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쁜 마음을 널리 퍼뜨릴
따뜻한 청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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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마음으로 동물에게 공감하고, 함께 행복해하고 가슴 아파하는 청춘들. 동물이 가진 권리와 삶에 대해 진지하게 토론하고 작은 도전을 이어 나가며 선한 영향력을 퍼뜨리는 동아리 ‘이리온’을 소개한다.
대학연합 유기동물 보호 동아리 ‘이리온’
캠퍼스플러스 독자분들께 동아리를 소개해 주세요.
‘이리온’은 올해 10주년을 맞은 대학 연합 유기 동물 보호 동아리입니다. 기쁠 이(怡), 퍼질 리(摛), 따뜻할 온(溫)을 써서 이름을 지었는데요. ‘동물을 사랑하는 기쁜 마음과 따뜻한 온기를 널리 퍼뜨리고자 하는 청춘들’이라는 뜻입니다. 동물 친구들이 보호소에서 잘 생활하도록 돕고,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인 ‘동물권’을 신장시키기 위해 힘쓰는 중이에요.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하시나요?
유기견·유기묘 보호소 세 곳에서 정기봉사를 합니다. 견사·묘사 청소, 사료·물 배급, 사회화 활동 등이 있고요. 학기마다 2회씩 ‘동물권 프로젝트’도 진행해요. 인권은 익숙해도 동물권에 대해서는 아직 조금 생소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더라고요. 동물권을 향상시키고 알리기 위해 진행하는 활동입니다. 보호소 알리기, 수제 간식 만들기, 관련 자료 감상 등을 진행하고 그 내용을 카드 뉴스로 만들어서 동아리 SNS에 게시해요.
동물권 프로젝트를 진행하시는 자세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어떤 동물은 좋은 환경에서 지내기도 하지만 보호소처럼 비교적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하는 경우도 많거든요. 그들이 당연히 누려야 하는 권리는 무엇이고 저희는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깊이 생각해보기 위한 활동이에요. 앞서 말씀드린 내용 외에 동물권 관련 토론도 진행하는데요. 다른 부원과 의견을 나누면서 단순히 동물을 ‘좋아해서’ 기른다기보다 한 생명을 책임져야 한다는 마음가짐이 강해졌어요.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가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외에도 채식 일기, 에코백 펀딩, 수제 간식 만들기 등 특이한 활동이 많네요.
채식 일기는 일주일이라도 채식하는 주간을 정해서 그동안 먹은 음식을 인증하고, 채식 식당에도 함께 방문하는 활동입니다. 육식 때문에 동물이 겪는 고통, 사육 과정에서 수반되는 여러 문제가 많잖아요. 그걸 완화할 방법으로 채식을 떠올렸어요. 일주일만이라도 채식을 시도해서 진입장벽을 낮춰보자는 취지로 진행합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수제 간식 만들기예요. 동물 친구도 먹을 수 있는 걸 만드는데요. 의견을 받아서 실패할 확률이 제일 적은 메뉴를 만들어요. (웃음) 사실 대학생이다 보니 장소를 대관하기가 어려워서 자취방 등 요리가 가능한 장소에 소수 인원이 모이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래서 참여하고 싶어도 못 한 동아리원이 많았거든요. 최근에 감사하게도 상상유니브에서 장소를 대관해 주시고 강사분도 초빙해 주셨어요. 덕분에 대규모로 진행했습니다. 동물이 먹을 수 없는 음식과 그 대체재는 무엇인지 배우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알릴 수 있어서 정말 좋았어요. 예를 들어 강아지는 초콜릿을 못 먹는데 대신 ‘캐롭’이라는 작물로 비슷한 맛을 내는 게 가능하다고 하더라고요. 올바른 지식을 배우면서 만들다 보니 실수도 적었고, 완성품도 예쁘게 나와서 재밌었어요.
보호소에서 정말 많은 동물을 만나보셨을 텐데요.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꼽는다면요?
봉사 중 아픈 아이를 보기도 하는데요. 얼마 전 '장군이'라는 친구가 세상을 떠났어요. 최근 세 달간 심장 문제로 배에 물이 차서 숨쉬기 힘들었을 텐데도 얌전하게 치료받던 점잖고 멋있는 친구였어요. 동물병원까지 옮겨 줄 사람이 없어서 제가 주로 병원에 데리고 다녔는데, 나중에는 장군이도 그걸 아는지 들어올리기 쉽게 자세를 취하더라고요. 정이 들어서 떠나보낼 때 더 마음이 아팠습니다. 물론 기쁜 일도 정말 많아요! 사회화 교육을 잘 받고 해외로 입양 가는 친구도 종종 있고요. 새로운 인생을 살도록 도와준 것 같아서 뿌듯하고 벅찼어요.
다른 동아리에서 찾을 수 없는 ‘이리온’만의 특별한 점은 무엇인가요?
반려동물을 기르지 않는 사람에게는 동물과 교감하는 일 자체가 흔치 않은 기회예요. 봉사 활동 일원으로 동물들이 인간과 어우러져서 살아갈 수 있게 사회화를 돕는데요. 구조된 지 얼마 안 된 동물은 경계심이 커서 저희에게 먼저 다가오지 않아요. 그러다 교육을 진행하고 시간이 지나면 점차 ‘인간이 무서운 존재가 아니구나, 믿을 만한 존재구나’라는 걸 깨닫고 마음을 열어주는 게 보여요. 그 과정에서 동아리원 마음도 많이 치유됩니다.
부원 모집은 언제, 어떻게 하나요?
1년에 두 번, 1~2월과 7~8월에 서류평가 후 대면 면접으로 선발합니다. 면접에서는 지원자분이 생각하는 동물권 개념과 이유, 관련 사례를 기본으로 질문해요. 지원자분이 진심으로 동물을 대하는지, 동물은 어떤 권리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꼭 물어보고 있어요. 가장 중요한 건 동물을 향한 사랑이니까요. 봉사는 마음에서 애정이 우러나와야 가능하고요. 또 책임감도 필요해요. 보호소에 사는 동물 친구들도 자주 오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을 구별하거든요. 한 생명이 나를 만나며 어떻게 변하는지, 본인 영향력을 알고 책임질 분이라면 활동하기 좋을 거예요. 무엇보다 ‘이리온’에 들어오신다면 귀여운 친구들을 많이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웃음)
‘이리온’이 궁금하다면
인스타그램 @irionluvv |
CREDIT
글 강다현 인턴기자
사진 ‘이리온’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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