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어떻게 보셨나요?

작성자관리자

등록일2022-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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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어떻게 보셨나요?
 
지난 8월 18일 종영한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시청률 0.9%로 시작한 첫 회에 비해 마지막 회가 17.5%까지 올랐을 정도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뿐만 아니라 넷플릭스 비영어 TV 드라마 부문 1위, 세계 49개국에서 TOP 10에 올라 인기를 증명했다. 일각에서는 비현실적 천재성에 대한 지적이 있었으며, 패러디 등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많은 관심만큼 다양한 이슈를 끌고 온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어떻게 봤는지 대학 연합 토론 동아리 ‘한앎’과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눠봤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연출 유인식 | 극본 문지원 | 출연 박은빈, 강태오, 강기영 등 | 방영 2022년 6월 29일~8월 18일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주인공 우영우(박은빈)는 서울대 로스쿨 수석, 변호사 시험 만점을 받을 정도로 천재적이다. 대형 로펌 ‘한바다’에 신입 변호사로 들어간 그의 생존기. 각 화마다 각기 다른 주체와 갈등, 이를 법리적으로 풀어가는 우영우를 비롯한 한바다 팀 모습을 다뤘다.

*이 기사에는 해당 드라마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시청한 감상평이 궁금합니다.

송도윤 평소 법조 드라마를 즐겨보는데 대부분은 한 사건에 대한 호흡이 굉장히 길어요. 반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옴니버스 형식으로 진행해 가볍게 풀어나갔죠. 법이라는 어려운 주제를 쉽게 보여줬다고 느꼈어요. 작가가 말하고 싶은 주제도 잘 전달됐고요.

김인섭 도윤 님 의견과 비슷하게 사건 하나하나가 짧게 이루어져서 몰입감이 좋았어요. 특히 ‘우영우’ 역을 맡은 배우 박은빈 연기가 훌륭해서 더 재미있게 봤습니다.

신동은 극 중에서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우영우 주변에 정명석(강기영), 최수연(하윤경), 이준호(강태오), 동그라미(주현영)처럼 따뜻한 인물이 등장해서 아름답게 볼 수 있었습니다. 차별 발언을 하는 등 불쾌한 모습을 보이는 사람도 많았지만요.

박한솔 작가가 많은 사람이 좋아할 만한 요소를 고심해서 넣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캐릭터마다 다른 매력을 보여줘서 재밌었습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 중 높은 지능을 보이는 건 전체의 약 20%이고, 그중에서도 우영우와 같은 서번트 증후군은 1~2%에 불과하다는데요. 드라마가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김인섭 동의하는 편입니다. ‘미국 변호사를 오마주했다’, ‘자폐 변호사가 실존한다’ 등의 이야기가 있지만 한 가지 사례만으로 현실적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해요.

송도윤 드라마인데 굳이 현실을 고집할 필요가 있을까요? 대부분 드라마는 현실과 허구 사이를 이야기합니다. 작가는 자폐 스펙트럼과 천재 변호사 이야기가 부드럽게 융화할 수 있도록 표현했다고 생각합니다. 비현실적이어도 문제 될 건 없다고 봐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인기가 많아지면서 그에 따른 이슈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접한 이슈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송도윤 한 유튜버가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을 따라 해 논란이 된 사례를 알고 있습니다. 패러디와 희화화 경계선이 굉장히 모호하더라고요.

김인섭 우영우라는 캐릭터를 통해 초반에는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사람이 사회적으로 성공하고 어려움을 극복하는 모습을 담아냈어요. 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러브라인이나 상업적 요소가 종종 등장해서 주제가 모호해진 것 같다는 평을 들었습니다.

신동은 부정적 이슈도 있지만 저는 다른 걸 얘기하고 싶어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해외에서도 인기가 많다고 해요. 리메이크 제안도 받았고 7월 둘째 주 넷플릭스에서 비영어권 드라마 1위를 했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는 긍정적 소식도 있어요.


말씀해주신 것처럼 몇몇 유튜버가 우영우를 따라 해 논란이 됐었는데요. 어떤 문제점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김인섭 작년에 <오징어 게임> 캐릭터 일남(오영수) 패러디가 엄청 많았잖아요. 사실 이 캐릭터도 치매에 걸린 뇌종양 환자인데 이를 패러디할 때는 큰 불편함을 느낀 사람이 없었어요. 재미있고 잘 따라 한다는 반응뿐이었죠. 우영우 경우에만 논란이 생긴 게 조금 이중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박한솔 단순히 ‘명대사를 따라 하는 것 뿐’이라는 주장이나 장애가 있는 캐릭터 행동이나 말투를 함부로 묘사하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해요. 시대 흐름에 따라 사회적 인식이 변했으니 더 조심해야 할 부분이라고 봅니다. 장애인이 일상 가까이 존재한다는 걸 지각하도록 만든 점은 당연히 긍정적이지만, 단순히 귀여워 보이기 때문에 소비하는 건 바람직하지 못해요.

송도윤 주관성이 보이면 문제가 될 수 있어요. 악의나 희화화가 목적이라면 부정적으로 볼 수 있지만 드라마 후기 정도에 그친다면 괜찮지 않을까요?

신동은 우영우가 사용하는 말투는 장애로부터 비롯한 어쩔 수 없는 특징이에요. 이런 말투를 따라 하는 건 개인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비하로 비춰질 수 있는 행동입니다.


10화에서 우영우가 “장애인도 나쁜 남자를 사랑할 권리가 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현실에는 여성 장애인에 대한 성폭력이 만연하죠. 자기결정권 문제와 더불어 발달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사랑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박한솔 실제로 여성 장애인에게는 성추행, 성폭행 등 범죄 피해 사례가 빈번합니다. 당사자가 느끼는 감정을 무시하면서 자기결정권을 배제할 수 없으나 보호받아야 할 대상이에요. 때문에 안전과 위험에 먼저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봐요. 보호자 동의가 뒤따를 수밖에 없겠죠.

송도윤 자기결정권이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하잖아요. 발달 장애인이 정확하게 의사표현을 할 수 있는지 또는 그걸 객관적으로 받아들일지가 논제예요. 드라마에서 다룬 것처럼 법정에서는 증거 능력 인정이 쟁점이 되겠죠.

신동은 어려운 문제라고 생각해요. 장애인 자기결정권을 인정해주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무조건 반려하는 건 잘못됐다고 봅니다. 도윤 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어느 정도 의사표현이 가능한 정도라면 자기 뜻을 분명하게 밝히고 제대로 표현할 수 있도록 대화를 돕는 게 바람직할 것 같아요.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가진 긍정적 측면은 어떤 점일까요?

김인섭 장애 관련 인식을 개선한 게 가장 크죠. 지금까지 많은 매체는 장애인을 사회적으로 보호받아야 할 약자로만 다뤘습니다. 비장애인과 아예 다른 존재로 구분하면서요. 하지만 우영우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지고 있음에도 변호사가 됐잖아요. 단순히 장애인을 ‘도와야 할 존재’가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사람’이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닫게 해줬습니다.

박한솔 저 역시 장애인에 대한 편견 개선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3화에서 우영우와 이준호가 함께 길을 걸어가는데 이준호 지인이 우영우에게 “파이팅”이라고 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이를 보고 저도 평소 주제넘은 측은지심이나 지나친 연민, 선입견을 품고 장애인을 대하지 않았나 되돌아봤어요. 현실적 이야기를 통해 경각심을 일깨워준 것 같아요.

신동은 많은 사람이 자폐 스펙트럼 장애에 관심을 갖게 해줬어요. 장애인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랐던 분이 있을 거고 저 또한 그런 경험이 있습니다. 드라마에 등장한 주변 인물을 통해 비슷한 고민을 해결할 수 있어서 무척 좋았습니다.

송도윤 인식 개선도 훌륭하지만, 법정 드라마인 만큼 법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네요. 평소 소수 의견도 들어봐야 한다는 입장이에요.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다시 되짚어볼 수 있거든요. 드라마는 우영우가 떠올린 내용에 집중해 따뜻하면서도 신랄하게 이야기를 풀었어요. 그 자체로도 우리 사회가 단단해지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반대로 한계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박한솔 우영우같은 천재성을 가진 장애인만 사회에 편입 가능하다는 시각이 나올 우려가 있습니다. 하지만 극 중에서 김정훈(문상훈)과 같은 장애인을 등장시키며 이와 같은 시선을 정면 돌파하려는 노력을 보이기도 했어요.

신동은 앞에서 말씀드린 비현실성이 한계라고 생각해요.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과 보호자가 인터뷰한 걸 본 적 있어요. 비장애인과 가까워지는 게 정말 쉽지 않다고 하더라고요. 또한 서번트 증후군을 가진 사람도 로맨스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해요. 우영우 주변에는 좋은 사람이 많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하다는 괴리감이 한계라고 생각합니다.

김인섭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이나 그 가족이 드라마를 보며 박탈감을 느낀다는 이야기가 많더라고요. 이런 부분이 부정적 측면인 것 같아요.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통해 어떤 메시지를 느꼈는지 궁금합니다.

송도윤 처음에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 요소를 넣은 것에 대한 의문이 있었는데요. 장애를 통해 완벽한 법조문과 그렇지 않은 사회, 정직하고 성실한 이상과 그렇지 않은 현실. 이 두 가지의 극단적 대립을 잘 보여준 것 같아요. 충돌과 차이를 잘 풀어내려고 노력한 드라마였어요.

신동은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이 존재하는데 우리가 미처 모르고 지나치는 부분도 많습니다. 관심과 이해를 통해 서로 돕고 살아가면 좋겠다는 메시지가 전해졌어요.

박한솔 장애인과 비장애인 연애에 대한 시선이나 성차별 등 에피소드마다 사회에 던지고자 하는 메시지가 숨어 있었는데요. 가장 큰 주제는 장애인에 대한 시각과 오해를 해소하고, 사회 일원으로 편견 없이 받아들이자는 것이었죠. 그런 메시지가
잘 전달된 드라마였어요.

김인섭 ‘우리는 모두 똑같은 사람’이라는 걸 느꼈어요. 공희정 드라마 평론가가 이 작품에 대해 말씀하신 걸 봤어요. ‘다름을 받아들이는 자세와 다르게 보려는 노력이 얼마나 필요한지 보여줬다’는 내용이었죠.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하나의 초석이라고 생각합니다.



Audience Talk
 

김인섭
상명대학교 역사콘텐츠전공 21학번

이번 토론을 통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보고 의문이 들었거나 함께 이야기하고 싶었던 부분을 해소할 수 있어서 뜻깊었어요. 특히 드라마가 사회에 전하는 메시지를 깊게 고민하면서 사고를 확장했습니다.
 

박한솔
대진대학교 간호학과 20학번

단순히 ‘재밌었다’, ‘감명 깊었다’에 그치지 않고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눈 시간이었습니다. 여러 의견을 들어보면서 식견이 한 층 더 넓어진 느낌이 들어 유익했어요. 토론장을 마련해준 《캠퍼스플러스》와 한앎에 감사합니다.
 

송도윤
동국대학교 화공생물공학과 19학번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처럼 논의할 만한 이야깃거리를 알기 전까지는 그저 따뜻한 드라마로만 생각했었습니다. 다시 시청하니 많은 게 보였어요. 이렇게 드라마를 깊이 본 적 없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더욱 즐겁게 감상했습니다.
 

신동은
동국대학교 법학과 21학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보면서 느낀 생각이나 감정을 혼자 간직하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이번 토론으로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까지도 알게 돼 더욱 유의미한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CREDIT
취재 송유진, 노혜령 학생기자
 송유진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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