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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믿으며 신념을 실천하는 비거니즘 작가, 보선

작성자관리자

등록일2022-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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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믿으며 신념을 실천하는
비거니즘 작가, 보선
 
무언가를 기획하고 시도하는 걸 즐긴다는 작가, 보선. 비거니즘 입문서인 <나의 비거니즘 만화>를 펴냈으며 비건과 관련된 여러 강연도 진행하고 있다. 그의 기반에는 생명과 지구를 아끼는 마음이 있었다. 차분히 생각을 되새기며 정돈된 말을 고르는 태도에서 단단한 가치관과 삶을 향한 애정이 느껴졌다. 비거니즘으로 시작해 다양성과 사랑을 향하던 이야기들. 사랑의 힘을 믿는 게 중요하다던 그의 세상을 만나보자.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나의 비거니즘 만화>와 <적적한 공룡 만화>를 그린 프리랜서 작가 보선입니다. 무언가를 기획하고, 실행하는 일을 좋아해서 벌려놓은 것들에 허우적대고 있습니다. (웃음)

비건을 결심하신 계기가 궁금해요.
오랜 시간 동안 여러 생각이 쌓여서 비건을 결심하게 됐어요. 처음에는 피터 싱어의 <동물의 권리>라는 책을 읽고, 동물이 나와 같은 세상을 산다는 걸 인지하게 됐어요. 우리는 하나의 지구를 공유하는데, 인간 중심의 세상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불편해지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바로 채식을 결심했던 건 아니지만, 그렇게 관심이 생겨 비건이 된 지는 3년이 조금 넘었네요.

비건이 된 뒤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인가요?
이렇게 인터뷰를 하는 거요. (웃음) 비건 관련 업무가 많이 들어와서 프리랜서로 자리를 잡는 데 많은 도움이 되기도 했어요. <나의 비거니즘 만화>가 출간됐던 2020년 1월에는 사실 일이 별로 없었는데요. 코로나19가 시작되면서 오히려 비건 관련 강연이나 작업물 의뢰 등 일이 더 많이 들어오더라고요. 인간의 활동이 멈추니까 환경이 좋아지고, 멸종 위기였던 동물이 나타나는 것 등을 보면서 환경이나 동물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 같아요. 코로나19 자체가 동물에게서 인간으로 옮겨온 질병이기도 하고요.

<나의 비거니즘 만화>에서 “한 명의 완벽한 비건보다 불완전한 100명의 비건 지향인이 더 가치 있다”라고 하셨어요. 불완전한 비건이란 무엇이라 생각하세요?
저는 모두가 불완전한 비건이라고 생각해요. 완전함은 상대적이고, 주관적이니까요. 그저 각자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하려는 불완전한 비건이 있을 뿐이죠. 비건에 대한 검열이 있기도 한데, 다른 사람이 판단해서는 안 되는 영역인 것 같아요.

비거니즘에 대해 많은 목소리를 내시는 만큼 악플도 달리더라고요. 이 자리를 빌려 전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요?
비거니즘이란 말이 낯설어서 거부감이 드는 거라고 생각해요. 비거니즘은 절대 극단적인 사상이 아니라, 환경을 보호하고 동물과 공존하기 위해 노력하자는 것과 같아요. 그래서 그냥 응원해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동물을 소비하는 것이 환경에 악영향을 주고, 전염병도 생기고 있으니까요. 불편할 수밖에 없지만, 사실인걸요.
 

채식에 장벽을 느끼는 분이 많아요. 채식은 정말 힘든가요?
채식을 안 해보셨다면 먼저 채식 요리의 스펙트럼을 넓히는 게 좋을 것 같아요. 풀과 나물만 먹어야 할 것 같지만, 사실 채식의 세계는 굉장히 다채로워요. 예를 들어, 동치미 막국수도 동물성 재료가 들어가지 않는 채식이랍니다. 감자튀김도, 붕어빵도 채식이고요.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맛있는 채식 식당이나 가공식품, 간식 등을 찾을 수 있어요.

먹는 것 외에 비거니즘을 실천하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엄청 많은데요. 우선, 동물성 성분이 들어가지 않고, 동물 실험을 하지 않는 화장품을 사용해보세요. 동물 털이나 가죽을 사용한 제품도 피하고요. 환경 보호도 비거니즘을 실천하는 방법입니다. 친환경 제품을 사용한다던가, ‘제로 웨이스트’도 좋아요. 아껴 쓰고 덜 쓰려고 하는 노력 자체가 비거니즘을 실천하는 것이죠.

비거니즘에 관심이 있는 대학생에게 입문서 등 추천 부탁드립니다.
제가 쓴 <나의 비거니즘 만화>를 추천합니다. (웃음) <우리는 왜 개는 사랑하고 돼지는 먹고 소는 신을까>도 읽어보세요. 동물권에 대해 명료하게 정리한 책이에요. 작년에 10주년을 기념해 개정판이 나온 만큼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어요. 넷플릭스 다큐멘터리인 ‘카우스피라시’와 ‘씨스피라시’도 추천해요. 환경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해 채식까지 이어지는 넓은 관점을 담았어요. 인간이 어떻게 환경을 파괴하고 있으며, 그 결과가 어떻게 돌아오는지를 보여주죠. 결국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동물을 소비하지 않는 거라는 대안을 제시하고요.

<나의 비거니즘 만화>를 읽고 비거니즘을 시작했다거나 힘을 얻었다는 독자가 많아요. 비건을 지속할 원동력은 어떻게 얻으시나요?
사람들에게 비거니즘을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원동력이 되는 것 같아요. 동물권과 관련된 사건이나 비건에 대한 짤막한 글을 SNS에 공유하면서 비거니즘에 대해 계속 소리를 내는 거죠. 그렇게 저의 목소리를 제가 다시 듣는 느낌도 있고요. 말을 하고 나면 언행일치를 위해서라도 지키려고 노력하니까요.

비거니즘을 실천하는 데 무력감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한다면요?
동물을 해치지 않겠다는 신념을 행동으로 옮긴 것에 집중해보세요. 옳다고 생각한 대로 움직였다는 것에 가치가 있지 않을까요? 나의 행동으로 무언가 큰 변화를 이루길 기대하는 것보다 실천 그 자체에서 의미를 찾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온라인 연재와 뉴스레터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계획 중이신 것 같아요. 앞으로 어떤 작업을 준비 중이신가요?
작년에 살아서 하는 ‘생전 장례식’을 열었는데요. 그에 대한 그림 에세이와 환경 만화, 우울과 관계에 대한 만화도 준비하고 있어요. 뉴스레터는 다양한 분들을 인터뷰해 발행할 예정이에요.

비거니즘 외에도 중요한 삶의 태도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오글거릴 수도 있지만, 사랑이요. (웃음) 사랑의 힘을 믿는 게 정말 중요해요. 친구나 소중한 사람들을 향한 사랑일 수도 있고, 내가 무언가를 좋아하는 걸 수도 있고요. 큰 사랑과 작은 사랑, 주는 사랑과 받는 사랑 모두 필요하죠. 사랑으로 삶이 살아지는 것 같아요. 계속해서 ‘사랑을 하자’라고 인식하고, 생각하게 돼요. ‘사람을 더 사랑해야지’ 하고요. 모든 사람을 사랑하기는 어렵더라도 사랑할 사람이 많다는 걸 되새기면서요.
 
 

PROFILE

저서
적적한 공룡 만화 (2021)
나의 비거니즘 만화 (2020)
평범을 헤매다 별에게로 (2016)
CREDIT
취재 김혜정 기자
사진 김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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