람으로 오래오래 기억되고 싶어요.
단답 Q&A
기억에 남는 성년의 날 선물
번지점프
자주 하는 말
인정 솔직히
최근 가장 행복했던 순간
먹구름 사이로 비치는 햇빛을 봤을 때
최애 바이닐
D'Angelo [Brown Sugar]
최애 스타일링 무대
농구 유니폼 입었던 ‘밤샜다’
내가 꽃이라면 꽃말 의미는
순정
해남 집 근처 편의점에서 가장 많이 사먹었던 것
치즈 후레쉬팡
제작하고 싶은 굿즈
보조 배터리나 텀블러
오늘 기분을 이모티콘으로 표현한다면
방그레 웃으면서 홍조를 띤 얼굴
올해 꼭 이루고 싶은 것
아프지 말고 건강하자
PROFILE
앨범
GHOST9 미니 6집 [ARCADE : V] (2022)
GHOST9 미니 5집 [NOW : Who we are facing] (2021)
GHOST9 미니 4집 [NOW : When we are in Love] (2021)
GHOST9 미니 3집 [NOW : Where we are, here] (2021)
GHOST9 미니 2집 [PRE EPISODE 2 : W.ALL] (2020)
GHOST9 미니 1집 [PRE EPISODE 1 : DOOR] (2020)
TEEN TEEN 미니 1집 [VERY, ON TOP] (2019) |
CREDIT
취재 양지원 기자
사진 이진철
헤어 효정
메이크업 박민아
의상 임승은, 김찬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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