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학에 지친 친구들을 위해 현 통학러, 전 통학러들의 이야기를 준비했어. 서로의 힘듦에 공감하고 위로받는 시간이 되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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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타고 통학해봤니?
충남 천안시 … 대전 대덕구 / 편도 1시간
왕복으로 약 두 시간. 누군가는 “할 만한 거리 아니야?”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누가 KTX를 이용해 통학할 거라 생각하겠는가. 물론 처음 KTX를 탈 때는 여행가는 기분도 들고, 대학 새내기라 설레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마음도 일주일을 가지 못했다. 학교생활에 적응하랴, 과 행사에 참여하랴 체력이 바닥나기 시작한 것이다. 덕분에 통학 시간 동안 정신없이 졸았던 기억밖에 없다. 그런 내 모습을 보다 못한 부모님은 자취를 추천하셨고, 한 달 만에 통학러 생활을 청산하게 되었다. 그 한 달 동안은 뒤풀이라도 있는 날이면 어떻게든 집에 가기 위해 기차표 예매 앱을 수도 없이 새로고침 했다. 이렇게 생활하며 얻은 장점은 어느 수강신청이든, 심지어 ‘대국민 수강신청’이라 불리는 명절 기차표 예매도 성공할 수 있는 금손을 갖게 됐다는 것...이지만 장거리 통학은 정말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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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길은 내가 개척한다 인간 네비게이션
경기도 일산시 … 서울 성북구 / 편도 1시간 30분
1교시가 있던 날, 필사적인 환승을 통해 지각을 면했던 경험이 있다. 평소라면 버스를 두 번 이용하여 통학하는 거리를 ‘택시-지하철-택시’의 경로를 이용했다. 학교에 도착했을 때 나는 웃고 있었지만, 지갑은 울고 있었다. 그날 이후 통학러에게 아침잠은 사치라는 것을 깨닫고, 좀 더 일찍 일어나더라도 학교까지 앉아서 갈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부족한 잠은 버스 안에서 충당하자는 생각이었다. 어플에서는 불광역에서 환승하는 경로를 추천하지만 나는 불광역의 전 정류장에서 환승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덕분에 부족한 잠을 보충하며 학교에 갈 수 있었다. 뭐든지 처음은 힘들다. 하지만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기 때문에 어느 순간 최적의 경로를 찾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추가로 웬만한 거리는 멀지 않다는 긍정적인 마음가짐도 가질 수 있다. 전국의 통학러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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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학’이라는 전투에 나가기 전 준비는 필수
충남 천안시 … 충북 청주시 / 편도 2시간
1년간 통학을 했다. 통학하며 세 가지는 늘 하루 전에 챙겼다. 먼저, 날씨 확인이다. 아침에는 무엇을 입을지 고민할 시간이 없다. 전날 SNS에 #날씨, #데일리룩을 검색하며 옷을 두껍게 입을지, 얇게 입을지 결정해 놓았다. 두 번째는 가방이다. 가방을 챙기는 5분 동안 많은 것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말 사소하게 느껴질 수 있어도 통학러에게 1분 1초는 금이다. 밥 한 숟가락이라도 더 먹을 수 있는 시간이다. 마지막은 카드번호이다. 나는 ‘시내버스-시외버스-시내버스’ 경로를 이용하여 통학을 했다. 어플을 통해 시외버스 차표를 예매하려면, 매번 카드를 꺼내 카드번호를 입력해야 했다. 이런 번거로움을 줄이고자 눈감고도 카드번호를 칠 수 있도록 외웠다. 나는 통학을 하는 중에도 학생회 활동뿐 아니라 동아리 활동도 했다. 힘들기는 했지만 불가능한 일은 없다. 예비 통학러들이 나의 이야기를 보고 용기를 얻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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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광주시 … 서울 동작구 / 편도 2시간
통학을 시작할 때만 해도 긴 시간을 의미 없게 보냈다. 노래를 듣거나 멍하니 바깥 풍경을 바라보는 것이 다였다. 장거리 통학이 익숙해지면서 그 시간이 아깝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다행히 차멀미가 없는 체질이라 틈새 시간을 공부 시간으로 이용할 수 있었다. 예습보다는 복습 위주의 공부를 했다. 수업 때 헷갈렸던 부분이 정리된 공책을 가지고 다니며 암기하거나 간단한 과제를 하거나 토익 영어 단어를 외우는 식이었다. 그 결과 4.4~4.5에 이르는 성적을 받을 수 있었다. 매일 먼 거리를 오간다는 것은 힘든 일이다. 자신만의 규칙을 만들어 지켜나간다면 목표한 바를 이뤄낼 수 있을 것이다.
예비 통학러들을 위한 꿀팁
· 기차 이용 시, 일주일 내내 등교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정기권’을 구매하자. 매일 티켓을 구매하는 것보다 비용을 훨씬 절약할 수 있다.
· 지하철 이용 시, 모두가 앉아 있는 상황이라면 곧 내릴 것 같은 사람을 매의 눈으로 관찰하자. 책을 읽고있는 사람은 오래 앉아 간다는 뜻이므로 피한다. 물건이나 짐을 챙기는 사람은 곧 내릴 가능성이 크다.
· 어려운 술자리는 당당히 통학 핑계를 대자. 장거리 통학이 가장 유용한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