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해도 학교를 떠나지 못하는
대학교 5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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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밝았다. 입학을 앞둔 새내기는 기대가 가득할 테지만 졸업을 앞둔 학생에게는 어느 때보다 매서운 겨울이다. 경기 침체 우려 속에 ‘고용 한파’가 몰아친다. 아무리 채용 소식을 기다려도 희망퇴직 소식이 들리고, 믿었던 공공기관마저도 14년 만에 정원을 줄인다고 이야기한다. 졸업하고 취업 준비를 해야 할지, 유예하고 버틸지 고민이 깊어진다. 선배를 찾고 교수님을 만나 조언을 구하지만 쉽게 결정하지 못한다.
“교수님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학교에 남고자 하는 이유를 물으면 열에 아홉은 아직 취업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답한다. 부족한 자격증을 취득하겠다는 답이 대부분이지만 지원할 직무에서 요구하는 필수 조건도 아니다. 불안하니까 떠나지 못하고, 뭘 해야 할지 모르니까 학생 신분으로 남고 싶은 거다. 졸업하고 취준생이 되면 백수라고 불릴 게 두렵기 때문이다.
학생들 취업 문제로 기업 인사담당자를 만나기도 한다. 의뢰를 받아 학생을 추천했는데 신입이라 하기엔 대리급 나이를 가진 지원자라는 답이 돌아온다. 학생 중에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다 실패했거나 전문자격증 1차 합격자도 많다. 그런 준비는 결국 업무에 도움이 되지 않으니 차라리 빨리 졸업 후 관련 인턴이나 아르바이트를 하라고 당부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졸업예정자 절반 이상은 여전히 졸업유예를 고민한다. 기업이 기졸업자보다 졸업예정자를 선호할 거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런 분위기에서 국공립 및 사립 대학 61곳 중 67%가 졸업유예 제도를 두고, 그중 절반은 졸업유예금을 받는다. 배울 게 없는 데 돈을 내면서까지 떠나지 않는 학교. 기업은 실제로 졸업유예를 통해 학생 신분을 유지하는 지원자를 선호할까?
현장의 소리는 다르다. 취업 공백을 피하기 위한 졸업유예는 무의미하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물론 명확한 목표를 두고 부족한 역량을 채우기 위한 계획이라면 이야기는 다르겠지만 졸업유예를 선택한 대다수는 걱정은 많되 계획이 없다.
“저는 이미 유예를 신청했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 최종 학점이 평균에 비해 현저히 낮다면 추가학기, 계절학기, 재수강 등을 통한 학점 관리가 필요하다. 보통 졸업 후에는 변경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성실함을 의심받을 정도의 학점이라면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말자. 재학생 인턴을 활용해도 좋다. 기업에 따라 인턴 선발 시 지원 자격을 재학생(졸업예정자)으로 한정하기도 한다. 이런 전형에 지원하는 것도 하나의 계획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교내 취업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해보자. 취업은 학생 개인뿐만 아니라 학교 전체의 고민이기도 하다. 때문에 각 대학은 무엇보다 취업 지원 시스템 구축에 노력을 기울이고 양질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졸업하면 각종 시설 및 프로그램 이용이 제한되기도 하니 재학생 신분으로 최대한 많은 교육 프로그램과 취업 지원 상담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결국은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게 문제다. 취업은 입시와 다르다. 입시 때는 적성이 아니라 성적에 맞춰 어떻게든 대학만 가면 뭐라도 되겠지 싶었을 거다. 하지만 취업은 먼저 뭘 할지 정해야 준비를 시작할 수 있다. 내가 일을 해야 하는 이유를 찾고 그걸 현실로 만들기 위해 직무와 업종, 기업을 선택해야 한다. 취업상담실로 가자. 그 답을 함께 찾아줄 전문가는 오늘도 학교에서 당신을 기다린다.
PROFILE
금두환
경력
바른진로취업연구소 대표
일자리창출유공자 정부포상 국무총리상 수상
고용노동부 선정 현장의 영웅
한국잡월드 진로프로그램 자문위원
호서대학교 창의교양학부 겸임교수
저서
《꿈은 모르겠고 취업은 하고 싶어》 (2019)
학력
강원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졸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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