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너무 이상적이야! 캠퍼스 로망과 현실 사이

작성자관리자

등록일2024-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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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너무 이상적이야!
캠퍼스 로망과 현실 사이
 
“대학 가면 애인도 생기고 하고 싶은 거 다 할 수 있어!” 학창 시절 지겹도록 들은 한마디. 각자 부푼 로망을 안고 대학에 입학한 우리는 꿈꿨던 모습을 누리는 중일까? 대학생 4인이 품은 로망과 현실을 담은 이야기를 들려줄게.


잘 가, 내 캠퍼스 커플 로망
인하대학교 아동심리학과 20학번 박소은
 

tvN 드라마 <치즈인더트랩>, JTBC 드라마 <청춘시대>, MBC 드라마 <역도요정 김복주> 등 캠퍼스 내 사랑을 그린 드라마가 정말 많지. 특히 내가 재밌게 봤던 <역도요정 김복주>는 드라마 배경이 인하대학교여서 CC에 대한 낭만을 갖지 않을 수 없었어. 여고 이후 3년 만에 남녀공학을 간다는 사실에 기대가 너무 컸던 걸까. 내가 다닌 아동심리학과는 남녀 성비 7:3을 자랑하는 우리 학교 유일한 여초과였는데 말이야. 20학번 동기 중 남자는 단 한 명. 30:1의 경쟁률을 뚫을 자신이 없었기에 동아리 활동으로 눈을 돌렸어. 그런데 이상형을 찾기가 왜 이렇게 어려운지. 동아리 활동에 집중하다 보면 어느새 CC에 대한 소득 없이 한 학기가 금방 끝나더라고. 역시 사랑은 노력으로 이룰 수 없나봐. 대학 가면 무조건 애인 생기고 살 빠진다는 말은 다 거짓이었어. 다음 달이면 졸업이기에 이제는 진짜 CC에 대한 로망을 보내주려고.
 


독거노인 영양 문제는 내가 해결!
울산대학교 식품영양학전공 19학번 김예진
 
 

캠퍼스 잔디밭에 둘러앉아 피크닉을 즐기거나 강의실에서 야작하는 장면, 드라마에서 많이 봤을 거야. 그런 모습을 보고 동기와 함께 무언가를 해낸다는 ‘팀플’에 로망이 있었지. 입학하자마자 ‘뉴오록’이라는 동아리를 만들어서 매년 다른 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프로젝트성 지원 사업을 기획했어. 지역 청소년, 빈곤 청년 등 다양한 사람을 만났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건 1인 가구 노인 분을 뵀던 ‘청년리빙랩’ 사업이야. 영양 문제에 취약하기 쉬운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했는데, 결과물이 좋아서 울산지역 민영 방송사 UBC 캠페인 광고 촬영도 했어. 문제 해결에 앞장서면서 내 시야도 넓어진 기분이 들더라. 다들 ‘팀플’이라고 하면 무임승차, 빌런을 생각하기 마련이잖아. 사실 나도 의미 있는 분들을 만나지 않았다면 그런 이미지만 떠올렸을지도 몰라. 대학생은 그룹을 형성해서 프로젝트를 꾸리기 좋은 신분이라고 생각해. 모든 경험은 자양분이 되니까 남은 대학 생활도 내가 잘하고 좋아하는 일을 마음껏 할 거야.
 


등산과 함께 날아간 낭만
상명대학교 화공신소재전공 22학번 권민지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예쁜 캠퍼스를 거니는 등 아름다운 교정에 대한 로망 가졌지? 나도 그랬어. 극악무도한 상명대학교 교정을 보기 전까지는…. 상명대 특징은 크게 두 가지로 꼽을 수 있는데, 첫째는 살인적인 언덕이야. 북한산이랑 맞닿아서 실제 등굣길이 북한산 산행코스 중 하나지. 주말에는 가끔 학교 언덕을 오르는 어르신을 보기도 해. 오죽 경사가 심하면 교정에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했을까. 학생들 사이에서는 농담으로 ‘언덕대’라고 부르기도 하지. 또 각 대학교에는 학교 얼굴인 예쁜 정문이 있잖아. 상명대는 정문이 없어. 그 이유는 정확히 밝혀진 바가 없어서 학생들끼리 알음알음 소문만 무성해. 가장 유력한 낭설은 정문 부지가 민간 소유라 학교에서 정문을 짓지 못한다는 것. 학교 주변에 청와대가 위치해서 고도제한이 걸려 있거든. 그래서 높고 웅장한 건물도 없어. 그렇다고 단점만 존재하는 건 아니야. 교정에 핀 벚꽃, 언덕에 쌓인 눈처럼 소소한 풍경도 감탄이 나올 만큼 예뻐. 불편함이 조금 크지만 그래도 나와 사계절을 함께한 작고 소중한 캠퍼스지.
 


호수는 사랑을 싣고
삼육대학교 영어영문학과 21학번 김효민
 
 

삼육대학교에는 따뜻한 물빛과 은은한 풍경이 어우러지는 호수 ‘제명호’가 있는데, 삼육대 학생 사이에서 로망의 절정으로 통해. 좋아하는 사람과 7번 방문하면 사랑이 이뤄진다는 속설이 들리거든. 나도 한때 그 로망을 품었지. 대학 입학 전 입시 면접을 보기 위해 학교에 가는 길이었는데 목적지에 도착하기 전에 먼저 육군사관학교가 보이더라고. 버스에서 내렸더니 대학교 육교가 눈앞에 펼쳐졌어. 그 순간 이곳에서 육사 생도에게 고백 받고 싶다는 로망이 생긴 거야. 그렇게 꿈꿔온 낭만을 작년에 이뤘지! 육사 생도인 남자친구가 육교에서 고백한 순간이 잊히지 않아. 아까 애기했던 제명호 이야기 기억나? 사실 학교에서 거기까지 거리가 꽤 멀어서 7번이나 함께 호수에 갔다는 건 이미 보통 사이가 아니라는 뜻이긴 해. 사랑을 쟁취하려면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미에서 나온 얘기인 것 같아.
CREDIT
 박소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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