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 카세트 테이프와 필기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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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2학년 여름방학 내내 듣고 또 들으며 공부했던 맨투맨 기본영어 학습 카세트 테이프와 필기했던 노트입니다. 당시에는 PC통신도 생겨나기 전이라서 인터넷 강의도 없었고 워낙 시골에서 살았던 터라 제대로 된 학원도 다닐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알파벳도 모르고 중학교에 진학해서 영어 성적은 50점을 넘은 적이 없었어요. 아버지께서 심각함을 느끼셨는지 중학교 2학년 여름방학 직전에 이것으로 공부해 보라며 맨투맨 기본영어 학습 카세트 테이프와 교재를 건네주셨습니다. 여름방학 내내 정말 열심히 공부했어요. 기본기가 없으니 카세트 테이프를 반복해서 듣고 또 듣고 선생님의 설명을 그대로 받아적으며 외우고 또 외웠습니다. 한 달간 그렇게 공부하니 기본기가 어느 정도 쌓였다는 느낌이 들었고 무엇보다 자신감이 커지더군요. 개학 후 첫 영어 시험에서 한 문제만 틀렸고 담임 선생님께서 불러 어떻게 공부했냐 물어보셔서 필기 노트를 보여드렸습니다. 놀라시며 칭찬해주셨고 계속 열심히 공부하라고 격려해주셨습니다. 이때 쌓은 실력을 기반으로 맨투맨 종합영어, 성문 기본영어, 성문 종합영어까지 스스로 공부할 수 있었어요. 그 후 학창시절 내내 영어는 가장 자신있는 과목이었습니다. 공부하는 방법을 깨우치고 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얻은 기록이자 증거라서 30년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 소중히 간직해오고 있습니다. 농사일밖에 모르시던 아버지께서 시내에 나가 물어물어 구해오셨을 생각을 하면 볼 때마다 가슴이 뭉클해지기도 합니다. 이런 이유로 제가 가진 것 중 가장 소중한 물건이기도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