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았다 인생 멘토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유쾌한 수업을 이끄는, 인하대학교 프랑스언어문화학과 정일영 교수

작성자관리자

등록일2024-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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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에게 재미와 학습을 모두 주고 싶은 정일영 교수. 프랑스 문화를 지루하지 않게 소개하려는 노력 덕에 강의실에는 늘 웃음꽃이 핀다. 유쾌한 강의력을 지닌 정일영 교수를 만났다.

 

 

안녕하세요. 현재 강의 및 연구하시는 분야와 함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인하대학교 프랑스언어문화학과에서 강의 중인 정일영입니다. 시원 스쿨에서 프랑스어 자격시험 관련 강의와 교재 집필도 하고 있습니다.

 

프랑스어를 전공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언어에 관심이 많았는데 특히 문화 강국이라고 알려진 프랑스에 가고 싶어서 프랑스어를 전공했습니다. 이건 방송용 멘트고요. 사실 수능 점수에 맞춰서 선택했어요. 당시 인하공과대학이 종합대학으로 승격하면서 불어불문학과가 있다는 사실을 대부분 몰랐거든요.

 

성적에 맞춰 우연히 만난 프랑스어와 평생 함께하고 계신 거네요. 교수님이 생각하시는 프랑스어 매력은 무엇인가요?

프랑스어를 배우면 스페인과 이탈리아어까지 쉽게 익힐 수 있다는 점이 좋아요. 단어 뜻과 형태가 비슷하거든요. 반대로 스페인어나 이탈리아어를 먼저 배운 후 프랑스어를 공부한다면 발음부터 다시 배워야 하죠.

 

이번 호 주제가 ‘센티멘털’이에요. 강의와 관련해 떠오르는 추억이 있으신가요?

제대 후 복학하면서 제대로 공부해보고 싶어 과목 이름부터 프랑스어인 강의를 들었어요. 한 명씩 강단에 나가 소설에 대한 의견을 말하고 질의응답을 나누는 낯선 프랑스식 수업이었죠. 알고 보니 저를 제외한 수강생은 모두 공부를 잘하기로 유명한 친구더라고요. 당연히 성적은 처참했죠. 어느 날은 강의실에 갔는데 아무도 오지 않아서 조교에게 물어보니 다 같이 MT를 떠났대요. 저에게만 연락이 오지 않은 거죠. 20년이 지나고야 해당 교수님께 왜 그러셨냐고 물어봤더니 태연하게 “그런 일이 있었나?”라면서 기억도 못 하셨어요. 아직도 황당한 기억으로 남아있어요.

 

프랑스어 공부할 때 추천하는 학습법이 있나요?

강의한 지 25년 동안 꾸준히 듣는 질문인데요. 필요할 때 언제든지 말할 수 있으려면 암기가 제일 중요하죠. 문장을 쓰고 읽는 방법이 전통적이지만 가장 효과적이에요. 컴퓨터로 공부하는 학생이 많은데 그렇게 습득한 지식은 내 것이 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프랑스어는 꼭 교수님 강의를 들어보라는 추천을 많이 받았어요. 교수님 강의가 학생에게 사랑받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감사하게도 수강 인원이 모자라 폐강된 경우가 없었어요. 제 수업을 듣는 가장 큰 이유는 아마 ‘위안’이 아닐까 싶어요. 저는 학생에게 열심히 살라고는 해도 공부 잘하라는 말은 하지 않아요. 요즘 학생들은 대학생 시절 저보다 훨씬 더 공부를 잘하거든요. 성적이 좋지 않은 학생이 갖는 고민이나 힘든 점을 잘 이해하죠. 또 강사이기 전에 학교 선배로서 미래에 대한 얘기를 나누려 해요.

 

강의하실 때 특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으신가요? 온라인 강의와는 어떤 차이점을 두는지도 궁금합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학생에게 집중력을 끌어내는 거죠. 수업 내내 똑같은 억양과 표정으로 말하며 칠판에 글만 쓰면 결코 제가 원하는 목적을 이룰 수 없어요. 강단에 서면 학생들이 한눈에 다 보여요. 분위기를 파악하기 쉽다는 의미죠. 강의 시간만 채우기보다 집약적 수업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임팩트 있는 수업을 진행하려고 노력합니다. 학생이 지루해질 시간쯤 재미있는 에피소드나 문화 이야기를 해주는 등 철저한 계획이 필요해요. 온라인 강의는 시작한 지 3분 안에 수강 여부가 결정 난다고 봐요. 저는 수업과 전혀 상관없는 소리로 강의를 시작하죠. 그러면 수강생은 의아해하며 화면에 집중하거든요. 최근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했을 때 저를 “올해부터 국민연금 받게 된 정일영입니다”라고 소개했는데 댓글 반응이 아주 뜨거웠대요. 박사라서 진중한 말로 시작할 줄 알았는데 친근하게 느껴졌다더라고요.

 

최근 유명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서 화제였다고요. 출연하시게 된 계기와 주변 반응이 궁금합니다.

유튜버님이 2024 파리하계올림픽 해설 위원으로 가기 전에 간단한 프랑스어 표현을 배우고 싶어 했어요. 제가 가르친 후 인연이 유튜브 출연까지 이어졌죠. 영상이 공개되고 소식이 끊겼던 제자나 지인에게 연락을 많이 받았어요. 개강 후에 인증사진 찍자고 다가오는 학생도 많고, 식당에서 유튜브 잘 봤다는 말도 들었죠. 마치 유명인이 된 것 같았어요. (웃음)

 

마지막으로 프랑스어 관련 분야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어느 전공이든 마찬가지겠지만 프랑스어 전공은 취업 문이 좁아서 정말 열심히 공부해야 해요. 프랑스 만화 영화를 번역하거나 그림 전시 기획, 문화 산업 쪽으로도 취업 가능하고, 저처럼 교수가 될 수도 있죠. 프랑스어를 바탕으로 디자인이나 편집 같은 다른 기술까지 장착하면 훨씬 경쟁력이 높아져서 진로의 폭이 더욱 넓어질 거예요.

 


 

PROFILE

 

학력

인하대학교 불어불문학과 학사 (1987)

파리 제8대학교 언어학과 박사 (1995)

 

경력

경희대학교 외국어대학 비교문화 연구소 상임연구원 (2010~)

인하대학교 인문과학연구소 연구원 (2004~2006)

인천지방검찰청 프랑스어 통역위원 (2009~2023)

EBS 강사 대학 수능 대비 강의 (2004~2012) 

인하대학교 강사 (1996~)

시원스쿨 강사 (2017~) 외 다수

 

저서

한 권으로 끝내는 DELF 등

프랑스 관련 저서 50여 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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