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_수도권대학연합독서토론회 수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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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 ‘하고 싶다’ 생각하지만, 시작도 전에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왜 그렇다고 생각하나요?
박성아 각자 다른 이유가 있겠지만 결국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요즘 교환학생 준비를 하면서 “떨어질 것 같은데 그 돈으로 여행을 갈까?”라는 말을 자주 해요. 누구나 실패하고 좌절하는 걸 원치 않으니까 시작하는 게 어려운 거 아닐까요?
김민경 실패에 대한 두려움도 있지만 성공에 대한 두려움도 있는 것 같아요. 한 마디로 변화가 주는 두려움이죠. 새롭게 시작을 했을 때 변화될 생활이 예측 불가하니까 안정적인 생활을 버리고 ‘내가 그 변화에 대처할 수 있을까?’ ‘선택에 대한 책임을 다 짊어질 수 있을까?’ 이런 생각들이 시작을 망설이게 한다고 생각합니다.
강준규 그게 결과에만 항상 초점을 맞추다보니 그런 것 같아요. 과정에 초점을 맞추면 좀 더 수월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각자 의미 있던 시작 혹은 도전에 대해 이야기해주세요.
김민경 최근에 한 도전은 창업이에요. 지난 연말 완전히 무산됐지만요. 6개월 동안 인턴 활동하는 시간 빼고 전부 창업을 준비했는데 무산이 돼서 많이 울었어요. 그래도 앞으로 이런 일이 정말 많을 텐데 생각하며, 많이 힘들었지만 좋은 시간이었다고 여기기로 했어요. 이 일로 나쁜 일도 긍정적으로 전환 시킬 수 있는 법을 배운 것 같아요.
박성아 저는 수능이에요. 결과는 실패였죠. 수시에 다 떨어졌거든요. 세상이 호락호락하지 않구나 깨달았고, 정말 열심히 할 수 있는 데까지 노력하고 준비를 해도 될까 말까한다는 걸 알았어요. 이후 뭐든 노력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동아리 하나 넣을 때도 자소서 길게 써서 성의 있게 냈어요.
강준규 저는 휴학이에요. 아일랜드 워킹홀리데이를 위해 16년도, 17년도에 휴학했어요. 준비 기간도 그렇고 워홀 가서도 그렇고 역시 쉬운 건 없다는 걸 느꼈어요. 아일랜드에는 연고가 없으니까 스스로 주변 환경을 구축해야했거든요. 저는 그 상황에서 불평만 했는데 다른 나라 친구는 “그게 인생 아니야?”라고 하더라고요. 한 대 세게 맞은 것 같았어요. 휴학을 통해 나를 대하는 태도도 달라지고 성찰할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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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이 반’이라는 말에 얼마나 공감하나요?
김민경 저는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맞는 것 같아요. 시작을 해보지 않으면 이 길이 맞는가, 라는 의문만 남고 사라지더라고요. 일단 시작해 보면 맞는지 맞지 않는지 알 수 있잖아요. 성공과 실패를 미리 생각하지 않았으면 해요. 어쩌면 진정한 시작이란 이 길이 맞다, 아니다 하고 판가름 할 수 있는 기준이 생겼을 때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박성아 시작이 반이라는 게 어느 정도 맞는 말이긴 한데 저한테는 아닌 것 같아요. 저는 시작은 힘들지 않지만 끝맺음을 잘 못하는 편이거든요.
한민정 시작이 반이라는 말은 맞지만 그 반이 중요한 반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시작이 반이면 나머지 반은 과정일 텐데 과정이 달라지면 결과도 달라지잖아요. 과정의 반이 정말 중요하다보니 상대적으로 시작의 반이 덜 중요한 느낌이 들어요.
많은 사람들이 도전과 시작에 두려움을 느낍니다. 어떻게 하면 두려움을 떨쳐낼 수 있을까요?
한민정 떨쳐 낼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생각해요. 두려움은 안고 가는 거죠. 도전을 했으면 그에 상환하는 일종의 리스크가 두려움이지 않을까요? 큰 도전을 위한 작은 도전을 하면서 나를 좀 더 성장 시킬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김민경 왜 두려운지를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남의 시선 때문에 두려운 건가? 완벽주의 때문에 두려운 건가? 내가 왜 두려운지 알면 그것에 따른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나올 거라 생각해요. 두려움을 감당할 만큼의 목표인가를 생각해보는 거예요. 그럼 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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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렵고 걱정스러운 마음을 무릅쓰고 우리가 ‘시작’을 해야만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박성아 저는 이 질문을 보고 니체가 한 말이 생각났어요. 니체는 행복이라는 건 결
국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느끼는 일부의 감정일 뿐 스스로 극복해 나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라고 강조해요. 안정된 삶을 찾기 보다는 자꾸 도전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계속 시작하고 도전해야하지 않을까요?
강준규 하루를 살아가야 하니까 시작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매일이 다 새로운 시작일 것 같아요. 실질적인 보상이나 추상적인 가치들을 조금이나마 느끼기 위해서 시작을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새해 혹은 개강을 맞이해서 결심한 시작이나 도전이 있나요?
박성아 독일로 교환학생 다녀오는 거예요. 대학생 신분으로 할 수 있는 최대의 경험이 교환학생이랑 해외에 나가서 다양한 경험을 해보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한민정 가장 큰 목표는 학점복구입니다. 소수점을 떼면 제 신발 사이즈보다 좀 낮아요. 영화를 공부하고 싶은데 저희 학교에는 영화 관련 학과가 없어요. 기왕 공부할거면 본토 가서 배워보자! 해서 미국 교환학생을 가고 싶어요. 미국 교환학생을 준비하기 위해선 학점을 최대한! 무슨 짓을 해서라도 복구해야 해요.
강준규 예전에 했던 마라톤을 다시 해보고 싶어요. 성취감도 크고 기분도 좋거든요. 그리고 주변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요.
김민경 휴학을 1년 더 하기로 마음먹었어요. 작년에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가는 과정이었고 올해는 나를 어느 정도 알았으니 더 단단하게 내면을 쌓아나가고 싶어요.
“어쩌면 진정한 시작이란
이 길이 맞다, 아니다 하고 판가름 할 수 있는
기준이 생겼을 때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Audience 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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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서대학교 경제학과 12 강준규
한 주제를 놓고 모여서 이야기 하는 것은 늘 즐거운 것 같아요. 오늘도 자유롭게 이야기 나눌 수 있어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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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학교 산업디자인과 15 김민경
무언가를 시작 하고자 하는 대학생 분들께 우리의 대화가 조금이나마 힘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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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성여자대학교 철학과 17 박성아
개강에 앞서 시작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어 의미가 있었습니다. 다양한 생각을 들을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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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파묻혀 토론을 하다가 이렇게 세상과 저를 돌아보는 토론을 하게 되어 뜻 깊었습니다. 수대연이 잡지에 실린다니 기대가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