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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이롭게 하는 공학자 인하대학교 생명공학과 백종윤 교수

작성자관리자

등록일2024-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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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이롭게 하는 공학자
인하대학교 생명공학과 백종윤 교수
 
학생 때부터 늘 재미를 좇아온 백종윤 교수는 현재 품질이 더 뛰어난 바이오 의약품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는 실험의 변동성을 즐긴다고 말하는 그의 모습에서 이로운 발견을 향한 순수한 열정이 느껴졌다.

 

간단한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현재 인하대학교 생명공학과에서 부교수로 재직 중인 백종윤입니다. 대학원에서 처음 연구를 시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같은 분야를 연구하고 있는데요. 간단하게 얘기하면 항암 치료에 많이 사용하는 바이오 의약품을 더 저렴하고 좋은 품질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공학자입니다.

생명과학을 전공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정말 단순했어요. 재밌어서. 어린 시절부터 동식물에 관심이 많아서 <동물의 왕국>을 자주 보며 생명과학에 관심이 생겼고, 고등학생 때도 관련 공부를 많이 했어요. 당시 생물 경시대회도 나가면서 적성에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전공을 결심했죠.

교수님께서 생각하시는 생명공학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거예요. 특히 생물체를 대상으로 실험하면 아무리 같은 조건으로 해도 결과가 조금씩 달라지는 경우가 많아요. 한 마디로 변동성이 큰 거죠. 그래서 종종 내가 변화를 준 건지 아닌지조차 판단하기 힘들어요. 이게 바로 어려우면서도 재밌는 부분이에요. 결과가 모호하게 나오면 ‘이거 봐라?’ 하면서 다시 찾아 나가는 과정이 쉽지 않지만 참 재밌어요.

해당 전공은 어려운 전문 분야처럼 느껴지는데요. 전공자가 아닌 사람이 이해하기 쉽도록 생명과학과 생명공학의 차이를 설명해 주신다면요?
수많은 공학 분야 중 유일하게 생물을 다루는 학과인 만큼 범위가 조금 넓은데, 쉽게 정리하면 생명체를 다루는 공학을 전반적으로 생명공학이라고 부릅니다. 과학과 공학의 차이만 있다고 봐도 무방해요. 예를 들어 코로나19에 대해 과학자와 공학자 관점이 다른데요. 과학자는 어떻게 박쥐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들어갔는지, 즉 ‘인수 공통 감염 경로’에 초점을 맞추죠. 반면 공학자는 바이러스 증폭 과정 중 일부를 막아주는 ‘치료제’를 만드는 데 집중해요. 즉 우리가 알게 된 과학적 지식이나 기술을 사용해서 사람에게 이로운 제품이나 시스템을 만드는 게 공학입니다.

교수의 길을 선택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전공 선택 이유와 마찬가지로 재밌기 때문이에요. 박사 후 연구원을 ‘포닥(Postdoctoral researcher)’이라고 하는데, 이 시기에는 내 실험뿐 아니라 새로 들어온 후배에게 실험 원리와 방법을 가르쳐야 해요. 저한테 배우면서 실력이 점점 느는 모습을 보니까 재밌고 보람차더라고요. 그래서 좋아하는 연구도 하고 교육도 할 수 있는 교수직을 결심했습니다.

현재 교수님의 주요 연구 분야는 무엇인가요?
바이오 의약품 생산성과 품질을 높이는 데 집중하는 중이에요. 어떻게 하면 세포가 더 잘 자랄지, 세포 하나에서 더 많은 항체를 만들어낼 방법 등을 고민하며 유전자 조작, 배양 환경 변경 등을 통한 연구를 합니다. 대학원 시절 지도 교수님이 하시던 걸 이어받았는데요. 수술을 통해 사람을 살리는 의사처럼 공학자도 의약품을 개발해서 사람을 살릴 수 있잖아요. 굉장히 뜻깊은 일이라 지금까지 진행하고 있죠. 사실 당시 바바리코트를 펄럭이며 걸어 다니시던 교수님이 정말 멋있어 보여서 이 연구를 선택하기도 했어요. (웃음)
 

강의할 때 어떤 부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나요?
학생이 필요한 부분을 배워가는 게 가장 중요하죠. 아는 것과 배우는 건 좀 다른데,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는 정보를 전달하는 부분밖에 없어요.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잘 배우고 스스로 깨닫도록 도울지 늘 고민해요.

어려운 내용을 잘 설명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시는지도 궁금합니다.
강의 자료를 먼저 제공하고, 학생들이 공부해 오면 조별 활동을 통해 정확히 이해했는지 확인해 보는 ‘거꾸로 학습’을 진행했어요. 강의를 듣기만 하는 것보다 지식을 활용해 프로젝트를 제안하도록 지도하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열심히 공부하더라고요. 처음에는 많이 힘들어했지만 모두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 왔어요.

5월호인 만큼 기억에 남는 스승의 날이나 축제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작년 스승의 날에 과대표 주도로 학생들이 롤링 페이퍼를 써 줬어요. 학교에 온 후로 처음 있었던 일이라 고맙고 감동이었습니다.

유튜브 채널 <전과자> 인하대학교 생명공학과 편에서 연구실에 트램펄린을 두고 종종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을 때 뛴다고 말씀하신 게 인상 깊었습니다. 정말 과학적 효과가 있나요?
사실 과학적 근거는 없어요. 과학자가 꿈 내용을 메모한 후 새로운 발견을 했다는 일화처럼 무의식의 순간에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른다는 얘기가 많잖아요. 이미 아는 지식만으로 해결책을 고민하면 틀에 박힌 답만 떠올라요. 연구도 창의의 한 영역이니까 트램펄린을 뛰면서 생각을 환기하는 거예요. 가장 현실적 이유는 우리집 애가 갖고 싶어 해서죠. (웃음) 주말에 와서 종종 뛰거든요.

인류의 삶 개선 및 발전과 밀접한 학문이라는 점에서 나름의 사명감을 갖고 계실 것 같습니다. 교수이자 연구자로서 목표는 무엇인가요?
거창한 목표는 없고 건강하고 싶어요. 그래야 하고 싶은 걸 계속하니까요. 사실 연구자로서 목표를 세우면 다소 허망할 수 있어요. 연구 특성상 내 의도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많거든요. 목표를 세워도 이루지 못할 가능성이 큰 거죠. 앞서 얘기했듯 원론적 목표는 저렴하고 품질 좋은 바이오 의약품을 만들어서 인류에게 이로운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거예요. 그러려면 먼저 내 몸과 마음이 건강해야겠죠.

마지막으로 생명공학 분야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이 길이 맞나?’ 싶은 순간이 왔을 때 흔들리지 않을 동기를 갖는 게 중요해요. 연구는 본래 성공할 확률이 낮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은데 본인 선택에 의심이 들 때면 그 분명한 목적의식이 위기 극복에 큰 힘을 줄 거예요. 그리고 스트레스를 풀만한 건전한 취미를 만들길 바랍니다.

 


PROFILE

학력
kaist 생명과학과 학사 (2003)
kaist 생명과학과 석·박사 (2009)

경력
University of Delaware 화학 및 생명분자공학과 포닥, 연구 조교수 (2013~2019)
인하대학교 생명공학과 조교수 (2019~2023)
인하대학교 생명공학과 부교수 (2023~현재)
CREDIT
글, 사진 오유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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