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만의 보람을 찾으며 일하세요.”
장애인 활동지원사 유룻
2024년 1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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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졸업 후 지인 권유로 장애인 활동지원사를 시작한 유룻 씨. 전공과 무관한 분야로 뛰어들었으나 지금은 타인을 돌보는 직업에 자부심을 느끼며 열심히 일하고 있다. 누군가는 생소하게 느낄 장애인 활동지원사는 어떤 일을 할까? 그에게 직접 들어봤다.
유룻(27세)
입사일 2020년 2월
학력 경기대학교 서울캠퍼스 언론미디어학과
교내활동 총학생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장애인 활동지원사 청년 유룻입니다. 먼저 일하던 학교 선배의 소개로 시작한 뒤 3년 정도 됐네요. 다른 일에 비해 자격 요건이 많지 않고 비교적 수월하게 취업할 수 있어서 선택했습니다.
장애인 활동지원사는 주로 어떤 일을 하나요?
소속 기관과 담당 장애인에 따라 하는 일이 정말 달라요. 저는 시각장애인 활동지원사로 일하는 중인데요. 요청에 따라 전반적 일상생활을 돕습니다. 함께 장을 보거나 인터넷 검색 등을 도와드리죠. 종이 문서 읽기, 이미지를 텍스트로 변환하기, 길 안내를 맡기도 해요.
자격증이나 시험 성적이 필요한지 궁금합니다.
따로 필요하지 않아요. 대신 업무 교육이 가능한 장애인 관련 기관에서 주 40시간 교육을 받은 뒤 실습을 나갑니다. 이후 본격적으로 장애인 활동지원사로 활동할 수 있어요. 보통 센터 소속으로 일합니다.
소속 기관 없이 일할 수 있나요?
현재 장애인 활동 지원은 정부가 민간 기관에 위탁해서 운영해요. 그렇기 때문에 소속 기관이 필요하죠. 기관은 활동지원사와 센터에 등록된 장애인을 연결하는 중간 다리 역할이거든요. 또 정기 의무 교육을 진행하거나 장애인 참여 프로그램도 주최합니다.
장애인 활동지원사가 되려면 어떤 역량과 마음가짐이 필요할까요?
장애인이 일상에서 느끼는 불편을 해소하고 돕는 직업이기에 요청 사항을 확실하게 이해하는 게 중요해요. 원활한 소통 능력을 갖추면 도움이 되겠죠? 또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나 시혜적 시선은 버려야 합니다. 모든 일에 나서서 돕기보다 당사자 의사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맞게 지원하도록 노력해야 하고요.
해당 직업에 종사하는 청년이 많은가요?
제가 교육을 들었을 때는 60대 어르신이 굉장히 많았고 또래는 거의 보지 못했어요. 장애인 관련 행사에 가면 종종 젊은 지원사를 마주칠 때도 있지만 많지는 않아요. 필요 자격증이나 시험이 따로 없다 보니 늦게 뛰어드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일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제가 지원하는 시각장애인분께 자녀가 한 명 있어요. 아이와 함께하고 싶은 버킷리스트를 적어두시고 가끔 찾아봐달라고 부탁하세요. 원하는 장소에 어떻게 가는지, 그곳에서 뭘 할 수 있을지 등이죠. 열심히 도와드렸더니 어느 날 “덕분에 올해 버킷리스트를 거의 다 이뤘어요. 고마워요.”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그 말을 듣는 순간 정말 뿌듯했어요.
반대로 가장 어려운 순간이 있다면요?
어렵다기보다는 처음에 조금 혼란을 느꼈어요. 요청하시는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거죠. 예를 들어 온라인 쇼핑몰을 통한 이어폰 구매를 부탁하신다면 유선인지 무선인지 등 구체적 내용을 확인해야 하거든요. 초반에는 제가 이해한 대로 일을 했는데 알고 보니 원하시던 사항이 아니라서 당황한 적도 있어요.
은연중 가졌던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깨졌던 경험도 있는지 궁금해요.
원래 편견은 크지 않았던 것 같아요. 다만 일을 시작한 뒤로 장애인이 겪는 불합리함을 많이 알게 됐어요.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직장에서 별다른 요구를 하지 않고 성과도 기대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선천적으로 시각장애를 갖고 태어나신 분은 경험을 쌓는 게 비장애인보다 상대적으로 어렵다 보니 추억을 만들거나 떠올리는 일을 힘들어하시더라고요.
누군가를 돌보는 일이 쉽지 않을 것 같아요. 그럼에도 계속 일을 하게 만드는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사실 무언가를 창조하거나 성과를 내는 일이 아니다 보니 마음이 헛헛할 때가 있어요. 반복 업무가 많기도 하고요. 결국 나만의 보람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장애인분께 친구 역할을 해드리면서 보람을 찾는 것 같아요.
유룻 님처럼 돌봄 직종을 꿈꾸는 분들께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돌봄 직종은 대상과 소통하고 마음을 나누는 게 중요하다고 느껴요. 장애인 활동지원사라는 직업을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생각하면 지겨울 때가 많아요. 하지만 장애인분께는 지원사 활동이 귀중한 손길이라는 점을 인식한다면 자부심을 찾을 수 있을 거예요.
나만의 취업 노하우
01 발로 뛰며 기관 찾기
앞서 말했듯 장애인활동지원사가 되는 것 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기관에 따라 맡는 업무가 천차만별이죠. 여기저기 문의하고 적극적으로 정보를 찾아보며 나와 맞는 기관을 골라야 합니다.
02 돌봄 대상과 친해지기
지원을 맡는 장애인분과 친해져야 소통이 수월해집니다. 개인 특성을 파악하면 활동 지원에도 더욱 도움이 되고요. 함께 음식을 해 먹거나 놀러 가는 등 친밀한 관계를 쌓으면 도움이 될 거예요. |
CREDIT
글 유영주 인턴기자
사진 유룻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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