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힙한 것이다, 로코노미(Loconomy) 유행

작성자관리자

등록일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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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로컬 음식’이라고 하면 촌스럽다는 인식이 강했다. 특산물이나 전통주 등은 젊은 세대에게 비교적 관심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요즘 ‘로컬’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며 특정 지역의 독특한 개성을 갖춘 ‘힙한’ 경험과 콘텐츠로 받아들이는 중이다. 

 

 

지역 손잡고 인기 얻은 소비 트렌드

여행을 떠나면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보다 현지인만 아는 ‘찐’ 맛집을 찾고 싶어 한다. 비슷한 상품과 서비스가 넘쳐나는 요즘, 점점 더 독특한 경험을 추구하고 개성을 반영할 서비스에 대한 욕구가 커지는 중이다. 이런 니즈를 사로잡은 트렌드가 ‘로코노미’다. 

 

로코노미란 지역(Local)과 경제(Economy) 합성어로, 지역 특성과 문화를 반영한 소비 방식을 의미한다. 비슷한 식당,  카페, 기념품 숍을 둘러보는 방식에서 벗어나 특산물과 고유문화 등 현지인 감성을 소비하는 현상이다. 사실 로코노미라는 단어로 정의하기 전부터 로컬 제품을 꾸준히 활용했다. 특정 지역에서 생산하는 특산물이나 문화를 넣는다는 사실만으로도 신뢰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도심 상권이 아니라 특산물 식료품 매장처럼 특정 동네나 현지에서만 이뤄지는 경제생활을 뜻했다. 하지만 최근 Z세대 사이에서 트렌드로 자리 잡으며 지역경제라는 의미보다 고유 특성을 담은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고 소비하는 현상으로 변화했다.

 

지난 2023년 5월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이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로코노미 활용 식품 관련 U&A조사’에 따르면 81.6%가 로코노미 식품을 구매한 적 있다고 답했다. 대부분 지역 특색을 반영한 점이 이색적이고, 특별한 경험이라는 점을 이유로 꼽았다. 여행지를 해당 지역 특산물로 기억하는 경우도 82.6%였으며, 다른 곳에 방문하면 그 지역 제품을 먹어봐야 한다는 응답도 91.5%였다. 여행지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음식을 체험해 보고 싶다는 욕구가 로코노미 인기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힙스터 간식으로 변신한 지역 먹거리

대표적 로코노미 활용 사례 중 하나는 특산품을 제품에 녹여내는 일이다. 식자재에 신경 썼다는 이미지 쇄신은 물론, 관련 상품을 개발하기 쉽다는 이유에서다.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맥도날드가 로코노미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 2021년 맥도날드는 ‘한국의 맛’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메뉴를 출시했다. ‘창녕 갈릭 버거’, ‘보성 녹돈버거’, ‘진도 대파 크림 크로켓 버거’, ‘진주 고추 크림치즈 버거’까지 우리나라 여러 특산물의 우수성을 알리는 중이다. 제품 출시와 더불어 전시나 팝업스토어를 통해 해당 지역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매번 지역 농민을 모델로 광고 제작해 연계를 강조했다. 맥도날드에 따르면 '한국의 맛' 메뉴 누적 판매량은 무려 2,000만 개 이상이며, 맥도날드가 수급한 국내산 식재료는 약 750톤에 달한다고. 덕분에 지역 홍보 및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한 공을 인정받아 전남 진도군으로부터 표창을 받았다. 

 

빽다방 역시 비슷한 시기에 국내 농산물을 활용한 ‘우리 가치 프로젝트’를 펼치며 계절별로 각종 농산물을 활용한 메뉴를 제공한다. 특히 올해 초 출시한 ‘대파크림 감자라떼’는 카페 메뉴로 흔히 사용하지 않는 농산물인 국내산 대파, 감자를 활용한 농장 콘셉트로 눈길을 끌었다. 

 

CU편의점은 지난 2023년 연세우유와 협업해 ‘한라봉 생크림빵’을 출시했는데 제주도와 우도에서만 판매했음에도 품절 대란을 일으켰다. 스타벅스는 ‘상생 음료 프로젝트’ 일환으로 공주 특산품 밤을 활용한 ‘리얼 공주 밤 라떼’, 문경 오미자를 활용한 ‘문경 오미자 피지오’, 광양 황매실을 넣은 ‘광양 황매실 피지오’ 등 시즌 상품을 내놨다. 이렇게 특산물을 활용한 제품은 독특한 맛이나 경험을 제공하므로, 많은 사람에게 관심 끌기 좋다.

 

로컬 한정적 경험의 가치를 활용하는 것도 로코노미 일환이다. 최근 해당 지역에서만 만날 수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즐기기 위해 하루 만에 여행을 다녀오는 ‘퀵턴 여행족’이 늘어났다. 대전 유명 빵집 ‘성심당’ 케이크를 구매하려고 당일치기로 떠나는 식이다.  

 


 

로컬과 사람을 잇는 지역 브랜드 변화

로코노미가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개인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이 세분화되고, 국내 여행이 활성화하며 지역과 동네를 기반으로 한 상품이나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또 농가와 상생하며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지속 가능한 자원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가치 소비를 하려는 Z세대 니즈도 충족한다. 업계 관계자는 지역별 지리적 배경과 문화 등이 담긴 미식 경험과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로코노미 트렌드는 계속 이어질 거라고 전망했다.

 

로코노미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하고 판매하는 과정에서 일자리 창출, 지역 브랜드 가치 상승, 지역 문화 보존·전승에 도움이 된다. 단순한 경제 활동을 넘어 지역 사회 발전과 격차 해소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SNS를 통해 접근성이 쉬워진 지금 소비자와의 접점이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해졌다. 로코노미 유행은 지역 경제가 더욱 튼튼한 구조를 갖추는 데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각 지역만의 매력을 보여주고 긍정적 효과를 창출하는 로코노미 마케팅을 적극 활용해 각 특산물이 빛을 발하며 널리 알려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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