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고 있던 기억을 찾아라 일기장 발굴하기

작성자관리자

등록일2022-12-13

facebook kakao link
잊고 있던 기억을 찾아라
일기장 발굴하기
 
학창 시절, 방학이 끝나갈 때 밀린 일기를 부랴부랴 써본 경험 한 번쯤 있을 거야. 그 시절 일기장 속엔 잊었던 옛날 모습이 담겨있어서 괜히 그리워지곤 해. 삐뚤빼뚤 적은 초등학교 일기부터 어엿한 성인이 되어 쓴 것까지 다양한 일기장을 들춰봤어. 함께 과거를 읽으면서 회상해볼까?
 



초등학교 2학년을 하루 앞둔 9살 유진의 일기
성신여자대학교 사학과 18학번 송유진
 

일기를 쓴 이유를 기억하나요?
너무 오래돼서 정확히 기억나진 않아요. 날짜를 보니 초등학교 2학년 개학을 앞둔 때였네요. 부모님께서는 제가 일기 쓰는 걸 좋아했다고 하시더라고요. 숙제가 아니어도 항상 주제를 고민하고 자발적으로 일기를 썼대요.

과거 일기장을 들춰보니 기분이 어때요?
삐뚤빼뚤한 글씨, 발음대로 쓴 맞춤법이 너무 귀여워요. 기억조차 나지 않는 15년 전 일기를 마주하니 ‘내가 이런 생각을 했었나’ 하며 스물넷의 눈으로 9살 아이를 바라보게 되네요. 겨울을 잘 마치기 위해 어떤 용기를 내야 했었는지 궁금해요. 그땐 다 큰 나이라고 생각했던 걸까요? (웃음) 부모님을 돕겠다니 착한 어린이였던 것 같네요. 그 시절 유진이에게 아직 공부보다는 맘껏 뛰어놀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그때와 지금, 달라진 점이 궁금해요.
너무 어릴 때라서 다른 사람이 쓴 일기를 본 느낌이에요. 시간이 흘러 키가 큰 만큼 생각도 많이 자랐겠죠? 특히 지금은 맞춤법에 예민한 사람이 됐어요. 제일 크게 바뀐 점은 더 이상 일기장에 행복한 이야기를 적지 않는다는 거예요. 이제는 주로 힘들 때 일기를 쓰거든요.



진로를 고민하던 중학교 3학년,16살 예경의 일기
한국외국어대학교 태국어과 19학번 김예경
 

일기를 쓴 이유를 기억하나요?
진로를 고민하던 시기에 적은 일기예요. 어릴 적엔 패션 에디터가 되고 싶었어요. 하지만 어떻게 해야 그 직업을 가질 수 있는지 전혀 몰랐죠. 부모님은 제가 선생님이 되길 바라셨는데, 교사가 되는 방법은 훨씬 분명하다고 생각했어요. 집 근처에 교대가 있어서 왠지 친근했거든요. 그래서 제가 원하던 에디터를 ‘그저 꿈이다, 드라마 같은 일, 지금 당장 이룰 수 없는 꿈’이라고 표현한 것 같아요.

과거 일기장을 들춰보니 기분이 어때요?
저를 드러낼 방법이 오직 공부뿐이라고 생각하던 때였어요. 부모님과 선생님이 칭찬해주시는 성취감에 공부를 잘하려고 했죠. 좋은 성적을 받고, 좋은 대학에 가면 다 해결될 거라고 여겼었나 봐요. 그래서 ‘독하게 참자’라고 적은 것 같아요. 지금 보니 귀여우면서도 안타까워요. 얼마나 답답했으면 일기장에 저렇게 꾹꾹 글을 눌러 썼을까, 16살이 독해지려면 얼마나 독해지려고 그러나 싶네요. 최근 들어 일과 공부에 치여 좋아하던 운동도 줄이고 휴식 없이 사는데 정말 힘들더라고요. 지금은 독해진다는 게 뭔지 잘 모르겠어요. (웃음)

그때와 지금, 달라진 점이 궁금해요.
그땐 공부가 세상의 전부라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다른 방법이 있다는 걸 알아요. 성공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저를 발전시키고 전문 분야에 대한 탐구와 공부가 필요해도 중학생 때 하던 것과는 다르죠. 요즘은 자기 계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지금 꿈은 무엇인가요?
중학생 때와는 달라졌어요. 언론사나 방송사 기자가 되고 싶거든요. 원하는 직종은 달라졌지만 인생 목표와 꿈이 있다는 게 공통점이네요.



복잡함 가득한 대학교 4학년, 24살 소현의 일기
숙명여자대학교 문화관광학전공 18학번 류소현
 

일기를 쓴 이유를 기억하나요?
복잡한 생각을 글로 정리해 일기를 쓰는 편이에요. 공모전과 진로에 대해 생각이 많던 때라 새벽에 글을 썼어요. 함께 준비하는 팀원에게 도움을 주고 ‘무임승차’ 하지 않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죠. 공모전을 마친 뒤 뿌듯하고 기쁜 마음이 컸지만 더 뛰어난 사람을 보며 주눅 들기도 했고요. 그 복잡한 심정을 일기장에 온전히 적었습니다.

과거 일기장을 들춰보니 기분이 어때요?
만약 일기를 쓰지 않았다면 단순히 ‘열심히 해야지’라는 생각에 그쳤을 것 같아요. 하지만 글로 남긴 덕분에 이렇게 다시 읽으며 당시를 회상하고 마음을 다잡게 돼요. 일기를 썼던 제가 대견해지네요. (웃음)

그때와 지금, 달라진 점이 궁금해요.
주눅 들었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잘 몰라도 부딪혀보자!’라는 마음으로 많은 도전을 시도하는 중이에요. 계획했던 걸 실제로 많이 이뤘고, 성과도 내고 있어요. 스스로 다양한 프로젝트 제작도 하고요. 열심히 하고자 했던 과거의 다짐과 노력이 합쳐진 결과라고 생각해요.
CREDIT
취재 송유진 학생기자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