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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중시하고 트렌드를 고찰하는 서울여자대학교 언론영상학부 주창윤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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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세상일수록 사랑의 의미를 잃지 말라는 주창윤 교수. 문학을 좋아해서 시인으로 등단했고, 현재는 대중문화부터 트렌드까지 폭넓게 연구 중이다. 인문학적 감성과 사회과학적 상상력으로 사랑의 인문학과 문화 트렌드를 알리는 그를 만났다.
현재 강의 및 연구하시는 분야와 함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서울여자대학교 언론영상학부 주창윤입니다. 트렌드에 관심이 많아서 주로 문화 트렌드에 대한 재밌는 강의를 하고, 교양으로는 늘 ‘사랑의 인문학’ 수업을 진행합니다.
사랑이 가진 다양한 의미를 주제로 성찰하는 ‘사랑의 인문학’ 강의를 개설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2011년, 한 대학에서 학생 여러 명이 잇따라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했었어요. 기성세대이자 교수로서 상심이 컸고, 사랑을 채워줘야겠다는 생각에 교양과목으로 개설했죠. 강의명처럼 단순 학문보다 인문학에 가까운데요. 인문학은 깊은 주제에 대해 성찰합니다. 우리 삶에서 굉장히 중요한 문제인 사랑을 주제로 인문학에 대해 얘기하고 싶어서 ‘사랑의 인문학’ 강의를 이어가는 중입니다.
‘사랑의 인문학’은 성숙한 사랑의 방향을 찾아가는 수업인 것 같아요. 교수님이 생각하시는 성숙한 사랑은 무엇인가요? 성숙한 사랑은 고정돼 있지 않아요. 두 사람이 서로 다름을 인정하면서 끊임없이 나아가는 과정 자체를 사랑이라고 보거든요. 성숙하지 못한 사랑은 미디어가 말하는 판타지를 통해 사랑을 지나치게 환상적으로 그리거나 운명으로 생각하는 것, 또는 이상적이고 절대적 개념을 만들어서 바라보려는 태도라고 할 수 있죠. 미성숙한 사랑의 특징은 상대방과 내가 하나라고 착각하는 거예요. 서로 다른 사람으로서 가진 타자성을 인정하지 않고 일심동체가 되길 원하는 건 성숙하지 않아요.
사회가 불안정해지며 이전보다 사랑이 어려워진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시나요? 정말 위험에 빠졌다고 생각해요. 경제 위기를 직면하며 사랑하기 어려운 조건에 처했고요. 특히 젠더 갈등이 깊어지며 20대 남녀 간 가치관 차이가 커요. 누군가를 만나서 사랑하기보다 스마트폰을 보는 등 개인 시간을 더 선호하기도 하죠. 이런 모습은 앞으로 점점 심해질 거예요. 하지만 사랑이 없는 삶은 매우 힘들어요. 이를 통해 내 정체성이나 존재감을 확인하고 찾아가기 좋거든요. 중요한 의미를 놓치는 것 같아 아쉬워요.
매 학기 수업에서 다루는 영화가 다르다고요. 영화를 선택하시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이론 수업만 하면 지루하잖아요. 학생들 흥미와 이해를 돕기 위해 한 학기에 영화 총 10편을 30분씩 보여줍니다. ‘사랑의 인문학’이라는 주제에 맞거나 문학적 작품성이 뛰어난지를 판단해서 고르는데 특히 원작이 존재하는 영화를 선호해요. 지난 학기에는 사랑과 육체의 의미에 관해 설명하며 D.H.로렌스의 《채털리 부인의 연인》을 다뤘어요. 소설과 영화를 비교하면서 작품이 가진 사랑의 다양한 의미를 고찰하죠.
8월호 주제는 ‘첫사랑’인데요. 이와 관련한 영화 한 편 추천해 주세요. <건축학개론>을 추천하고 싶어요. 첫사랑이 얼마나 서투른지를 잘 표현한 작품이거든요. 첫사랑이 어려운 이유는 미성숙한 상태에서 사랑하기 때문이에요. 작중에서도 주인공인 승민과 서연이 서로의 마음을 확실하게 알아보지 않고 시기를 놓쳐버려요. 지나고 나서야 깨닫죠. 성숙한 사랑을 찾는 일은 어렵지만 영화를 통해 미성숙한 부분을 돌아볼 수 있을 거예요.
수업 시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요? 코로나19 때 온라인 수업을 하다가 눈물을 흘려 학생들 사이에서 화제였던 경험이 생각나요. ‘사랑의 인문학’ 마지막 수업 시간에 용기를 북돋아 주는 노래와 영상을 보여주는 중이었죠. 그때 어떤 학생이 “저 지금 울어요”라는 댓글을 쓴 거예요. 이유는 정확히 모르지만 ‘그 학생이 지금 많이 힘들구나’라는 느낌을 받으면서 갑자기 저도 눈물이 나더라고요. 당시 학교에 잘 오지 못했고, 학생들을 아끼다 보니 복합적 감정이 들며 덩달아 마음이 아팠던 것 같아요. 겨우 눈물을 닦고 수업을 마쳤는데 아마 제 교수 인생에서 가장 벅찼던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오프라인 수업에서는 아직 이만한 에피소드가 없네요.
대학생 때 전공은 신문방송학이었지만 문학에 관심이 많으셨다고요. 언론영상학 교수님의 시선으로 보는 문학은 어떤 느낌인지 궁금합니다. 언론영상학 교수로서 문학을 보지는 않아요. 문학에서 쓰는 언어와 언론 영상에서 쓰는 언어는 다르거든요. 다만 시를 쓸 때 사회과학자 시선이 묻어나긴 합니다. 두 번째 시집인 《옷걸이에 걸린 羊》에는 사회과학적 상상력을 발휘한 문명 관련 시를 담았고, 《안드로메다로 가는 배민 라이더》는 다큐멘터리 같은 시를 담았어요. 코로나19로 플랫폼 노동자가 많아진 시기에 개인 간 분노와 위로받고 싶어 하는 마음을 나타냈죠.
대중문화사를 연구하는 언론영상학부 교수 입장에서 문화 트렌드를 파악하기 위해 키워야 할 시각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경영으로 보는 시각, 문화를 읽는 관점, 이를 사회적 관계 속에서 연결해 잡아내는 시선이 중요한데요. 이런 능력을 키우려면 꾸준히 관찰해야 합니다. 트렌드 확산 경로를 살피기 위해서는 SNS를 참고하는 게 가장 좋아요. 인사이트 뉴스레터를 찾아보며 최신 유행을 파악하는 일도 필요하고요. 매년 10월에 나오는 트렌드 관련 책도 참고하면 좋겠어요. 트렌드는 흐름 파악이 중요하니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해요. 미디어, 광고 홍보, 경영 등 트렌드에 민감한 전공생들은 흐름을 관찰하는 습관을 지니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캠퍼스플러스》 독자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대학 생활을 통해 본인만의 서사를 만들어 가면 좋겠어요. 단순히 대학교에 입학해서 수업을 듣고 졸업하는 게 전부가 아니니까요. 취미 생활이나 새로운 도전 등 다양한 경험을 하면 취업뿐 아니라 인생을 살아가는 데 굉장히 도움이 될 거예요.
PROFILE
학력 한양대학교 신문방송학 학사 (1986) 한양대학교 신문방송학 석사 (1988) 영국 글래스고대학교 Media&Culture Policy 석사 (1993) 영국 글래스고대학교 Flim&Television Studies 박사 (1997)
경력 MBC 경영평가위원 (2008~2009) 방송통신위원회 방송평가위원 (2018~2019) 서울여자대학교 언론영상학부 교수 (2001~) 외 다수
시집 《물 위를 걷는 자 물 밑을 걷는 자》 (1989) 《옷걸이에 걸린 羊》 (1998) 《안드로메다로 가는 배민 라이더》 (2021)
수상 한국방송학회 학술상 (2005) 한국언론학회 저술상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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