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채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작성자관리자

등록일2021-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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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코로나19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면서 국내 주요 대기업과 공공기관에서 AI(Artificial Intelligence, 인공지능)를 이용한 채용 방식이 도입되고 있다. ‘AI 역량검사’로도 불리는 ‘AI 면접’은 영상과 음성에서 지원자의 표정, 감정, 목소리 톤, 속도 등을 추출하고 분석해 지원자가 해당 기업 문화와 직무에 적합한지 확인한다. ‘AI 면접’은 채용의 공정성, 객관성을 높인다는 기대가 높지만, AI가 사람을 평가한다는 거부감, 인재상의 획일화 등 부정적인 입장도 상당한 편이다. 이에 구직의 최전선에 있는 대학생들은 어떤 생각일지, 대학 연합 토론동아리 ‘세론’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평소 AI 면접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나요? AI 면접을 직접 경험해봤거나 주변 이야기를 들어본 경험이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해주세요.
김양희 얼마 전, 지인의 SNS에서 AI 면접 후기를 봤어요. 집에서 면접을 진행하는데 앞에 실제 면접관이 없어서 긴장이 훨씬 덜 됐다고 하더라고요. 기존에 겪어보지 않은 경험담이라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추정민 AI 면접과 관련해 우연히 동기들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어요. 여러 긍정적인 측면도 있었지만, 아무래도 기계가 사람을 평가한다는 점에서 막연히 거부감이 든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어요.
천경신 저도 직접 경험해본 적은 없어요. 다만, AI 면접이 일반 기업 대상으로 확대되고 있고 지난해부터 사관학교 입시시험에도 AI 면접이 도입됐다는 소식을 접했어요. 채용 시장 전반에 AI 기술 도입이 굉장히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강윤아 아마존에서 개발한 AI가 성차별을 했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어요. AI가 기존 데이터를 바탕으로 학습하다 보니 우리 사회에 있는 차별 또한 학습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AI 면접이 도입되더라도 완벽한 형평성을 기대하기는 어렵겠다고 생각했어요. 또 주변에 취업을 준비하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AI 면접 방식이 익숙하지 않고, 그에 따른 새로운 평가가 많아져 부담을 느끼고 있었어요.

AI 면접이 도입된 까닭은 무엇일까요?
천경신 AI가 기존 면접관보다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더 잘 찾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다고 봅니다. 면접관이 사람이면 항상 일관적으로 평가하기 쉽지 않거든요.
추정민 한때 대두됐던 학연, 지연, 혈연을 통한 취업 비리 이슈가 현재까지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채용의 신뢰성을 보장하고 여론을 잠재우는 방안으로 AI 채용이 나오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송이현 ‘AI 면접이 채용 비리에 대한 대안으로 도입됐다’는 정민 님 의견에 동의합니다. 또한 면접이 가능한 수준으로 AI 기술이 발전했고, 인건비 절감, 시간 단축 등 기업의 여러 손실을 줄이기 위해 AI 면접이 도입됐다고 생각합니다.
김양희 저 또한 AI 면접이 도입된 까닭은 자소서 심사에 들이는 시간을 최소화하고, 공정한 채용을 위해서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세계적 기업 IBM의 경우, AI 왓슨을 채용 과정에 도입하면서 기존 채용 방식보다 효율성을 높이고, 인위적인 개입 없이 공정성을 강화할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AI 면접이 기존 채용 방식과 어떤 차별점이 있다고 생각하나요?
추정민 가장 다른 점은 대면으로 이뤄졌던 기존 면접과 달리 비대면성과 공간 제약이 적다는 것 아닐까요. 최근 AI 면접이 대두되는 이유는 언택트라는 시대적 상황에 따라 비대면이라는 특성이 차별점으로 더 두드러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양희 구직자 입장에서 볼 때 기존 면접의 경우 면접관의 기분, 면접 분위기 등을 고려해 특정 상황에 맞는 대응이 요구됩니다. 하지만 AI 면접의 경우 기업의 인재상에 보편적으로 부합하도록 자신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송이현 가장 큰 차이점은 AI가 판단의 주체가 된 것입니다. AI 면접을 도입한 대부분 기업에서 고용의 최종 결정은 사내 채용자가 한다고 밝혔지만, AI 면접에 한해서는 AI가 점수를 매기고 판단합니다. 또 기존 채용 방식은 정성평가에 비중을 둔다면, AI 면접은 정량평가를 중심으로 한다는 큰 차별점이 있습니다.

채용 시스템에 AI 면접을 도입하는 것에 대해 찬성하나요? 그 이유는요?
추정민 저는 AI 채용에 관해 긍정적입니다. 부정행위의 위험을 줄여서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관되고 체계적인 질문을 통해 이전보다 객관적인 채용 과정이 이뤄질 수 있어서 구직자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봅니다. 지금 당장 기업에서 AI 채용을 도입한다면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인 측면에서 투자 대비 시간, 비용을 따졌을 때 AI 면접이 더 이득일 것 같습니다.
강윤아 저는 AI 채용에 반대하는 입장인데요. AI의 획일화된 기준으로 채용하다 보면 기업이 다양한 인재를 채용할 수 있냐는 의문이 듭니다. 또 어떻게 하면 AI 면접에서 더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을지 연구하여 과외, 인강, 학원 등에서 AI 채용과 관련된 사교육 붐이 일지 않을지 우려됩니다.
천경신 저는 코로나19가 유행하는 지금 시점에서 본다면 AI 면접 도입을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언택트가 요구되는 사회로 변하면서 모두가 사회 전반적으로 새로운 변화에 적응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현재 채용 시스템에 적합한 방식은 AI 면접이라고 생각합니다.
송이현 저는 AI 면접 도입에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아직 AI 기술은 발전 단계에 불과합니다. 국내 기업에 AI 면접 시스템을 제공하는 마이다스아이티는 AI 역량검사 모형의 직군별 분류 정확도 분석 결과, 모든 직군에서 70% 이상 분류 정확도가 도출되고 있다고 했습니다. 허나 이를 반대로 보면 아직 20% 이상 오차가 있다는 의미입니다. AI 면접이 채용 과정에 도입되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텐데, 오류가 20% 이상인 AI 면접이 과연 타당한 대안이 될 수 있을까요?
김양희 저 역시 채용 시스템에 AI 면접 도입을 반대합니다. 윤아 님의 의견에 덧붙이자면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기업 297곳을 대상으로 AI 채용 도입에 대해 설문 조사한 결과, 인사담당자의 72.2%가 반대 입장을 보였다고 해요.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다양한 개성을 갖춘 구직자를 하나의 잣대로만 평가할 우려가 있어서라고 밝혔습니다. 또 AI 면접은 채용 비리를 방지할 수 있다고 하지만, 컴퓨터 시스템이기 때문에 충분히 조작 가능성이 있습니다. 게다가 구직자들은 AI 면접 정보가 부족한데 기업들은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어요. 공정성을 담보하고자 만든 AI 면접이 과연 공정한지 의문이 듭니다.

AI 면접이 취업 시장에 불러올 긍정적, 혹은 부정적 영향은 무엇일까요?
김양희 긍정적 영향은 채용 과정에서 시간과 비용 절약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기존 채용 방식은 3개월 이상의 시간과 큰 비용이 소요되는 데 반해 AI는 훨씬 더 이른 시일 내에 수많은 인재를 판별할 수 있습니다. 또 장소에 구애받지 않아 구직자의 편의성을 높일 수 있고요. 하지만 부정적 영향 또한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면접을 쉽게 통과할 수 있는 모범 답안이 암암리에 퍼져 채용 시스템 자체가 유명무실해질 수도 있다고 봐요.
송이현 현재 다양한 포털 사이트에 AI 면접을 검색하면 이미 상단에 AI 면접 관련 고액 컨설팅 또는 학원 강의 홍보 링크가 뜨고 있습니다. 이는 AI 면접의 장점이라고 생각하던 평등성 문제가 발생해 또 다른 사회적, 경제적 불평등 현상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능력평가 과정이 추가되므로 취준생에게 부담을 줄 뿐 아니라 기업 및 기관별로 평가 기준과 방법이 달라 오히려 혼란을 가중한다고 생각합니다.
천경신 취준생 관점에서는 새로운 취업시스템의 등장이 부담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대사회는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고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덕목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어쩌면 기업 입장에서는 AI 면접에 빠르게 적응하는 인재를 더 원할 수도 있고요. 장기적으로 AI 면접 시스템에 기대하는 평등성과 공정성이 제대로 기능한다면, 취업 시장에서 AI 면접은 굉장히 긍정적일 것입니다.

 

 

기업에서 지원자를 평가하는 AI 알고리즘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강윤아 기존 채용에서도 채용 기준을 공개하는 것처럼 AI 채용도 일정 범위 내에서 관련 정보를 공개해야 합니다. 채용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최소한 취준생들에게 새로운 채용에 대한 지침을 알려줘야 합니다.
추정민 저도 앞서 말씀하신 윤아 님과 비슷한 생각인데요. 구인구직 플랫폼 사람인에 따르면 구직자 10명 중 6명 이상은 AI 채용에 부담을 느낀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부담을 느끼는 이유로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몰라서’가 1위였고, 그 뒤로 ‘관련 정보 자체가 부족해서’, ‘AI 전형을 위한 준비 시간, 비용이 늘어서’ 등의 답변이 나왔습니다. 구직자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AI 알고리즘을 어느 정도 공개해야 합니다. 다만, 지나치게 많은 정보를 공개하면 오히려 사교육 붐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적정선을 지켜서 공개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송이현 저는 타당성과 공정성을 위해 AI 알고리즘을 공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원자의 니즈를 충족하면서 기업도 보호할 수 있는 중간 범위를 찾는 것이 큰 과제 같아요.
천경신 저는 기본적으로 AI 알고리즘이 기업 고유 재산이라고 생각해서 이것을 모두에게 공개하는 것은 무리라고 봅니다. 하지만 AI 면접의 신뢰성 보장을 위해 기업이 자발적으로 알고리즘 일부분을 공개해서 투명하게 운영하면 좋지 않을까요. 아까 문제점으로 지적된 채용 관련 비리가 AI 시스템에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수사기관이나 감사기관이라도 AI 알고리즘을 확인할 수 있는 권한이 있어야 합니다.

앞으로 AI 면접을 도입한 채용 방식이 어떻게 발전해야 한다고 보나요?
강윤아 제가 AI에 대해 처음 알게 된 뉴스가 AI도 성차별을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앞으로 AI 면접이 차별 문제를 민감하게 고려하도록 다양성 확보와 윤리적 설계가 요구돼야 합니다.
추정민 AI는 수많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스스로 학습해서 신뢰성을 쌓고 오차범위를 줄입니다. 저는 양질의 데이터를 많이 수집해서 AI 면접 기술이 더 발달되도록 채용 과정에 AI 면접을 항상 포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윤아 님 의견처럼 데이터에 관한 꼼꼼한 검토도 같이 동반돼야겠죠. 또 현재 공주대는 AI 면접 앱을 도입하고, 성균관대는 AI 면접 체험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대학에서도 AI 채용을 대비한 지원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학교나 공공기관에서 AI 면접 관련 교육을 지원해서 사교육 붐을 사전에 방지해야 합니다.
송이현 앞서 AI 면접이 시기상조라고 판단해 반대 입장을 밝혔지만, 언택트 시대가 돌입됐기 때문에 AI는 계속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AI 면접이 정량평가뿐만 아니라 정성평가도 이뤄져서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기술이 됐으면 합니다. 또 정부나 기업이 나서서 AI기기 사용이 미숙한 대상을 위해 무료 교육을 제공할 필요가 있습니다.
천경신 취업포털 인크루트에서 2019년 AI 채용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AI 채용에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 응답자의 20%가 AI에게 평가받는 것에 거부감이 있다고 했습니다. 저는 이 부분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전 영역에 걸쳐 AI를 기반으로 한 지능정보사회가 도래할 텐데, 기계가 사람을 평가한다는 거부감을 어떻게 해결할지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원자와 기업 모두 서로 긍정적인 상호작용이 이뤄지도록 AI 면접에 대한 보완과 발전이 필요합니다”


Audience Talk

강윤아 동덕여대 영어과 17학번
이번 토론을 통해 AI 면접에 대한 다양한 생각을 들을 수 있어서 유익했습니다. 앞으로 우리 삶에 AI가 차지하는 부분이 점점 더 많아지겠다는

기대와 동시에 걱정이 듭니다.
 

김양희 숙명여대 글로벌서비스학부 글로벌협력전공 20학번
AI 면접의 구체적인 장단점을 생각해볼 수 있어서 의미 있었습니다. AI 기술을 계속 개발하고,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한다면 채용과정에서 충분히 의미 있는 기술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송이현 국민대 교육학과 20학번
비대면 토론으로 진행해서 아쉬웠지만, 동아리 부원들과 새로운 주제로 즐겁게 의견을 나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이번 기사를 바탕으로 사람들이 AI 면접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나눴으면 합니다.

 

천경신 서울시립대 도시사회학과 19학번
이번 토론으로 AI에 대한 효용성 논의부터 철학적 질문까지 짚어볼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다가올 본격적인 AI 시대에 우리가 생각하고 준비할 점은 무엇인지,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고 맞춰갈지 고민할 수 있었습니다.

 

추정민 숙명여대 글로벌서비스학부 글로벌협력전공 20학번
훗날 제 일이 될 수도 있는 AI 채용에 대해 알아볼 좋은 기회였습니다. 단순히 긍정적, 부정적 입장을 넘어 앞으로의 시국과 관련해 더 개선할 방안을 찾고, 그 과정에서 기업, 청년들의 목소리가 반영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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