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THEME : 추억] 넷. 4인 4색 이야기 다양성으로 세상을 물들이다

작성자관리자

등록일2019-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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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 #채식주의자 #조현병 #탈코르셋
거리를 나서면 취향에 맞게 개성을 뽐내고, 자신의 색으로 세상을 물들이는 사람들이 보여. 패션뿐만 아니라 우리의 내면도 다양한 컬러를 띄고 있지. 그런데 가끔 사람들은 서로 다른 모습을 틀린 것으로 받아들이고, 편견을 앞세워 갈등을 빚기도 해. 세상의 오해와 편견에 맞서 자신의 목소리를 낸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 지금 한번 들어볼래?

 
동성애자
보토(​24)


‘다름’과 ‘틀림’은 엄연히 다릅니다. 우리는 당신들과 ‘다른’존재로서 늘 곁에 존재하고 있어요.

성 소수자임을 깨닫게 된 계기가 있나요?
어릴 때부터 자동차보다 반지가 좋았고, 체육 시간이 가장 무섭고 싫었어요. 동성보다 이성 친구와 잘 지냈죠. 제가 남들과 늘 다르다는 걸 알고 있었는데, 고등학교 입학 전 연애 감정으로 좋아하는 남자아이가 생기면서 게이라는 걸 확신했어요.

주변에 자신의 성 정체성을 오픈한 경험이 있나요?
편견 없이 있는 그대로 저를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에게만 커밍아웃했고, 다행히 모두 긍정적이었어요. 예전에는 힘들었던 제 과거와 인생을 하나하나 이해해 주려는 반응에 감동했다면, 지금은 제 성 정체성이 무엇이든 관계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반응이 제일 좋아요.

성 소수자로서 힘든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있는 그대로 행동하지 못하는 점이에요. ‘왜 연애 안 하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남자랑 연애하고 있다는 말이 잘 안 나와요. 부모님께도 거짓말하죠.

전하고 싶은 메시지나 바람이 있다면?
첫째, 성 소수자도 여러분과 똑같은 사람이에요. 다만 사랑하는 상대가, 혹은 방식이 다를 뿐이에요. 성 소수자를 이해하지는 못하더라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줬으면 좋겠어요. 둘째, 성 소수자가 존재를 부정당하지 않고, 당당히 살 수 있는 사회를 바라요. 남들에겐 평범한 일상이 저희에겐 불가능한 경우가 많거든요. 마지막으로 성 소수자에 대한 편견이 없다면서 모순되는 말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내 주변엔 없었으면’, ‘레즈비언은 괜찮은데 게이는 더러워’ 같은 말이요. 결국 우리는 같은 세상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잖아요.

 
*페스코 베지테리언
옥자(23)


저는 제 신념과 가치관을 위해 채식을 합니다.

*페스코 베지테리언: 유제품, 가금류의 알, 어류는 먹는 채식주의자

채식을 선택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환경오염과 동물 복지 이슈에 관심을 가지면서 막연하게 채식을 염두에 뒀어요. 그런데 먼저 채식을 실천한 친구를 만나게 되면서 더 미룰 필요가 없겠다 싶어 채식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채식을 시작했을 때 주변 반응은 어떠했나요?
친구들은 신기해하며 응원해줬습니다. 어떻게 고기를 안 먹을 수 있는지, 고기 외에도 먹을 게 있는지 신기해했죠. 부모님은 몸이 약한 저를 걱정해서 조금 부정적인 반응이세요.

채식을 실천한 뒤 긍정적인 변화는 무엇인가요?
몸이 가벼워졌고, 소화불량 증상이 덜해요. 무엇보다 마음이 편해요. 제가 인지한 문제를 모른 척 눈 감아선 안 된다고 생각했는데, 채식을 통해 환경오염이나 동물 복지와 관련해 문제 해결에 나섰다고 여겨져 스스로 만족합니다.

채식을 하면서 힘든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비채식인과 식사할 때 함께 먹을 메뉴를 정하는 것과 일반 음식점에서 채식을 지키면서 먹을 만한 메뉴를 고르는 게 어려워요. 학생인 지금이야 메뉴 선택권이 자유로운 편이지만 사회생활을 시작하면 더 힘들어지지 않을까 걱정도 됩니다.

전하고 싶은 메시지나 바람이 있다면?
제가 비건이라고 편하게 말하면서 채식하는 이유에 대해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되길 바라요. 비건의 존재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면 어느 식당에 가도 비건 메뉴 한두 개씩은 팔지 않을까요?

 

조현병
토끼(22)


네 잘못이 아니야:)

조현병이 처음 발병한 시기는 언제인가요?
중학교 입학 전 발병했고, 병원에 가서 투약을 시작한 건 중학교 3학년 때입니다.

사람들에게 자신의 발병 사실을 오픈했을 때 반응이 어떠했나요?
“누구나 다 그래”, “꾀병 부리지 마”, “거짓말하지 마”라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제 발병 사실을 가볍게 여기거나 별 고민이 아닌 것처럼 반응했어요.

조현병으로 인해 힘든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는 증상이 힘듭니다. 예를 들면 환청이나 망상이 있습니다. 또 어지럼증, 몽롱함, 20kg이 넘는 체중 증가와 같은 약 부작용이 힘들었습니다.

반면 조현병을 가지고 살면서 긍정적인 경험이 있나요?
저처럼 아픈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고, 아픈 그들을 도와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본인에게 가장 도움이 되었던 말이나 경험이 있나요?
울어도 돼. 너의 잘못이 아니야.

전하고 싶은 메시지나 바람이 있다면?
정신질환도 하나의 질환입니다. 조금이라도 의심된다면 병원에 꼭 가보세요. 초기에 치료할수록 회복이 쉽습니다.
 

 

탈코르셋
어텀(21)


나의 용기가 그대의 용기가 되어 세상을 변화시킬 파동이 되기를.

탈코르셋을 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사회가 여성이 외모에 치중하도록 만들어 야망을 품는 것을 막고, 기존의 가부장적 지배질서를 고착화하는 것에 분노하며 탈코르셋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탈코르셋을 했을 때 주변 반응은 어떠했나요?
엄마는 ‘우리 딸이 아들이 된 것 같다’고 말했고, 아르바이트하는 매장의 매니저님은 ‘남자친구와 헤어진 거냐’고 물었죠. 그런 반응에 지쳐갈 때, 과 동기가 ‘탈코르셋’을 다룬 기사를 제게 보여주며 지지해준 것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노 메이크업 이후 긍정적인 변화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이전에는 화장을 하면 할수록 얼굴의 단점만 도드라져 보였어요. 스스로를 탓하고, 검열하고, 채워질 수 없는 이상을 좇느라 지쳤죠. 제 가치가 외모에 있지 않다는 걸 깨닫고 메이크업을 그만두었고, 해방감을 느꼈어요.

메이크업을 하지 않아 힘든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여성이라면 화장을 당연히 해야 한다’는 사회의 시선이 가장 힘듭니다. ‘나중에 사회인이 되었을 때 불이익을 받지는 않을까?’라는 걱정도요.

전하고 싶은 메시지나 바람이 있다면?
뷰티 산업이 여아에게도 영향을 미치는 한국 사회에서 탈코르셋 운동이 더더욱 가시화되고, 의제화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꾸밈 노동을 거부하고 획일화된 여성상에 자신을 끼워 맞추지 않는 여성, 짧은 머리에 노메이크업 여성을 그러려니 보아 넘기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글_권성은•오하은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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