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착시 그림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모자에서 나오는 새에 놀라워한 기억 있지? 눈을 아무리 크게 떠도 마술의 비밀을 찾기는 어려웠어. 일평생 그 수법에 당해왔던 내가 이젠 마술을 부리려고 해! 과연 24년 차 ‘머글’이 마법에 성공할 수 있을까?
호그와트 입학 과제 준비물
우선 유튜브를 통해 독학 가능한 마술을 찾아봤어. 평소 관련 영상을 종종 시청하는데 그중 가장 흥미로웠던 걸로 골랐지. 나는 아주 초보자이기 때문에 난도가 높지 않고 구하기 쉬운 준비물인지 고려했어. 고심 끝에 2가지를 택했고, 마술 도구까지 준비 끝! 카드 4장, 운동화 끈, 반지만 있으면 돼. 간단하지?
백전백승, 카드 마술
누군가 마술을 보여준다고 하면 뭐가 제일 먼저 떠올라? 나는 카드 마술이 생각나더라. 그래서 관객과 호흡하며 게임 형식으로 진행하는 카드 마술을 선택했어. 시간 날 때마다 가장 중요한 손기술을 열심히 연습했지. 혼자 영상을 찍으며 상대방에게 어떻게 보일지 확인했는데 큰 도움이 된 것 같아.
손기술을 어느 정도 익히니 자신감이 생겨서 가족에게 보여줬는데, 세상에. 또 다른 걸림돌이 나타났어. 바로 태연한 척 연기하기! 관객이 방심할 때 속임수를 쓰고, 아무렇지 않은 척해야 하는데 자꾸만 눈치를 봤거든. 유튜브 영상 속 선생님께서 사소한 멘트까지 알려주시는 이유를 그제야 깨달았어. 멘트도 마술의 한 부분이자 관객을 몰입시키는 도구였던 거야. 그때부터 멘트와 표정까지 함께 신경 쓰며 연습했어. 끝내 어리둥절한 표정을 마주하는 순간에는 노력이 결실을 이룬 듯했지. (웃음)
녹여줄게, 반지 마술
반지 마술은 끈을 묶는 방법만 익히면 여기저기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선정했어. 난도 대비 좋은 반응을 얻을 법한 기술이라 찜하기도 했지. 그런데 웬걸. 분명 선생님이 하라는 대로 했는데 끈이 꼬이고, 반지가 안 빠지는 등 버벅거리기 십상이야. 보기만 하는 것과 직접 해보는 일의 차이를 제대로 느꼈지.
반지 마술은 누군가가 도와주지 않으면 연습하기 어려워서 마술을 보여준답시고 매번 엄마 손을 빌리곤 했어. 나중에는 책상 앞에 S고리를 붙여서 혼자 연습했지. 처음에는 반지를 빼는 과정이 모두 보이고 손동작도 어색했지만 차츰 자연스러워지더라. 이 마술의 핵심은 반지가 언제 사라졌는지 티 나지 않도록 연기하는 거야. 먼저 기술을 완벽히 연마한 후 자신감을 장착하고 뻔뻔함을 첨가해야 성공할 수 있지. 반지가 사라진 걸 보고 “우와!”라는 반응이 나올 때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었어.
머글들의 후기
카드 마술은 예상과 다른 조커 위치에 깜짝 놀랐어. 하지만 후반에서는 비밀을 눈치챘지. (웃음) 반지 마술은 비교적 쉬워 보였는데 정확히 어떤 기술인지 파악이 안 돼서 흥미롭더라. 짧은 시간 동안 이런 기술을 익혔다는 점이 신기하고 재밌었어.
반지 마술에 완전 속았어! 끈을 꼬는 부분에 비밀이 있는 것 같아서 집중 중이었는데 반지가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지. 따라 해봤는데 생각보다 어려워서 놀랐어. 정말 열심히 연습한 것 같아. 나도 마술을 배워서 사촌 동생에게 보여주려고. (웃음)
9와 3/4 승강장으로 가보자고
처음에는 유튜브 영상만 보고 어렵지 않겠다며 막연하게 생각했어. 보는 것과 직접 해보는 건 하늘과 땅 차이라는 사실을 나중에 깨달았지. 넘치는 열정과 달리 손과 머리가 따로 움직여서 곤란할 때도 많았어. 하지만 꾸준히 하면 불가능은 없을 거야. 성공한 후에는 내 영상을 보고 내가 신기할 정도였지. 마술은 성공과 실패가 명확하고 관객 반응을 바로 느끼기 때문에 성취감이 큰 것 같아. 한 번 성공하면 그 뿌듯함이 다음 도전을 하게 만든다니까. 오늘을 계기로 흥미가 생겼다면 꼭 한 번 도전해 보길 바라. 그럼 난 호그와트 입학 면접 보러 갈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