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에 한국학과를 개설하고 싶어요” 한국외국어대 한국학과 이사리 자흐러

작성자관리자

등록일2020-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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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한국학과 #글로벌 캠퍼스
외국인 학생의 국내 대학 생활과 그들이 바라본 한국에 대해 이야기하는 ‘글로벌 캠퍼스’ 코너의 첫 번째 주인공은 이사리 자흐러(Isari zahra)다. 그녀는 한국이 좋아서, 한국을 알고 싶어서 이란에서 한국으로 유학을 왔다. 낯선 언어, 문화 차이, 향수병 등으로 타지에 적응하기 쉽지 않지만, 그녀는 자신의 꿈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이란에서 온 이사리 자흐러라고 합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글로벌 캠퍼스에서 한국학과를 전공하고 있어요. 방학 때는 서울에 지내고 싶어서 지금은 신촌에 살아요.

방학 동안에는 뭘 하면서 지내세요?
제가 문학 쪽에 관심이 많아서 개인적으로 이란 소설 한 편을 한국어로 번역하고 있어요. 이란에 대한 생활 문화가 많이 나오는 로맨스 소설인데, 한국인의 시선으로 봤을 때 재밌을 것 같아서 작업하고 있어요.

한국으로 유학을 오게 된 계기가 있나요?
이란보다 한국은 천연자원이 잘 없는데도 우리가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어요. 그래서 어떻게 이렇게 잘 사는 나라가 되었는지 궁금했어요. 또 케이팝이나 <주몽>, <대장금>, <드림하이> 같은 한국 드라마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오게 된 것도 있어요.

한국에 대한 첫인상은 어땠어요?
유학 오기 전 한국 여행을 한 번 왔는데, 안전하고 분위기도 좋고 사람들도 친절했어요. 한국 드라마를 많이 봐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낯설지 않았고 좋은 인상이었어요.

한국 대학 중 한국외대를 선택한 계기가 있나요?
서울대, 한양대, 연세대, 한국외대 네 곳을 좋은 대학교로 알고 있었어요. 근데 저는 한국학과를 가고 싶었고, 그쪽으로는 한국외대가 유명하고 외국인에게 잘해주는 학교라고 해서 가게 되었어요.
 
학교에서 진행하는 수업은 어때요? 만족하시나요?
한국어로 진행하는 수업은 이해하기 힘들지만, 외국인으로서 모르는 사실을 알게 되니까 조금 만족스럽고 기뻐요. 한국 역사뿐만 아니라 현대 문화와 생활습관도 배우니까 일상생활에도 도움이 되어서 너무 좋아요.

한국에서 대학 생활하는 동안 문화 차이를 느낀 적이 있어요?
첫 학기 때 저와 친해지고 싶다는 사람이 없어서 다들 저를 싫어하는 줄 알고 슬펐던 적이 있어요. 왜냐면 이란은 외국인에게 잘해주는 문화가 있어요. 저는 이런 문화가 자연스러워서 한국에 가도 제가 외국인이니까 다들 잘해주겠지 생각했어요. 그런데 아니었던 거죠. 다행히 어떤 수업에서 한국 교수님이 제게 힘든 점이 있냐고 물어서 친구가 없다고 하니까 이후 그 수업 친구들이 제게 말을 걸어줬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한국 사람들은 부끄러워서 쉽게 말을 걸지 못한다고 하더라고요.

한국 대학생들은 외국인 학생을 어떻게 바라보는 것 같아요?
물론 다른 나라도 그렇겠지만, 외국인의 나라에 대해 잘못된 인식을 하고 판단하는 경우가 있어요. 예를 들어 이란은 페르시아어를 쓰는데 아랍어를 할 줄 알거나 이상한 히잡을 써야 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저도 이해해요. 우리나라 사람도 한국에 대해 잘 모르면 그럴 수 있으니까요.

한국에서 대학 생활을 하면서 어려운 점이 있어요?
모국어가 아닌 다른 언어로 공부하는 게 조금 힘들죠. 그 외에는 외국에 살면서 부딪히는 문제들이에요. 가족을 보고 싶은 것도 있고요. 가족을 못 본 지 2년이나 됐거든요.

반면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요?
첫 학기 때 다양한 학과 친구들과 공주로 1박 2일 여행 간 거요. 처음 간 도시였고 분위기도 좋았어요. 무엇보다 한국인 친구들과 처음 간 여행이어서 기억에 남아요.

앞으로 한국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나요?
글쓰기를 좋아해서 나중에 한국어로 제 소설을 쓰고 싶어요. 그리고 대학 졸업 후 한국 대학원의 한국학과에 진학해 박사 학위를 취득하려고 해요. 최종적으로는 교수가 되어서 이란에 한국학과를 만들고 싶어요.
 
 
이사리 자흐러가 알려주는‘이란 여행 팁’
1. 많은 사람이 오해하는 부분이 있는데, 이란은 여행하기 좋은 안전한 나라에요. 특히 페르시안 스타일의 화려하고 멋진 궁전이 많아요. 그중 테헤란(Teheran)에 있는 골레스탄 궁전(Golestan palace)과 이스파한(Isfahan)에 있는 시오세 다리(Si-o-se pol Bridge)를 추천해요. 또 다르반드(Darband)라는 산 위에 아름다운 식당이 있는데 거기서 양고기, 감자, 채소 등을 넣고 끓인 압고쉬트(abgosht)를 꼭 먹어보세요. 진~짜 맛있어요.

2. 이란은 터로프(Tarof)라는 문화가 있어요. 일명 인사치레, 빈말이라고 해요. 예를 들어 택시를 타고 내리는데 기사님이 ‘돈 안 내도 된다’라고 말해요. 그런데 이때 하는 말은 빈말로, 진짜 요금을 계산하지 않고 내려선 안 돼요. 돈을 안 받는다고 사양하더라도 끝내 지불해야 해요. 다른 상황에서도 마찬가지예요. 이란은 돈을 바로 받는 게 예의가 없다고 생각해서 그런 식으로 돌려서 말하는 편이거든요.
글_구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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