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모족 VS 조모족 내 라이프 스타일은?

작성자관리자

등록일2024-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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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모족 VS 조모족
내 라이프 스타일은?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는 인간을 ‘사회적 동물’이라고 정의하며 소속감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우리는 특정 집단에 속한 것만으로도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고 유대감을 느낀다. 하지만 SNS는 이러한 인간의 본성을 위협한다. SNS가 낳은 감정 증후군을 알아보자.

 

나만 뒤처지는 것 같은 두려움

우리 사회는 점점 유행에 민감해지는 중이다. 나만 유행에 뒤처지는 건 아닐까 시도 때도 없이 SNS를 확인하고 타인과 비교하며 불안함을 느낀 적 있을 거다. ‘마감 임박, 한정 수량, 재고 소진’이라는 말에 급하게 구매한 경험도 많다면 당신은 이미 포모증후군을 경험했다. 포모(FOMO)란 ‘Fear of Missing Out’ 약자로, ‘소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뜻하는 일종의 고립공포감, 소외 불안 증후군을 말한다.

이는 원래 마케팅 현상을 설명하는 용어였다. 1996년 이스라엘 출신 마케팅 전문가 댄 허먼(Dan Herman)은 그는 소비자가 어떤 기회나 기쁨을 잃을지 몰라 두려워한다는 걸 인식했다. 소비자 심리를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이었다. 포모가 대두된 건 2004년 작가 패트릭 맥기니스(Patrick McGinnis)가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매거진에 사회이론에 관한 글을 기고하면서부터다. 인터넷이 급격하게 확장하고 페이스북이 등장하며 포모는 보다 분명한 현상으로 등장했다. 다른 사람 게시물이나 반응에 집중하고 유행에 신경 쓰면서 역설적으로 본인 정체성과 개성을 잃는 상황이 발생한 것. 그 과정에서 상대적 박탈감이나 우울감, 무기력 등이 나타났다. 이후 미국·영국에서 성인 과반수가 이러한 증세로 괴로워한다는 통계가 나왔고, 하버드대 경영대학원과 영국 옥스퍼드대는 포모를 사회 병리 현상으로 지목했다.


Story 속에 친구들은 다 왜 잘나 보여

현대인은 하루 중 많은 시간을 SNS에 쏟는다. 마케팅·컨설팅 업체 케피오스(Kepios)가 지난 2023년 7월에 발표한 ‘디지털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이용자 1명 당 하루 평균 2시간 26분 동안 SNS를 사용한다고 한다. 누가 어떤 시간을 보내는지, 무슨 정보를 공유하는지 실시간으로 접하면서 포모증후군을 앓는 사람이 급격히 늘어났다. 여행·맛집 사진 등 인생샷을 경쟁적으로 찍어 올리는 현상이 대표적 예다. 아래 체크리스트에서 5개 이상 해당한다면 포모족은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한다.
 

포모족(族)은 습관적으로 SNS에 접속해 타인의 행위를 관찰하면서, 정보를 얻는다. 앱을 열면 줄줄이 나오는 화려한 광경을 보며 다른 사람이 자기보다 더 보람 있고 가치가 높은 일을 할 거라는 광범위한 강박에 시달린다. 정보 습득으로 불안을 잠재워도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새로운 건 끊임없이 쏟아지기 때문. 소외감이 들어도 유용한 정보를 놓칠까 봐 벗어나지 못한다. 그렇게 일을 하다가도, 대화를 하다가도 끊임없이 SNS에 접속한다. 가상의 고립을 만들어 초조해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하는 것이다. 포모증후군은 극심한 불안감과 스트레스로 인한 무기력증, 우울증, 식욕 부진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소속감을 찾아서

인간 행동은 자율감·소속감, 유능감·목표감으로 나뉘는 심리적 기본욕구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이 욕구가 균형을 이루지 못하고 한 곳이 부족하면 반대 부분을 채우면서 보상하려는 심리가 생긴다. 코로나19가 길어지면서 사회와 단절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온라인에서 일시적 소속감을 보상받으며 자율성이 커졌다. 집단생활에 익숙한 우리에게 소외와 뒤처짐에 대한 두려움은 자연스러운 감정이기에 포모증후군은 낮은 자존감, 우울감, 사회불안 등을 느끼는 동시에 관계 욕구를 동반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서도 핫 플레이스나 유행에 참여하며 안정을 찾는 것.

이런 증상을 극복하기 위해 《사피엔스》, 《호모 데우스》 저자이자 역사학자인 유발 하라리(Yuval Noah Harari)는 ‘덜 효율적으로 살기’를 권했다. 그 방법 중 하나는 싱글태스킹 (single-tasking)이다. 현대 사회에서 동시에 다양한 업무를 처리하는 멀티태스킹 (multi-tasking)이 능력을 평가하는 잣대가 됐지만, 두 개 이상 일을 동시에 처리하면 갈수록 집중도가 낮아지고 효율성도 현저하게 떨어진다. 한 번에 한 가지를 집중하고 몰두하면 포모증후군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소외? 오히려 좋아

유행과 흐름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우리는 단순한 삶에 즐거움을 느끼며 살아갈 필요가 있다. 포모족과 반대로 관계 집착에서 벗어나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사람을 조모(JOMO)족이라고 한다. ‘Joy of Missing Out(잊히는 것의 즐거움)’을 줄인 말로, 온라인 관계를 단절하는 현상이다. 타인과 거리를 두는 일상이 계속된 팬데믹 이후 고립을 즐기는 사람이 등장한 것.

이들은 온라인에서 보이는 과다한 정보와 불필요한 인간관계에 피로를 느끼며 혼자만의 시간을 즐긴다. 혼자 노는 즐거움을 깨닫고 독립적 라이프 스타일을 유지하지만, 스스로 선택한 고립과 단절 속에서 진정한 삶의 의미를 찾기 때문에 ‘혼족’ 문화와는 조금 다르다. 조모족의 가장 두드러진 성향은 SNS를 스트레스로 여겨 멀리한다는 점이다. 계속해서 스마트폰을 확인하는 습관을 고치기 위해 알림을 끄거나 불필요한 SNS 앱을 삭제한다. 스마트폰 사용 시간 제한, SNS 한 달 끊기 챌린지, 디지털 디톡스 등이 유행하는 것도 조모증후군 일환이다.

그렇다고 조모족이 인간관계를 끊고 외톨이가 되길 바라는 건 아니다. 타인의 삶에 지나치게 신경 쓰고 새로운 트렌드를 쫓는 데 시간을 허비하기보다 나 자신을 위해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자기 계발에 몰두한다는 점이 핵심이다. 이들은 SNS 대신 그동안 바쁜 일상을 핑계로 미뤄온 취미활동이나 운동 등을 통해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갖고 힐링을 즐긴다.

각자 원하는 삶의 방식이 다르듯 SNS를 통해 공유하고 소통하는 일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온전히 혼자만의 시간 속에서 편안함을 느끼고 에너지를 충전하는 이도 존재한다. 이를 선택하는 건 개인 성향과 가치관 차이이기 때문에 포모족과 조모족 중 어느 쪽이 더 올바르다고 규정지을 수는 없다. 소중한 시간을 보다 의미 있게 사용하면서 다른 사람이나 외부 환경에 휘둘리지 않고 ‘진정한 내 삶을 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CREDIT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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