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뛰도록 뜨겁게 질문하라

작성자관리자

등록일2019-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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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공대의 전설이자 MIT 도시계획 박사, <타임> 선정 21세기 리더 100인, 1년에 한 권씩 책 내는 작가... 김진애 박사에게 따라붙는 수식어만 봐도 긴장감이 앞섰다.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 그녀를 직접 마주한 날, 예상대로 존재감이 돋보이는 카리스마와 여유 그리고 단단한 내면의 힘이 느껴졌다. 자신의 삶을 걸고 공부에 집중한 그녀가, 인생 선배로서 시원한 충고와 현실적인 조언을 들려주었다.

Design your problem (문제를 디자인해라)
문제를 만드는 사람은 숨어있는 답을 찾을 수 있어요

 

tvN ‘알쓸신잡3(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에 출연해 주목을 받았어요. 소감이 어떠세요?
지적 수다를 떨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다 보니 굉장히 재밌었어요. 아쉬운 점은 여성 출연자가 저뿐이었다는 거죠. 한 분만 더 있었어도 분위기가 완전 달라지고 또 다른 케미를 보여줄 수 있었을 거예요. 피디에게 시즌 4에는 꼭 여성 멤버 2명을 출연시켜 달라고 말했어요. 지식 예능과 교양 프로그램은 절대적으로 남자와 여자가 어우러져야 해요. 역사, 사회, 문화 관련 이슈를 말하면서 그 사회의 기준을 보여주기 때문에 남성이 갖는 시각, 여성이 갖는 시각이 섞여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여자들은 시사, 교양 프로그램에 못 나온다’는 일반인들의 편향된 시각이 강해져요.

공부 이야기에 관한 책 <왜 공부하는가>를 쓰셨죠. ‘어떻게’보다 ‘왜’ 공부해야 하는지 스스로 알아야 한다고 하셨어요. ‘왜’라는 질문이 중요한 이유는 뭘까요?
항상 사람들은 저한테 답을 물어요. 어떤 책을 읽고, 어떻게 공부해야 하냐고. ‘어떻게’는 세상에 너무 많이 알려져 있어요. 그중에서 고르는 건 여러분 몫이에요. 대신 왜?라는 질문을 계속 해야 해요. ‘왜’라는 건 동력이에요. “왜 이럴까” 궁금해서 공부하고, “왜 여자는 저 자리까지 못갈까. 그럼 내가 해볼까” 하며 도전하는 거죠. 대신 ‘왜’라는 질문을 잘하기 위해선 인문, 사회, 철학을 배워야 해요. ‘왜 나는 돈을 벌어야 하는가’에 답하려고 해도 나의 일생, 가족, 사회, 기술 등 온갖 것들을 생각해야 하잖아요. MIT에서 공부할 땐 건축학과 학생인데도 인식론과 경제학 수업이 필수였어요. 건축을 공부하면서 가졌던 ‘왜’라는 질문이 건축학과에선 풀리지 않았는데 인문학, 철학 등을 공부하면서 궁금증이 풀리더라고요.

MIT에서 공부하면서 한국과는 다른 자유로운 학풍에 놀라셨다고 들었어요.
MIT는 공대에서 출발한 학교인데 과학기술에 인문, 사회를 녹여놨어요. 또 학교이자 연구기관이며 기업이기도 해요. 세계 각국의 학생들과 연구진들이 공부하고 일하며 다양한 세계 프로그램을 진행하죠. 국내 대학은 일방적으로 가르치기만 하는데 MIT 랩에선 온갖 프로젝트를 하면서 현실적인 문제를 학교 내에서 다뤄요. 그곳에서 제가 많이 배운 건 Design your problem(문제를 디자인해라) 즉, 문제 창조 정신이에요. 문제를 푸는 사람이 아니라 문제를 만드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거죠. 문제를 낼 때 답이 숨어있거든요. 절실하게 문제를 디자인하면 해결 방식은 떠올라요.

우리다운 건강한 공부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서 학생들은 어떤 태도를 지녀야 할까요?
쓸데없는 경쟁을 하지 말아야 해요. 특히 학점 경쟁은 아무 의미가 없어요. 대신 저는 팀워크를 많이 경험해야 한다고 봐요. 공동 프로젝트를 많이 해보는 거죠. 그 과정에서 내 아이디어를 관철시키기 위해 설득하고 토론하고. 그런 게 진짜 경쟁이에요. 대학생 때 그런 경험을 하고 안 하고의 차이는 엄청나요. 그리고 제일 중요한 거! 대학교에 들어갔으면 능동적으로 공부해야 해요. 교수님이 혹은 사회가 뭘 해줄 거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학생들이 사회인으로 잘 나아가기 위해 갖춰야 할 능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일단 자기 전문 분야에 내공은 당연하고요. 거기에 플러스 알파가 있어야 해요. 말을 잘 한다거나 사교성이 좋다거나 남을 즐겁게 해준다거나. 사람들이 자기 실력만 있으면 되지 않냐고 하는데 실력만으로는 일을 잘 할 수 없어요. 미켈란젤로 같은 천재가 아닌 이상, 대부분 비슷한 능력을 갖고 살아남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이거든요. 프로 세계에 있으려면 자신만의 필살기가 필요해요. 제 필살기는 다른 사람을 재밌게 해주는 능력이에요. 남을 재밌게 해줄 때 제가 즐거워요. 사람들도 “김진애가 까칠한데, 놀면 재밌어”라고 얘기한답니다.
 

평소 자존감에 대해서도 많이 얘기하셨는데, 자존감을 발견하고 키우는 법이 있을까요?
자존감에 있어서 내가 제일 중요해요. ‘나는 무지무지 하찮다. 그렇지만 나는 하나밖에 없다’라고 생각해야 해요. 그리고 나한테 뭐가 중요한지 알고 찾아야 해요. 찾는 방법은 각자 달라요. 누구는 책을 통해서, 누구는 길을 걷다가 찾게 될 수도 있어요. 저는 끊임없이 저를 시험에 들게 하는 편이에요. 사람들은 제가 성공한 것만 보니까 줄곧 성공의 길을 걸어온 줄 알지만 제가 한 일 중 실패가 90%예요. 그래도 저는 도전하는 과정이 너무 재밌었어요. ‘이 세상엔 내 마음대로 안 되는 게 있구나’라고 느끼면서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더 노력하며 성장해온 거죠.

죽기 전에 쓰고 싶은 책 리스트가 있다고 하셨는데, 요즘 집필 중인 책이 있으신가요?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김진애의 도시이야기’ 코너를 진행하면서 <도시 이야기>라는 책을 쓰고 있어요. 올 여름쯤 나올 거고요. 그 외 <집 이야기>, <공간 이야기>라는 책도 올해나 내년쯤 나올 예정이에요.

마지막으로 캠퍼스 플러스를 읽는 20대에게 한마디.
20대 때는 해야 하는 건 많은데 아는 건 많이 없고 막막하잖아요.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세 가지예요. 첫째, 수없는 실패를 해야 해요. 사람들이 제게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묻는데, 이 세상에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은 없어요. 두렵지만 도전하는 거예요. 둘째, 자기 가슴을 뛰게 하는 무언가가 있어야 해요. 사회에 대한 분노도 좋고, 재벌에 대한 분노도 좋아요. 셋째, 지속가능한 멘토를 마음에 품었으면 좋겠어요. 제가 박경리 선생을 품은 것처럼요. 마지막으로 덧붙이자면, 스스로 왜 자신이 그 자리에 있는지 알고, 그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걸 가능한 하고, 굉장히 즐겁게 누릴 수 있었으면 해요. 자기에게 흘러나오는 동력이 필요해요. 그건 자신한테 달려있어요.


연혁
제18대 국회의원 (비례대표/민주통합당) (2011.12~2012.05)
제18대 국회의원 (비례대표/민주당) (2009.11~2011.12)
카이스트 미래도시연구소 겸직교수 (2007~2009)
대통령자문 건설기술 건축문화선진화위원회 위원장 (2005~2008)
제17대 총선 열린우리당 공동선대위원장 (2004)
제17대 국회의원 총선거 열린우리당 공동선거대책위원회 위원장 (2003)
서울포럼 대표 (1991)
지역개발연구소 신행정수도 기획단 (1978~1980)

저서
집 놀이 (2018)
여자의 독서 (2017)
사랑에 독해져라 (2015)
꿈이 있는 공부 (2015)
한 번은 독해져라 (2014)
다시 동화를 읽는다면 (2014)
왜 공부하는가 (2013)
인생을 바꾸는 건축수업 (2012)
김진애가 쓰는 인간의 조건 (2011)
도시 읽는 CEO (2009)
김진애의 공간정치 읽기 (2008)
그 외 다수

방송
tvN 알쓸신잡3(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 사전) (2018)

수상
제8회 의정대상 국회의원부문 (2010)
국민훈장 동백장 (1998)
타임 차세대 세계리더 100인상 (1994)
취재_구은영 기자, 박정수 학생기자 사진_안용길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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