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내 운세는 어떨까요? 점술에 빠진 MZ세대

작성자관리자

등록일2023-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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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내 운세는 어떨까요?
점술에 빠진 MZ세대
 
하루를 ‘오늘의 운세’와 함께 시작하는 사람이 많다. 띠, 별자리 등 종류도 가지각색이다. 무언가 잘 풀리지 않을 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사주 집을 찾아가기도 한다. 정확한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 걸 알면서도 왜 우리는 미래를 묻는 걸까?

 

점술 시장 큰 손이 된 MZ세대

새해가 밝으면 습관처럼 혹은 재미로 하는 일이 있다. 바로 신년운세를 보는 것. 대운이 들거나 답답했던 일이 풀린다는 말에 괜스레 기분이 좋아지기도 하고, 칠팔월에 물가를 조심하라는 뻔한 조언에 귀를 기울이기도 한다.

어두컴컴한 방 안에서 수정 구슬을 매만지는 점성술사 모습, ‘점=미신’이라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인지 한때는 지긋한 어른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2000년대 초반 TV 드라마와 예능에 등장한 이후 꾸준히 번지기 시작해 오늘날 젊은 세대 사이에서 ‘인생 솔루션’을 제시하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최근 점술 시장에 모이는 사람도 대부분 MZ세대다. 주기적으로 사주나 타로 카페 문을 두드리거나 온라인 점술 서비스를 찾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운세를 본다. 구인구직·아르바이트 전문 포털 ‘알바천국’이 10~30대 1,608명에게 ‘운세를 보는지’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90%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청년층 관심이 높아진 만큼 업계 종사자도 늘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유튜브나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운세 앱 등 비대면 영역이 넓어졌다. 대표 운세 앱 ‘점신’은 누적 다운로드 수가 무려 1,200만 회다. 타로 챗봇 서비스 앱 ‘헬로우봇’은 월평균 접속자가 50만 명이라고 한다. ‘구독’과 ‘좋아요’로 복채를 내는 유튜브 타로 역시 최근 많은 사람이 찾는다. 유튜브 통계 분석 사이트 ‘플레이보드’에 따르면 타로 관련 국내 채널이 1,100여 개에 달한다고. 직접 배우기를 원하는 사람도 많아졌다. 온라인 클래스 플랫폼 ‘클래스101’은 지난해 11~12월 전체 인기 검색어 TOP10에 비즈니스 사주, 풍수지리, 타로 키워드가 포함됐다고 밝혔다.

 

인류 역사와 함께 한 ‘점 보는 사회’

인간은 수천 년 전부터 앞으로 펼쳐질 자기 운명을 알고 싶어 했다.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현실 속에서 미래에 대한 궁금증은 먼 과거에도 꾸준한 관심사였을 것이다. 하지만 그 누구도 확실한 대답을 줄 수 없기에 다양한 방법을 통해 한 나라의 길흉화복(吉凶禍福)을 예측하고, 중대사를 결정하고자 했다. 우리나라는 일찍이 고대시대부터 양·소·돼지 등 동물 뼈로 점을 쳤다. 통치자는 국정을 운영하기 위해, 민간에서는 길흉이나 농작물 풍작을 위해서였다. 중국 주나라 때 64개 괘로 음양의 조화에 따라 변화하는 점술 지혜를 담아 집필한 책이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유교 경전인 《주역(周易)》이다.

현재 가장 흔하게 보는 사주명리학은 중국 춘추전국시대에 만들어진 학문으로, 음양오행의 상관관계를 보며 태어난 연월일시에 근거해 길흉화복을 풀이하는 대표 역술법이다. 과거에 같은 사주를 가진 사람의 반복된 데이터와 통계를 토대로 미래를 예측한다. 우리나라에는 고려시대 중국 문화와 함께 사주명리학이 들어온 것으로 추정한다.

서양에서는 점성술과 연금술, 타로 점 등이 점술 계보를 이어왔다. 천문을 읽는 점성술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유라시아 대륙 전체에서 전통적으로 발전해 대부분 고대 국가에서 중요하게 활용한 학문이다. 천체 운행을 바탕으로 두기에 문화적 차이가 있을 뿐 해석은 거의 동일하다.

또 그림이 그려진 78매 카드로 어떤 문제에 대한 해석을 보는 타로 점은 기원이 명확하지 않다. 본래 유럽 각지에서 게임을 하는 데 쓰였으나 18세기 후반부터 신비주의자나 심령주의자에 의해 타로 카드 해석과 카드 점을 통한 점술로 활용하기 시작했다고 알려졌다. 주로 고대 중국, 인도, 아라비아 등 여러 지역에서 만들어져 유래됐을 것으로 본다. 재밌는 점은 과거에도 타로를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이 지금과 같이 양면성을 띄었다는 것이다. 오래전 유럽에서 종교가 득세하던 시기, 타로는 주류가 아닌 변방에서 싹튼 오컬트(occult) 문화로 여겨졌기 때문.

 

점술은 운명의 수레바퀴 카드 같은 것

수천 년간 음지에서 행해지던 타로·별자리·사주·신점 등 신비한 샤머니즘의 세계가 양지로 성큼 걸어 나온 이유는 뭘까. 많은 전문가는 점술 열풍 배경에 사회·경제적 불안 심리가 있다는 의견이다. 실제로 유튜브 타로 댓글이나 운세 앱 후기에서 ‘위로가 된다’, ‘용기를 얻었다’, ‘잘될 거라는 해석을 들으니 눈물이 난다’ 등의 이야기를 흔하게 볼 수 있다. 또한 앞서 말한 알바천국 설문조사에서도 운세를 보는 이유는 호기심뿐 아니라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는 답변이 나왔다.

MZ세대 사이에서 인기 있는 운세 주제는 취업, 연애, 일상 고민 등이다. 최근에는 주식, 부동산 관련 상담도 많다고. 미래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인생에서 중요한 결정이 필요한 순간 심리 상담센터보다 접근성이 쉬운 점술을 통해 불안감과 스트레스를 털어놓는 것이다. 미래에는 보다 희망적인 삶을 살 수 있길 바라면서 말이다. 타로마스터나 사주 상담가가 주는 조언과 위로를 통해 안정을 찾고 마음을 치유하는 등 일종의 심리 상담 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 점술은 비과학적이라고 폄훼되더라도 이런 측면에서 꾸준한 인기를 유지한다.

물론 점술에 지나치게 관심을 가지면 주체적인 삶을 살기 힘들 거라고 우려하는 시선도 존재한다. 이러한 문화가 보편화되고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점술에만 의존하는 성향이 커지기 쉽다는 것이다. 또한 모든 점술이 긍정적 답변만 주지는 않는다. 부정적 얘기를 듣는다면 그 생각에 사로잡혀 우울감에 빠지는 사람도 종종 보인다.

사람은 누구나 삶에 대한 불확실성을 가지고 있으며, 불안을 줄이고 안정감을 얻고 싶어 한다. 점술 풀이는 이러한 문제를 몇 문장으로 해소시키거나 삶의 방향성을 정해주지만 모든 운명을 지배하지는 않는다. 사주나 타로 점을 즐기더라도 그 미래를 만들어가는 건 결국 내 의지와 노력이라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CREDIT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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