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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를 통해 대중의 문화 향유 기회를 높이고 싶어요.”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박혜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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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미술을 연구하고 전시를 기획하는 박혜성 학예연구사. <초현실주의와 한국근대미술>, <한국 근현대 자수> 등 굵직한 전시를 통해 소외된 작가와 장르를 조명하며 한국미술계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는 그의 얘기를 들어봤다.
박혜성(51) 회사 소재지 서울 중구 세종대로 99 입사일 2013.11, 2020.09 학력 서울대학교 미술경영 전공 박사학위 경력 서울대학교미술관 근무(2010), 서울대학교 강의, 가천대학교 강의, 성신여자대학교 강의, 한남대학교 강의 자격증 정학예사자격증 2급
간단한 자기소개와 현재 맡고 계신 업무를 소개해 주세요. 안녕하세요. 근대미술을 중심으로 전시를 진행하는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근무 중인 학예연구사 박혜성입니다. 주요 업무는 조사 및 연구와 전시 기획이지만, 미술관 정책, 예산 관리, 소장품 수집 제안, 외부 협력 등 다양한 역할을 맡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는 어떤 일을 하나요? ‘학예연구사’라는 단어는 낯설지만 ‘큐레이터’라는 말은 익숙하실 거예요. 한국에서 큐레이터를 전문직 공무원 직급으로 제도화한 게 ‘학예연구사’라는 직무죠. 국립현대미술관에서는 전시 기획자뿐 아니라 소장품 관리자, 등록 담당자, 보존 과학자, 교육 담당자, 전시 디자이너 등 다양한 전문 인력을 모두 학예연구사라 지칭해요.
전시를 완성하는 과정이 궁금합니다. 먼저 큰 주제를 정하고 작가, 작품, 아카이브 등 자료를 조사·분류해 새로운 의미를 부여해요. 이때 단순한 사물이 아닌 예술적 가치를 보여주려고 신경 써요. 작품을 선정하면 소장품 관리자, 전시 디자이너 등 다양한 직군과 협업해 전시를 꾸리죠. 여러 전문가와 함께 만드는 만큼 소통이 중요해요.
최근 진행한 <초현실주의와 한국근대미술> 전시는 어떤 점에 중점을 두셨나요? 최근 한국 문화예술은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불과 20~30년 전만 해도 한국 근현대 미술은 ‘모방’과 ‘자생성’ 논쟁 속에 있었어요. 특히 초현실주의는 한국에 존재하지 않거나 단순한 서구 작품 아류로 평가했죠. 이번 전시에서는 이런 기존 관념에 질문을 던지고자 했어요. 전문가에게조차 낯설지만 자신만의 방식으로 초현실주의를 지향했던 작가를 발굴해 소개하며 한국미술의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한국 근현대 자수: 태양을 잡으려는 새들> 전시로 ‘올해의 양성평등문화 콘텐츠상’을 수상하셨어요. 전시를 통해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자수는 과거 유물이나 여성 취미 활동으로만 인식하며 미술사에서 오랫동안 소외된 분야입니다. 하지만 19세기 말에는 국제박람회에서 문명을 상징하는 공예품이었고, 20세기 초에는 신여성이 독립을 모색하며 사실주의를 실험하는 매체로 활용했어요. 경제성장기에는 부를 창출하는 수공예였죠. 무엇보다 20세기 중반 추상이 미술계 주류가 됐을 때 예술로 인정받기 위해 추상 자수가 성행했다는 사실이 흥미로웠어요. 전시를 통해 자수가 가진 다층적 면모를 보여주고, 미술사라는 거대 담론이 빠뜨린 부분을 메우고 싶었죠.
지금까지 기획한 전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전시를 알려주세요. 모든 전시가 의미 있지만 <덕수궁 프로젝트 2021: 상상의 정원> 전이 특히 기억에 남아요. 살아 있는 작가와 신작을 제작하는 프로젝트는 제게 큰 도전이었거든요. 화가, 설치미술가, 무형유산, 조경가, 음악가 등 다양한 분야와 협업하며 배우는 점이 많았죠. 다만 덕수궁 자체가 문화재라 물리적 제약이 많아서 생각지도 못한 절차나 과정 때문에 애먹었어요.
가장 보람을 느낀 순간은 언제였나요? <자수전>에서 정말 수를 놓은 작품인지 자신도 모르게 손을 뻗으며 감탄사를 연발하는 관람객을 보면서 뿌듯함이 몰려왔어요. 다른 세대가 함께 관람하며 경험을 나누는 장면도 인상 깊었죠. 무엇보다 제 전시를 보고 논문 주제를 정했다는 대학원생, 작업 방향을 확장했다는 젊은 작가, 알려지지 않은 작가 작품을 소장하고 싶다는 컬렉터 등 전시가 영향을 미친 사람을 만나면 큰 보람을 느껴요. 더불어 그동안 소외된 작가를 소개해 유족께 작은 위안을 드리고 한국 근현대 미술 연구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길 바랍니다.
학예연구사를 직업으로 선택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학부 전공은 영어영문학이었는데 대학교 3학년 때 어학연수를 하며 유럽 미술관, 박물관을 둘러본 뒤 미술사에 관심이 커졌어요. 미술이 시각적, 공감각적으로 인간 내면과 역사, 문화를 드러낸다는 점과 미술관에서 향유하는 방식에 매료됐죠. 뒤늦게 미술사 수업을 듣고 진로를 바꿨고, 미술이론 전공으로 대학원에 진학했습니다.
대학 시절 어떤 준비를 했나요? 교양 수업 대신 미술 전공자가 수강하는 강의를 정말 많이 청강했어요. 늦게 시작한 만큼 학점보다 학습량을 택한 거죠. 대학원 수료 후 갤러리, 연구소 등에서 어시스턴트로 일하거나 비엔날레(Biennale) 등에서 통역이나 번역을 맡기도 했고요. 이런 사소한 경험이 모여 경력과 역량이 되는 듯해요. 현장은 조사·연구 시간이 넉넉하지 않아요. 재학 중에 한 공부가 전시 기획 바탕이 되니 많이 공부하길 권합니다.
학예연구사로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역량은 무엇인가요? 지적 호기심과 예술 및 역사에 대한 애정이 필수예요. 심도 있는 조사 연구를 토대로 전시를 기획하는 만큼 최근 박사학위를 취득한 학예연구사가 늘어나는 중이죠. 학위가 전문성을 보장하진 않지만 전시 기획에 필요한 기반을 마련해 줘요. 또 여러 직군 전문가, 유족, 소장가 등과 협업하기 때문에 소통 능력이 중요해요.
학예연구사를 꿈꾸는 대학생이 하면 좋은 활동을 추천해 주세요. 많은 학생이 석사학위 없이 큐레이터가 될 수 있는지 궁금해하는데요. 예전보다 다양한 전시 공간이 생기면서 학위가 절대적이지는 않지만, 미술사 지식과 논문 작성 경험은 꼭 필요해요. 국립현대미술관 학예 연구원도 대부분 석사학위를 갖고 있고요. 또 주제를 정해 글을 써보거나 전시를 보며 기획자 의도와 방식을 역추적하고 ‘내가 기획자라면 어떻게 할까?’라고 상상해 보길 추천해요. 지식과 경험을 단순히 쌓는 데 그치지 않고 ‘내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죠. 혼자 작은 프로젝트를 만드는 것도 방법이에요. 플랫폼이 다양해진 요즘은 충분히 도전할 수 있는 시대니까요.
앞으로 기획해 보고 싶은 전시나 연구하고 싶은 주제가 있으신가요? 관람객이 몰리는 블록버스터 전시가 아니더라도 국립미술관으로서 재평가가 필요한 작가와 작품을 꾸준히 발굴하고 싶어요. 또 미술을 영화, 종교, 과학 등 다른 분야와 접목해 근대를 입체적으로 조명하는 전시를 만드는 일도 목표예요.
이 직무를 꿈꾸는 대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 부탁드립니다. 국공립 기관은 채용이 일정하지 않고 공급이 적어서 막막할 수 있어요. 경력 채용이 늘어서 바로 입사하기도 쉽지 않죠. 따라서 중소규모 사립기관에서 경력을 쌓는 게 현실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문화예술 기관이 국가 지원을 받으려면 학예사 자격증 보유 인력을 채용해야 하니 취득하면 도움 될 거예요. 최근 한국미술에 대한 세계적 관심이 높아지며 해외 기관에서도 한국인 큐레이터를 찾는 경우가 늘었어요. 외국어 실력이 된다면 도전해 보는 것도 좋은 선택입니다.
나만의 취업 노하우 01 나만의 시선 만들기 지식과 정보가 넘쳐나고 AI가 뚝딱 그럴듯한 기획서를 만들어내는 요즘은 ‘나만의 아이디어와 시각’을 갖추는 능력이 중요해요.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기회를 위해 본인만의 광채를 지닌 보석이 되도록 조금씩 계속 다듬어 보세요.
02 끈기 있게 도전하기 간절히 원한다면 몇 번이고 두드려 보세요. 저는 국립현대미술관 면접만 일곱 번을 봤거든요. 노력하면 언젠가 문이 열릴 거라 믿어요. 세상 기준에 자신을 맞출 필요 없고, 너무 늦은 시기도 없는 것 같아요.
CREDIT 최서윤 인턴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