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대학생활

“한국에서 안무가가 되고 싶어요” 단국대 공연영화학부 뮤지컬과 이사벨라 카나니 누네스

작성자관리자

등록일2021-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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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에서 온 이사벨라 카나니 누네스(Isabela Canani Nunes)는 10년 전 케이팝을 처음 접한 후 본격적인 한국 여행을 오면서 한국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됐다. 브라질에서 적성에 맞는 전공을 찾지 못해 방황했던 그녀는 한국에 오면서 ‘뮤지컬과’라는 가슴 뛰는 전공을 찾게 됐다. 한국과 특별한 연을 맺은 그녀의 대학생활 이야기, 지금부터 들어보자.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브라질에서 온 26살 벨라(Bela)입니다. 올해 3월이면 단국대학교 뮤지컬과 2학년이 돼요.

처음 한국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2010년에 소녀시대 뮤직비디오를 우연히 보게 되면서 한국 가요에 관심을 두게 됐어요. 케이팝을 들을수록 한국이라는 나라가 궁금해졌고, 5년 뒤 처음으로 한국 여행을 오게 됐죠. 그때 좋은 친구를 많이 만나 소중한 추억도 만들고, 브라질보다 좋은 치안, 색다른 문화 등 한국의 여러 부분에 반하게 되면서 이곳에서 공부하고 싶단 생각이 들었어요.

한국어를 무척 잘하시는데, 한국어 공부는 어떻게 하셨나요?
처음에는 브라질에서 인터넷으로 독학했어요. 이후에는 제가 살던 도시의 한국어 학원에 3년 동안 다녔는데 실력이 좀처럼 늘지 않아 아쉬웠어요. 결국 한국에서 공부하기로 마음먹고 한국 어학당을 다녔는데 그때 실력이 많이 늘었어요. 최근에는 열심히 공부한 끝에 한국어능력시험 6급에 합격했어요.

한국 정부 초청 장학생으로 한국에서 유학생활을 하게 됐다고 들었는데 그 과정이 궁금해요.
2016년에 아버지가 라디오에서 한국 유학 장학금 광고를 듣고 알려주셔서 급하게 준비했어요. 그런데 공증 번역, 추천서 등 서류 준비가 정말 어려웠어요. 열심히 서류를 준비했지만 불합격해서 너무 슬펐죠. 그러다 2017년부터 2년간 한국 어학당을 다니면서 두 번이나 다시 신청했는데 모두 떨어졌어요. 세 번이나 불합격되니 한국에서 공부하는 것은 나의 운명이 아니라고 생각했죠. 그렇게 포기하려는 마음이 드는 찰나, 친한 친구가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한번 더 신청해보라고 했어요. 여러 번 신청해서 서류는 이미 준비돼 있었기에 아무 희망 없이 신청했는데, 합격을 했죠. 정말 믿을 수가 없었어요.

지난해 처음으로 한국에서 대학생활을 했는데 어떠셨어요?
처음에는 많이 힘들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적응해서 즐겁게 생활했어요. 저는 입학할 때부터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학교생활을 해서인지 지금 현실이 당연하게 느껴졌는데, 선배들의 말씀을 들으니 달라진 점이 많은 것 같아요. 예술 전공 특성상 노래, 춤, 연기 등을 원격으로 배우기 힘들었고, 대면 수업을 해도 항상 마스크를 껴야 해서 불편했어요. 또 학기 내내 열심히 준비한 공연을 갑자기 취소해야 하는 일도 생겨서 아쉬웠어요.

뮤지컬과를 전공으로 택한 계기가 있나요?
2015년에 한국에 왔을 때 뮤지컬 공연을 처음 봤는데 그때 사랑에 빠졌던 것 같아요. 제가 사는 브라질 도시에는 뮤지컬이 없거든요. 뮤지컬은 춤, 노래, 연기 등 예술적인 요소가 모두 포함된 장르라 신선했어요. 그러다 한국 정부 초청 장학제도의 전공 리스트에 ‘뮤지컬과’를 보고 가슴이 두근거려서 이 전공을 해야겠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뮤지컬과에서 공부하면서 어려운 점이 있다면요?
아직 한국말이 유창하지 않아서 자연스러운 억양으로 연기하는 게 어려워요. 또 다른 학생들은 입학시험을 봤기 때문에 실력이 매우 뛰어나서 자신감이 떨어질 때가 있어요. 마지막으로는 많은 시간을 연습에 할애해야 하는데, 과중한 연습량을 따라가기가 체력적으로 힘들어요.

브라질과 한국의 문화 차이를 느낀 적이 있나요?
브라질은 한국에서 지구 반대편에 있다 보니 문화 차이가 많을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일단 음식이 매우 달라요. 한국 음식은 브라질에 비하면 맵고 달고 짠 경우가 거의 없는 것 같아요. 또 다른 큰 문화 차이는 존댓말과 서열 문화에요. 한국에서는 나이 많은 사람에게 존댓말을 사용하고 선배를 볼 때마다 인사해야 하는데, 그게 아직도 익숙하지 않아요. 혹시나 선배인줄 모르고 지나칠까봐 학교 갈 때마다 긴장하게 돼요. 최근 알게 된 문화 차이는 브라질에서 고양이를 부를 땐 ‘쁘스쁘스쁘스’ 소리를 내는데, 한국에서는 ‘쯧쯧쯧쯧’이라고 한다 해서 신기했어요. 전 세계가 똑같을 줄 알았거든요. (웃음)

한국에서 가장 즐거웠던 순간과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 있었다면요?
제가 10년 차 샤이니 팬이어서 한국에서 샤이니 이벤트와 팬 사인회를 갔을 때 기억에 남아요. 특히 2015년 팬 사인회는 멤버 5명과 이야기를 나누고 선물도 줄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어요. 최근에는 코로나19로 볼 기회가 많지 않지만, 간혹 뮤지컬과 동기나 선배와 같이 밥을 먹거나 술을 마실 때 너무 즐거워요. 브라질에서 대학교를 다닐 땐 세 번이나 전과했는데, 전공 공부 모두 저와 맞지 않았거든요.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슬픈 소식을 듣고 카페에서 혼자 2~3시간 동안 펑펑 울었는데 아무도 제게 신경을 쓰지 않았던 날이에요. 브라질이었다면 분명 제게 다가와 무슨 일이냐고 물었을 텐데요. 그래서 브라질 사람들의 따뜻함이 그리웠던 순간이었어요.

앞으로의 계획과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가요?
일단 학교를 계속 즐겁게 다니고 싶어요. 이번 겨울방학엔 신입생 환영 공연을 준비할 계획인데 너무 기대돼서 빨리 무대에 서고 싶어요. 그리고 먼 미래에는 한국에서 꼭 멋진 안무가가 되고 싶어요.

벨라가 알려주는 ‘브라질 여행 팁’

1. 브라질의 군도, ‘페르난두 지 노로냐(Fernando de Noronha)’에 방문하시길 추천해요. 유네스코 세계 유산으로 지정된 이곳은 낙원에 가장 가까운 곳이라고 불릴 정도로, 때 묻지 않은 바다 경관이 아름다워요.

2. 브라질 최남단에 위치한, 제 고향 ‘리오 그란지 두 술(Rio Grande do Sul)’도 소개해요. 브라질은 일 년 내내 더운 나라로 알려져 있는데 이곳은 다른 지역에 비해 겨울에 살짝 추워요.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가 가까이 붙어있어서 두 나라의 문화에도 많은 영향을 받았어요. 특히 우리 지역에 온다면 슈라스코(Churassco)라고 불리는 바베큐를 꼭 먹어보세요. 맛은 제가 보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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