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 인터뷰

소중함을 지키는 여정 배우 박창훈

작성자관리자

등록일2024-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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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함을 지키는 여정 배우 박창훈
 
인터뷰를 하며 가장 놀라는 순간은 마주 앉은 사람이 나와 비슷한 가치관을 품었을 때다. 서로 다른 세계에서, 전혀 다른 직업을 가지고 사는 사람과 이리 맞닿을 수 있다니. 소중함에 대해 정돈된 말로 이야기는 태도, 서투름을 대비해 차근히 준비해 온 말들에 고개를 끄덕였다. 연기하는 자신을 지키고 싶다는 그의 굳은 결심을 함께 응원하리라 다짐한다. 소중한 여정을 걷는 배우 박창훈을 소개한다.

 

오늘 촬영 어떠셨나요?
힘이 쭉 빠졌어요. (웃음) 이런 촬영이 처음이라 많이 긴장했거든요. 그래도 다들 도와주셔서 예쁘게 잘 나온 것 같아요.

드라마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를 보고 연기에 관심에 생겨서 책을 찾아보셨다고요.
드라마를 보면서 어느 순간 그 판타지 안에 빠져들게 됐어요. 많이 울기도 했는데 그런 경험 자체가 처음이었고, 연기나 배우라는 직업에 대한 인식도 없었어요. 그때부터 배우에 관심이 생기기 시작해서 배우는 뭘 하는 사람일까, 대사라는 게 뭘까, 독백은 뭘까 하는 궁금함 때문에 연기 관련 책을 찾아봤죠.

그때 책을 통해 무엇을 배우셨나요?
어떤 글을 바탕으로 배우가 신(scene)을 만들어내고, 인물에 녹아드는 게 너무너무 너무너무 신기했어요. 고려하지 못했던 직업이라서 신기하고 대단하다는 생각까지 했던 것 같아요.

배우가 된 지금은 어떤 느낌이세요?
재밌고, 즐기는 중이에요. 연기를 통해 제가 배우고 느끼는 점이 많아서 배우라는 일을 계속할 수 있음에 감사함이 크죠.
 

지금까지 가장 기뻤던 순간에 대해 ‘고등학교 때 전교 1등 했던 일’이라고 답하신 걸 봤어요. 모범생이셨던 것 같은데, 실제 학창 시절은 어땠는지 궁금해요.
고등학생 때부터 막연히 배우를 꿈꾸긴 했지만 앞으로 뭐가 될지 모르고, 하고 싶은 게 바뀔 수도 있으니까 일단 성적 관리를 열심히 하는 학생이었어요.

배우 말고 다른 일도 생각해 보신 적 있나요?
아이들을 좋아하기도 하고, 잘 가르쳐주는 좋은 어른이 되고 싶다는 생각에 선생님도 고려했었어요.

‘좋은 어른’이고 싶다는 게 인상적이네요. 그렇게 생각하게 된 이유가 있었나요?
어릴 때나 청소년기에는 선생님의 한마디 한마디가 굉장히 크게 다가오잖아요. 지금 돌이켜보면 ‘그 한마디가 뭐라고’ 하거나 별거 아닌 듯 느껴지기도 하지만요. 그래서 아이들에게 해주는 한마디, 좋은 길을 찾아주는 게 중요하겠다고 여겼죠.

어떤 사람이 좋은 어른이라고 생각하세요?
이번 4월호 주제가 ‘소중함’이라고 들었어요. ‘좋다’는 기준이 각자 다를 수 있겠지만, 저는 소중함의 가치를 아는 사람이 좋은 어른인 것 같아요.
 

배우 데뷔 이후 가장 기뻤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작품을 사랑해 주시고 저를 응원해 주시는 분들 덕분에 용기를 많이 얻었어요. 이전까지는 스스로를 응원하며 버텨왔으니까요. 그런 부분에서 감동했습니다.

배우라는 꿈을 가진 지 오래되셨잖아요. 대학교에서 전공을 한 뒤 대학원까지 진학한 이유가 궁금해요.
대학에 다니면서 교직 이수를 했었어요. 가르침에 대한 생각도 어느 정도 있었고, 배우 진로를 고민하던 시기였거든요. 배움에는 끝이 없다고 느껴서 더 공부하고 생각할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대학원 진학을 선택했습니다. 안 될 것 같다는 두려움이 생겨서 일종의 도피처로 대학원을 택하기도 했죠. 그때 지금 회사를 만나서 연기를 계속할 수 있게 됐어요.

처음 촬영하던 순간은 어떤 느낌이었나요?
엄청 열심히 관찰했어요. 상대 배우가 어떻게 연기하는지 보고, 클로즈업 때는 풀샷과 똑같이 움직이면 안 된다는 것도 알았죠. 아무것도 몰랐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배우려고 했습니다.

배우라는 직업인으로서 처음 간 현장은 어땠나요?
낯가림이 심해서 조금 힘들었어요. 일터인 만큼 빨리 친해져서 좋은 현장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낯가림을 줄여보려고 노력하는 중이에요.

김영하 작가님이 한 강연에서 하셨던 말이 좌우명이라고요. “예술가가 될 수 없는 수백 가지 이유가 아니라 돼야만 하는 자기만의 단 한 가지 이유가 예술가를 만든다.” 이 문장을 좌우명으로 정한 이유가 궁금해요.
그 강연을 본 뒤 심장에 박힌 말이에요. 아무래도 배우는 선택을 받아야 하는 직업이니까 어쩔 수 없이 누군가에게 인정받는 순간보다 저를 부정당할 때가 훨씬 많은데요. 그럴 때마다 ‘이건 이래서 안 돼, 저건 저래서 안 돼, 난 이게 부족해’ 이런 부정적 생각도 들고, ‘그거 때문이야’라며 핑계를 대기도 해요. 그런 부분이 저를 작아지게 만들더라고요. 그 말을 들은 뒤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해야만 하는 단 한 가지 이유가 저를 배우로 만들 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겼어요. 그래서 좌우명으로 삼았습니다.

창훈 님께 단 한 가지 이유가 되는 건 무엇인가요?
부끄러워서 비밀입니다. (웃음) 아직 그 이유가 좀 더 단단해지도록 찾아가는 중이에요. 모호한 부분이 더 명확해지면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럼 예술가는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분명한 사고, 정서, 가치관을 갖고 어떤 작품에서 적절한 표현을 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그 표현을 통해 대중에게 영감과 깨달음을 주는 사람이 예술가가 아닐까요?

지금 배우로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관은 어떤 건가요?
‘사랑하기’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는 질문에도 ‘계속 사랑하는 배우’라고 답하셨었죠.
저는 사랑받는 일에만 익숙하고 주는 것에는 인색한 사람이었어요. 그런데 연기를 할수록 누군가를 이해하고, 공감하고, 그 주변 세계에 가까워지면서 진짜 저 자신을 사랑할 힘이 생기더라고요. 상대방과 그 주변을 사랑할 수 있는 힘도 커졌고요. 그렇게 연기를 할수록 더 좋은 내가 된다고 느껴서 참 감사해요. 더 많이 사랑해야겠다고 느껴요.

롤모델이라고 하신 조정석 배우님 작품 중에서 창훈 님 버전으로 연기해 보고 싶은 캐릭터가 있나요?
<질투의 화신>이 생각나요. 로맨틱 코미디를 좋아하거든요. 저만의 사랑스러움으로 잘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 역할을 꼭 한 번 해보고 싶습니다.

사극도 해보고 싶으시다고요.
네. 눈썹과 이마가 보이게 머리를 올리면 예쁠 것 같아서요. (웃음) 어느 시대 사극이든 상관없습니다.
 

캐릭터를 이해하기 위해서 어떻게 준비하고 노력하시나요?
요즘 ‘나 스스로는 온전한 내가 될 수 없다’라는 걸 여실히 느껴요. 누군가를 통해 어떠한 내가 되는 거니까요. 그래서 상대방을 더 많이 공부하고, 그 상대와 제 캐릭터 간 관계를 깊이 알아가려고 합니다.

캐릭터 해석 측면이 아니라 삶에서도 그런 것 같아요. 보통 타인이 평가하는 나를 통해 스스로를 알게 되니까요. 창훈 님은 평소 스스로를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주변에서 어떤 이야기를 들으시는지 궁금해요.
저는 어린애 같다고 느껴요. 철도 좀 없고요. 저를 그렇게 평가하는 친구도 있고, 성숙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데요. 그래서 온전한 나를 알 수 없는 것 같아요. 뭐든 단순하게 받아들이려고 하는 편이고, 상처받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그래서 아직 어리고 철없다고 느끼나 봐요. 제가 아는 저는 그렇거든요.

<남과여>에서 맡은 ‘동훈’에 대해 MBTI를 고민해 보기도 하셨죠. 캐릭터를 준비하면서 성격 등을 구체적으로 정리하는 편이신가요?
어떤 성격 유형일지 생각해 보거나 제 주변 인물에 대입하기도 해요. 그 사람에게 전화해서 “너라면 어떨 것 같아?”라고 물어보기도 하고요. 사람마다 사고의 흐름이 다르니까 결괏값도 모두 다르잖아요. 그래서 비슷한 행동을 하는 지인에게 물어보는 편이에요. 사실 답은 다 비슷해요. 결국엔 제가 선택하는 거지만 구체화하는 데 도움을 받았죠.
 

4월의 시작을 함께하는 화보와 인터뷰예요. 올 4월이 어떻게 기억되길 바라시나요?
좋은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또 그 기회를 잡아서 좋은 결실을 이룰 수 있는 달이 되길 바랍니다.

4월호 주제가 ‘소중함’인데요. ‘소중함’이라는 말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무엇인가요?
원래 소중하다는 말을 좋아하는 편이에요. 소중함은 존재 가치를 바라보는 따뜻한 마음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소중한 존재를 늘려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독자 여러분도 소중한 존재를 늘려가시면 삶을 살아가기 위한 긍정적 원동력이 더 생길 거예요.

그 소중한 존재 중 가장 지키고 싶은 게 있다면요?
지금 연기하는 박창훈을 지키고 싶어요. 포기하지 않도록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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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김혜정 기자
사진 이진철
헤어·메이크업 원유미 (코코미카)
수정 헤어·메이크업 최혜영
의상 이혜리
스튜디오 트라이그라운드 렌탈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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