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요?”
얼마 전 진행한 강연에서 한 참석자에게 받은 질문에 고민 없이 답했다. “취업은 경쟁이 아닙니다”라고.
취업에서 경쟁 요소가 전혀 없진 않다. 대기업에서 지원자가 많은 경우 인·적성 검사의 상위권자를 우선으로 면접 대상자로 선발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이 정도로 지원자가 몰리는 대기업에 취업한 사람의 비율이 몇 퍼센트나 될까? 인·적성을 통과한 이후 면접에서는 어떨까? 계속 다른 지원자와 나를 수치화된 데이터로 비교하며 경쟁할까?
급격히 경제가 발전하던 시기에는 사람을 아무리 뽑아도 성장하는 매출과 사세를 감당할 수 없었다. 그래서 과거 공채 시장은 지원자 중 가장 스펙이 좋은 사람을 뽑아 교육과 실무를 통해 회사에 알맞은 인재로 만든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저성장에 접어든 한국 경제 상황에 따라 회사들은 보편적 기준의 많은 인재보다 회사에서, 해당 부서에서, 포지션에 딱 필요한 자질을 가진 인재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해졌다. 이를 ‘내가 노리는 물고기 한 마리를 잡는 것’에 빗대어 ‘작살형 채용’이라 부르곤 한다.
작살형 채용에서는 내가 옆 사람과 비교해 더 나은 인재라고 어필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 그보다 ‘그 자리’에 ‘내’가 딱 맞는 유일무이한 선택지라고 어필하는 것이 중요하다. 퍼즐의 정확한 한 피스처럼 그 자리에 어울리는 사람으로서 절대적 가치를 어필해야 한다.
필자의 경우 평가자의 입장에서 지원자를 판단할 때 세 가지를 고려한다. 이 지원자가 직무에 대해, 회사에 대해, 그리고 자신에 대해 얼마나 깊이 있게 이해하고 있는가. 왜 이 회사와 직무를 선택했는지(자신이 왜 이 직무를 잘할 수 있다고 믿는지), 그래서 왜 회사가 이 직무에 ‘나’를 뽑아야 하는지를 심도 있게 살펴본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지원자는 이 세 가지에 대한 평가자의 의심과 우려를 없애야 한다. 다른 지원자와의 비교우위를 따지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대한민국에서 정규과정을 밟아 대학생으로 살면서 겪을 수 있는 경험의 종류는 그다지 다양하지 않다. 하지만 같은 경험이라도 사람마다 얻는 통찰과 깨달음은 모두 제각각이다. 똑같은 봉사활동을 하더라도 어떤 사람은 자신의 고된 육체적 한계를 이겨낸 것에 집중하고, 어떤 사람은 사회적으로 개선될 부분에 집중하는 것처럼. 분명 자신의 고유한 개성과 자질을 빛나게 해 줄 무언가가 당신의 삶 어딘가에 쌓여있을 것이다.
당신의 삶 속에서 겪었던 경험을 회사와 직무에 맞게, 그리고 자신의 자질로 나타내도록 재해석하자. 다른 지원자와의 상대적 가치가 아닌 ‘나’ 자체의 가치와 잠재력을 드러내자. 평가자가 당신이라는 사람에 대해 흥미를 느낀다면, 당신은 수많은 지원자와는 다른 존재감을 가지게 될 것이다.
PROFILE
이형근
경력
(現) 벤처스퀘어, 캠퍼스플러스 객원기자
(現) 잡코리아 취업팁 칼럼니스트 및 유튜브 패널
(前) 키더웨일엔터테인먼트 인사담당 이사
(前) 삼성 계열사 인사팀
(前) 피키캐스트 <인사팀 멍팀장> 콘텐츠 에디터
저서
브런치 <당신이 몰랐던 취업의 기준>
카카오페이지 <나는 인사팀 직원입니다>
학력
건국대학교 대학원 문화정보콘텐츠학과 커뮤니케이션학 석사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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