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자의
서류 읽는 법
2021년 6월 22일
|
|
“정말 자기소개서를 다 읽나요?”
토크콘서트 게스트로 출연했을 때 한 패널에게 받았던 질문이다. 이전에 채용 업무를 할 때도 셀 수 없이 반복해서 받았던 질문이기도 하다.
평가자는 정말 자기소개서를 다 읽을까? 결론은 다 읽지 않는다. 하지만 모두 읽는 것과 다름없다. 이게 대체 무슨 소리인가 싶은가? 이 답은 평가자의 지원서 읽는 법을 이해해야 비로소 분명하게 보인다.
대부분 채용 평가자들은 시간에 쫓긴다. 평가에 주어지는 시간이 극단적으로 짧은 경우가 많고, 채용 외에도 다른 업무를 병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인, 잡코리아, 인크루트 등 다양한 채용 포털뿐만 아니라 주변 대기업 인사담당자와 중소기업 대표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실제 평가 실험에서도 자기소개서 1부당 평가 소요 시간이 2분이 채 되지 않았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평가자들은 서류 평가에 나름의 스킬이 발달하게 된다. 문학작품을 감상하듯 꼼꼼히 볼 여유가 없으므로 문장들을 아주 빠르게 스치듯 읽어나간다. 첫 부분, 혹은 마지막 부분에서 지원자가 어필하려는 부분을 빠르게 캐치하고, 중간중간 이를 뒷받침하는 내용의 주요 단어들을 쏙쏙 뽑아낸다. 지원자의 주장이 얼마나 개연성 있는지, 주장에 동의할 만큼 충분한 근거가 있는지, 얼마나 진정성 있는지를 분석하며 내용을 파악한다.
지원자 입장에서는 이런 평가 방식이 허무하게 느껴질지 모른다. 며칠 동안 밤새워 작성한 자기소개서를 몇 분도 되지 않아 대충 읽고 치운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너무 억울하게 생각할 필요 없다. 자기소개서가 진짜 빛을 발하는 것은 면접 단계이기 때문이다.
위에서 언급한 1차 서류 평가는 합격자를 추리는 방식이 아닌, 불합격자를 걸러내는 방식이다. 불합격자를 걸러내고 나면 남은 지원자를 대상으로 면접자를 선발한다. 신입이냐, 경력이냐, 어떤 직무냐에 따라 인·적성검사, 실무 과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재평가한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선발된 면접자의 자기소개서는 다시 한번 평가자의 책상 위에 오른다. 바로 이 단계에서 평가자는 자기소개서를 다시 읽는다. 그것도 아주 꼼꼼하게, 단어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평가 방식을 염두에 두고 자기소개서를 전략적으로 작성할 필요가 있다. 읽는 사람이 편안하고 빠르게 읽도록 글을 쓰는 것. 가장 중요한 내용을 서두에 배치하고, 문장 구조를 간결하게 유지하고, 업계에서 많이 쓰는 어휘를 사용하자. 지원자가 어필하려는 내용이 깔끔하게 정리된 소제목까지 붙인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자기소개서는 면접으로 향하는 길목이며 면접 질문을 유도하는 역할이기도 하다. 당신이 자기소개서에 공을 들인 만큼 반드시 최종 결과까지 영향을 준다는 점을 잊지 말자.
PROFILE
이형근
경력
(現) 벤처스퀘어, 캠퍼스플러스 객원기자
(現) 잡코리아 취업팁 칼럼니스트 및 유튜브 패널
(前) 키더웨일엔터테인먼트 인사담당 이사
(前) 삼성 계열사 인사팀
(前) 피키캐스트 <인사팀 멍팀장> 콘텐츠 에디터
저서
브런치 <당신이 몰랐던 취업의 기준>
카카오페이지 <나는 인사팀 직원입니다>
학력
건국대학교 대학원 문화정보콘텐츠학과 커뮤니케이션학 석사 졸업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