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을 대신하는 인공감미료, 대체 당이 탄산음료를 통해 일상 가까이 들어오더니 어느새 주류 시장까지 영향을 미쳤다. ‘제로 슈거’ 제품은 정말 안전하게 단맛을 유지할까? 대체 당에 대해 궁금한 점을 한곳에 모았다. 역사부터 최근 트렌드, 우려되는 점까지 들여다본다.
19세기부터 시작된 대체 당 역사
우선 대체 당이란 무엇인지부터 정확히 알고 가자. 대체 당은 설탕 원료인 사탕수수 외에 다른 재료에서 당을 추출해 만든 인공감미료다. 옥수수 등 식물에서 추출하기도, 화학적 방식을 통해 만들기도 한다. 설탕 아닌 대체 당을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칼로리 때문. 설탕은 짜릿한 단맛만큼 높은 열량을 자랑한다. 또한 과다 섭취하면 당뇨병이나 비만 가능성이 있다는 건 모두가 아는 상식이다. 대체 당은 이런 발병 위험은 줄이고 단맛을 그대로 즐기기 위해 발전해왔다.
설탕을 대체할 감미료를 찾는 여정은 오래전부터 이어졌다. 가장 역사가 깊은 대체 당은 사카린이다. 1879년 미국 존스 홉킨스 대학교 교수 아이라 렘슨(Ira Remsen)과 제자 콘스탄틴 팔베르크(Constantin Fahlberg)가 우연히 발견해 알려졌다. 실험 후 손에 묻은 용액을 씻지 않고 빵을 먹었다가 단맛을 느끼며 의도치 않게 대체 당 역사를 연 것이다. 설탕과 같은 양을 비교하면 300~500배 정도 달지만 0칼로리인 사카린은 1950년대부터 다이어트 식품과 당뇨 환자를 위해 사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1977년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암을 유발했다는 이유로 한때 사용이 금지되기도 했으며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는 경고 문구를 넣어야 했다. 관련 연구가 계속되며 1998년 국제암연구소는 사카린을 발암성 없는 물질로 재분류했고, 2001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사람에게 안전하다고 판단했다. 사카린은 명예 회복을 했지만 여전히 국내 식품 사용에 일부 제한이 있으며 안전을 의심하는 소비자도 적지 않다.
불과 1, 2년 전까지만 해도 가까이에서 구할 수 있는 건 옥수수에서 추출해 만든 요리당, 올리고당 등이 전부였다. 최근에는 스테비아, 알룰로스 등 더욱 다양한 대체감미료를 집 근처 마트에서도 종류별로 찾을 수 있다. 대체 당이 첨가된 식품을 구매하는 것뿐만 아니라 직접 요리할 때도 설탕 같은 고체 가루나 액상 형태로 사용하게 되면서 대체감미료는 더욱 우리 일상과 가까워졌다.
설탕 없이 마시자
한때 열량을 낮춘 ‘다이어트 콜라’가 유행했던 적이 있다. 하지만 기존 제품과 맛에 차이가 있어 소비자 호불호가 갈렸다. 지금은 ‘제로 콜라’의 시대. 제로 콜라는 아스파탐, 수크랄로스 등 대체 당을 활용해 최대한 기존 음료 맛을 보존하면서 칼로리를 낮췄다. 제로 슈거 식품 대표로 콜라 등 탄산음료가 언급되는 이유는 대체 당을 활용한 최초의 음료 제품이기 때문이다. 1904년 진저에일 ‘노칼(No-Cal)’이 최초의 제로 슈거 음료다. 현재 대체 당 활용과 마찬가지로 당뇨 환자를 위해 개발한 제품이었다.
▶ 사진 출처_'한국 코카-콜라', '펩시콜라'
코카콜라는 2005년에 ‘코카콜라 제로’를 출시했다. 경쟁사 펩시는 2016년 기존 저열량 제품을 ‘펩시 제로 슈거’로 새롭게 론칭했다.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난 최근에야 국내에서 제로 음료 시장이 성장하고, 주목받는 추세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업 유로모니터(Euromonitor)에 따르면 국내 제로 슈거 탄산음료 시장은 2016년 903억 원에서 2022년 2,189억 원 규모로 2배 이상 성장했다.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 등 건강을 추구하는 트렌드 영향인 것으로 분석한다. 또한 대체감미료 발전으로 특유의 화학적 단맛이 줄면서 소비자 기호를 충족했다.
▶ 사진 출처_'롯데칠성음료', '하이트진로', 'CU'
제로 슈거는 이제 탄산음료를 넘어 주류까지 영역을 넓혔다. 한국인에게 가장 친근한 술 중 하나인 소주가 주인공이다. 롯데칠성음료는 2006년 처음처럼을 출시한 이후 16년 만인 지난해 9월 제로 슈거 소주 ‘처음처럼 새로’를 선보였다. 새로는 제로 슈거 소주의 시작을 알리며 4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3,500만 병을 기록했다고. 이어 올해 하이트진로도 기존 ‘진로이즈백’ 제품을 제로 슈거로 리뉴얼했다. 편의점 CU도 ‘40240 독도소주 제로 슈거’를 출시하면서 트렌드에 합세했다.
부작용도 제로일까?
최근 제로 슈거 제품 마케팅은 ‘다이어트’와 ‘건강’에 쏠려 있다. 설탕이 들어있지 않은 0칼로리로 식이 조절에 도움을 주며 당 섭취를 낮춘다는 것. 그렇다면 제로 슈거의 제로 칼로리는 정말 제로일까? 정답은 ‘아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음료 100mL당 4칼로리 미만인 경우 제로 칼로리로 표기할 수 있다. 제로 슈거 음료 칼로리는 0에 가까운 것으로 이해하는 게 옳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