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부활한 대학 축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작성자관리자

등록일2022-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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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부활한 대학 축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대학 축제가 재개됐다. 캠퍼스 낭만과 열정을 가득 느낄 수 있는 시간이기에 많은 학생 기대가 모였지만 축제 시작 후 여러 대학에서 각종 논란이 일었다. 선정적 문구를 담은 현수막, 입장권 암표 거래, 예산 논란 등이다. 어떻게 하면 끊임없이 생기는 문제를 해결하고 축제를 즐길 수 있을지 강원대학교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대전 모 대학 축제에서 한 학과 주점이 음란물을 연상시키는 문구로 메뉴판을 만들어 논란이었다. 결국 해당 주점은 철거됐다. 가장 많은 사람이 모이는 축하 무대 또한 문제였다. 성남 모 대학교에서는 한 재학생이 총출연료를 계산해보니 공백이 있다며 학생회에 예산 내용 공개를 요구했다. 모든 재학생이 축제를 즐기지 못한 경우도 있다. 서울 모 대학 응원단이 진행한 축제 티켓팅에 6,326명이 응모했는데 그중 2,200명만 당첨된 것. 결국 교내 커뮤니티에서 정가의 16배가 넘는 가격으로 암표가 거래되기도 했다.


3년 만에 재개한 대학 축제에 참여하셨나요? 직접 느낀 문제점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홍지원 저는 3일 내내 축제에 참여했습니다. 그중 주점 문제가 컸던 걸로 기억해요. 6시부터 시작했는데 따로 대기 공간이 없어 선착순으로 자리를 잡기 위해 사람들이 몰려 넘어진 경우가 있었어요. 자리 잡는 게 어려워 서서 음식을 먹기도 했습니다.

윤슬기 축제 무대 관람석을 사고파는 문제도 많았어요. 인지도 없는 게스트를 부른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와 학생회에 예산을 공개하라는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박시은 무대를 볼 좌석이 부족해 관람이 어려웠어요. 음향 문제도 빈번해서 무대 진행이 미흡했다는 평도 많았습니다. 관람 중 술과 음료를 뿌리거나 쓰레기를 제대로 처리하지 않아 생기는 피해도 있었어요. 의자에 올라가서 위험하게 행동하는 사람에게도 단순 경고로 끝나더라고요. 학교 측에서 진행과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김수희 저는 학교 축제에 참여하진 못했지만 말씀하신 사례를 학교 커뮤니티나 주변 지인에게 들은 적 있습니다.


지난 2018년 5월 교육부는 모든 대학교에 ‘대학생 주류 판매 관련 주세 법령 준수 안내 협조’ 공문을 보냈는데요. 이에 대한 의견이 궁금합니다.

홍지원 해당 공문 목적이 건전한 대학 문화를 위해서라면 음주 행위 자체를 금지해야겠죠. 하지만 관련 법령은 면허 없이 주류를 판매하면 조세법에 따라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는 내용입니다. 이런 점을 피하기 위해 최근 대학 축제는 학생이 운영하기보다 학교 차원에서 주류 브랜드와 협업해 술을 판매한 경우가 많았어요. 관련 법은 지켜졌지만 반대로 이전 축제 주점보다 훨씬 더 비싼 가격으로, 한정된 주류를 판매해 학생들 불만이 있었습니다.

박시은 판매를 금지한다고 교내 음주가 아예 사라지는 게 아닌데, 관련 조치로 사건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고 여긴 것 같아 아쉽습니다.

김수희 그래도 음주 사고를 줄이기 위한 좋은 접근이었던 것 같아요. 다만 학우님들 말씀처럼 판매 제한일뿐 술을 사고 마시는 건 얼마든지 가능한데, 실효성 있는 대책인지 의문입니다. 보완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윤슬기 수영장 등 안전사고 위험이 있는 시설처럼 축제 기간 교내에 안전요원을 배치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한 대학 축제에서 축하 무대 진행 중 관객이 난입하는 돌발 사고도 발생했습니다. 학생들뿐 아니라 축제에 참여하는 모두가 안전하게 즐길 수 있어야죠.

 

모 대학 축제에서는 한 학과가 주점 현수막과 메뉴판에 선정적 문구를 적어 논란이었습니다. 이와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박시은 학교 측에서 관리 단체를 만들어서 운영하는 건 어떨까요? 학과 주점 등 부스 설치에 대해 규칙을 준수하고 수정 요청에 협조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두는 거죠. 해당 사건 등 불미스러운 일에 가담한다면 벌금을 부과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홍지원 주점처럼 각 학과에서 기획하는 행사는 보다 엄격한 총학생회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메뉴나 현수막 등에 대한 전반적인 기획안을 제출한 뒤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고요. 운영 방향과 학생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건전한 행사가 되도록 노력해야죠.

김수희 대학 축제는 대학생 시기에만 즐길 수 있는 것이니 좋은 추억으로 남아야 할 텐데요. 특히 성 관련 문제는 학교 차원에서 관련 교육이나 강연 등을 통해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축제 무대 관람 티켓 판매와 암표 거래 논란에 대한 의견이 궁금합니다.

홍지원 판매 자체가 적합하지 않다고 봐요. 특별한 인원 제한이 없을 만큼 넓은 운동장이나 야외무대에서 진행하는 게 가장 좋죠. 불가피하게 티켓팅을 진행해야 한다면 암표 거래를 엄격히 제재해야 합니다.

박시은 저도 같은 의견인데요. 어쩔 수 없이 티켓 판매가 필요한 상황이라면 더 많은 인원이 참여할 수 있는 방식으로 운영해야죠. 암표 거래가 발생할 상황을 최대한 피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윤슬기 정당한 방식으로 티켓을 판매해도 암표는 항상 생겨나기 마련입니다. 무작정 티켓 판매를 금지하기보다 날짜별로 인원을 제한하는 등 기준을 만들어 판매해야 한다고 봐요. 최대한 많은 학생에게 티켓 구매 기회를 주거나 축제를 즐기지 못한 이들을 위해 새로운 방안도 마련해야죠.


여러 대학교에서 축제 무대 관람을 위해 재학생 존과 외부인 존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외부인 초대용 티켓을 따로 판매한 곳도 있고요.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윤슬기 굳이 재학생과 외부인 존을 나눠야 할 필요가 있나 싶습니다. 구역을 나누면 그만큼 인력이 더 필요해질 텐데요. 진행 및 사고 예방 등에 소홀해지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한편으로는 대학생을 위한 축제이기에 외부인에게는 티켓 값을 따로 받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기도 하고요. 재학생이 우선이니 외부인 티켓 판매 후 관람은 같은 곳에서 하는 게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김수희 지역 주민과 함께 즐길 수도 있지만 해당 대학 소속 재학생이 우선적으로 참여하는 게 맞다고 봅니다. 그 정도의 구분은 합리적이라고 생각해요.

박시은 이번 축제에 가보니 외부인이 많아서 재학생은 참여하기 어려웠고, 대학 축제 분위기도 없어 방해받는 느낌을 받기도 했어요. 시야 제한 정도가 아니라면 재학생과 구분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무엇보다 등록금으로 운영되는 행사이니 지역 단체에서 지원하는 게 아니라면 축제 주체인 대학생이 더 좋은 환경에서 관람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항상 자리가 부족하다는 게 문제죠.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관람 환경을 조성하길 바랍니다.

홍지원 저는 대학 축제 장점은 지역과 소통하는 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학교 축제에는 강원도 연고 프로축구팀 강원FC가 부스를 마련해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어요. 지역 단체에서 참가해 다양한 부스를 즐기는 것도 또 다른 재미 아닐까요? 이렇게 지역과 함께 만들어가는 행사인데 외부인에게 울타리를 친다면 의미가 퇴색될 것 같아요.

윤슬기 입장료를 너무 비싸게 받지 않으면 괜찮지 않을까요?

홍지원 사실 입장료를 받는다는 것 자체가 티켓을 따로 구매해야 한다는 점에서 접근이 어려워지는 측면이 있죠. 폐쇄적이라는 인상을 줄 수도 있고요.

김슬기 외부 홍보 부스는 교내 축제 구역 밖에 설치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하고, 그 외 무대 등은 입장권을 구매해 안에서 관람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박시은 제가 축제를 경험했을 때도 공연이나 주점을 찾기 위해 온 외부인이 더 많았어요. 부스를 이용하는 사람은 별로 없더라고요. 학교 안에 설치된 것도 많지 않았고요. 공연 관람이나 주점 이용을 위한 거라면 일부 개방해도 괜찮을 것 같아요. 그 외 공간은 저렴한 입장료를 받는 식으로 운영하고요.

 

축제 때마다 총학생회 예산 사용에 대한 논란도 끊이지 않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박시은 총학생회에서 예산 집행 과정을 고지하겠다고 해도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있어요. 지역 축제라는 명목으로 지자체에서 후원받았다는 소식도 있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할 수 없었고요. 축제 진행이 오히려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 같아 실망스러웠습니다.

홍지원 총학생회에 의견을 전할 방법이 적은 것 같아요. 예를 들어, 교내 커뮤니티는 확인하지 않으니 전화로 문의하라고 했는데 연결 자체가 어렵더라고요. 예산 관련 문제가 논란이 되니 회피하려는 모습으로 비쳤어요.

윤슬기 이전에도 예산에 대한 잡음은 있었어요. 코로나19가 막 터졌을 때도 대면으로 축제를 진행하지 않으니 논란이 많았죠.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인데 개선된 부분이 없어서 아쉽습니다.

홍지원 총학생회가 ‘에브리타임’ 앱 내 커뮤니티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사실상 학우들이 가장 많이 소통하는 공간인데 말이에요. 의견이 빠르게 모이는 곳이기도 하니까 이 부분을 잘 이용해서 의견을 수렴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지금까지 말씀해주신 것처럼 대학 축제에 많은 논란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대학생에게 이상적인 축제란 무엇일까요?

윤슬기 모든 사람이 만족할만한 행사는 없을 거라고 생각해요. 최대한 함께 즐기고 안전하게 참여할 수 있는 축제가 되길 바랍니다.

김수희 대학 축제인 만큼 대학생을 중심으로 활기차게, 추억을 쌓는 시간이 되는 게 이상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시은 대학교는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고 존중받을 수 있는 곳이 아닐까요? 축제에도 이런 점을 반영하고, 이색적인 놀거리를 도입하거나 테마 등을 정해도 좋을 것 같아요.

홍지원 학생들이 학교에서 공부만 하다가 제대로 놀 수 있는 기회가 바로 축제잖아요. 그만큼 학생 의견 수렴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토론한 것처럼 다양한 논란이 많은데, 이에 대한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모두가 즐길 수 있도록 개선해가면 좋겠습니다. 최대한 함께 즐기고 안전하게 참여할 수 있는 축제가 되길 바랍니다.



Audience Talk
 

김수희
강원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20학번

여러 학우님 의견을 들으며 대학 축제 문화에 대해 폭넓은 시각을 갖게 돼 즐겁고 유익했습니다. 토론 형태 진행이 신선했고,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배운 점도 많았어요. 좋은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박시은
강원대학교 경영·회계학부 22학번

축제에 관해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시간이라 좋았어요. 앞으로 더 보완해 성숙해진 대학 축제를 즐길 수 있길 바랍니다.
 

윤슬기
강원대학교 의생명공학전공 18학번

늦은 시간까지 적극 참여해주신 학우님들께 감사합니다. 오랜만의 토론이라 무척 떨렸지만 같이 의견을 나눌 수 있어서 굉장히 유익했어요. 앞으로도 좋은 기회로 참여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캠퍼스플러스》 11월호에 참여할 수 있어 무척 영광이었어요. 감사합니다.
 

홍지원
강원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20학번

개인적으로 토론을 정말 오랜만에 했는데, 격 없이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느낌이라 다양한 의견을 듣고, 말할 수 있었습니다. 좋은 자리 마련해주셔서 감사합니다.
CREDIT
취재 이채민, 김예경 학생기자
 이채민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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