꺾이지 않는 마음이 주는 긍정 파워 회복탄력성

작성자관리자

등록일2024-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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꺾이지 않는 마음이 주는 긍정 파워
회복탄력성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결코 평탄한 길이나 꽃길만 주어지지 않는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마음의 근력을 단단하게 키워야 강한 회복력으로 튀어 오르고 발전할 수 있다. 작은 세계를 넘어 보다 큰 세계로 나아갈 힘을 주는 회복탄력성은 어떻게 키울까?

 

도약의 발판으로 성장하는 힘

거센 비바람에 줄기가 휘어도 굽어진 채 계속 자라는 나무도 있고, 절벽 위나 사막 등 척박한 환경에서 비교적 잘 자라는 식물도 존재한다. 심지어 메마른 기둥에 새로 싹을 틔워 올라가기도 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뜻밖의 사건이나 사고 등 여러 난관에 부딪힌다. 특히 어떤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뿐 아니라 다양한 장애물을 넘어야 한다. 누군가는 문제를 빠르게 직면해 헤쳐 나가지만 다른 누군가는 오랜 시간 좌절하거나 절망, 불안, 두려움 속에서 지내는 등 사람마다 반응이 다르다. 앞서 얘기한 식물처럼 크고 작은 시련과 실패를 겪어도 유연하게 대처하며 감정 낭비 없이 금방 일상으로 돌아가는 능력을 회복탄력성(Resilience)이라고 한다.

이 개념을 학문적으로 처음 사용한 건 사회과학 역사상 가장 야심찬 프로젝트 중 하나로 꼽히는 ‘카우아이섬 종단 연구(the Kauai Longitudinal Study)’를 통해서다. 1950~70년대 하와이 카우아이섬에는 실업자, 알코올·마약 중독자가 많았고 범죄율도 다른 지역에 비해 높은 편이었다. 미국 소아과·정신과 의사, 사회복지사, 심리학자 등은 이 섬에서 출생한 신생아 833명을 18세가 될 때까지 추적하는 대규모 연구를 진행했다. 그중에서도 특히 더 열악한 환경에서 자란 201명을 추려서 관찰했다. 유년기 환경과 유전적 요인이 건강하고 올바른 삶을 사는 성인으로 성장하는 데 미치는 영향을 밝히기 위해 서였다. 40여 년간 이 연구 분석을 주도한 심리학자 에미 워너(Emmy Werener)는 뜻밖의 사실을 발견했다. 대부분 비행 청소년으로 클 거라고 예상했던 것과 달리 1/3은 환경의 영향을 받지 않고 문제없이 성장한 것이다. 이 ‘예외 그룹’에 대해 조사한 결과 그들에게는 자신을 믿어주고 지지해 준 사람이 최소 1명 이상 있었다는 공통점을 발견했다. 이를 통해 에미 워너는 역경에 직면했을 때 좌절과 실의를 딛고 스스로를 일으켜 세우는 능력과 태도를 회복탄력성이라고 정의했다.
 

나는 얼마나 멘털이 강한 사람일까

내 회복탄력성은 어느 정도 수준일지 측정하기 전에 좀 더 자세히 알아보자. ‘Resilience’ 본래 뜻은 회복력이지만 연세대 언론영상학부 김주환 교수가 2006년 회복탄력성 이론을 한국 심리학에 처음 제시한 후 ‘정신적 저항력’을 의미하는 말로 쓰이기 시작했다. 이는 어느 정도 유전적 요인으로 결정되지만 매우 역동적이어서 환경·문화·교육·개인 노력 등 시간의 흐름에 따라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펜실베니아대학교 교수 캐런 레이비치(Karen Reivich)와 앤드류 샤테(Andrew Shatte)는 약 20년간 연구를 통해 회복탄력성 지수(RQ, Resilience Quotient)를 개발했다. 김주환 교수는 이를 바탕으로 53개 문항의 한국형 RQ(KRQ-53)로 정리했고, 이를 더 간략하게 정리한 14개 문항을 《한국일보》를 통해 기고했다. 다음 체크리스트에 대해 ‘매우 그렇다’ 5점, ‘그렇다’ 4점, ‘보통이다’ 3점, ‘그렇지 않다’ 2점, ‘전혀 그렇지 않다’ 1점을 매기면 된다. 답변 수치를 합한 게 본인 회복탄력성 지수다. 아래 문항은 간소화한 것이므로 더 정확한 진단을 원한다면 KRQ-53을 추천한다.
 

해당 질문에서 회복탄력성 지수 만점은 70점, 평균은 46점이다. 55점 이상은 상위 10%, 52점 이상이면 상위 20%다. 41점 이하라면 하위 30% 이하이니 회복탄력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게 좋다.
 

날아올라 좀 더 멀리

코로나19 팬데믹, 기후 재난 등 환경이 점점 더 역동적으로 변하면서 회복탄력성 중요성도 커지는 중이다. 면접에서 지금까지 겪은 가장 힘들었던 경험을 묻는 이유도 이를 평가하기 위해서다. 회복탄력성이 높은 사람은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하고, 면역기능이 강하며 마음이 건강한 경우가 많다는 이유에서다.

회복탄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대인관계·유연성·끈기·자기조절·긍정성·자기돌봄 등 6가지 마음 근육을 키워야 한다. 이전까지만 해도 뇌는 청년기가 되면 크게 변하지 않는다고 여겼기 때문에 회복탄력성을 계발한다고 하면 ‘정신 승리’나 뜬구름 잡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현대 과학은 수많은 연구를 통해 뇌의 구조와 기능은 말랑말랑해서 일생에 걸쳐 쉬지 않고 변한다고 설명한다. 이를 ‘신경가소성’이라 부르는데, 회복탄력성 훈련법의 과학적 근거가 된다.

마음 근육을 키우기 위해서는 두 가지 습관을 기르는 게 좋다. 먼저 ‘감사 일기’를 쓰는 것이다. 감사하는 마음은 긍정성 향상에 가장 도움될 뿐 아니라 특히 심장박동수를 규칙적으로 유지해 준다고. 매일 밤 잠자리에 들기 전 하루를 돌아보며 감사한 일을 다섯 가지 이상 적어보자. 중요한 건 당시 감정을 구체적으로 정리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이렇게 뇌를 훈련하다 보면 긍정적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느낄 거다.

또 하나의 확실한 방법은 규칙적 운동이다. 기본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몸을 움직이면 뇌에 혈액 순환이 되며 스트레스를 줄이고 사고력을 높인다. 김주환 교수에 따르면 뇌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최소 조건은 일주일에 세 번 30분 이상, 최대 심박수 60~80% 정도 세기로 8주 이상 운동하는 것이다.

‘오히려 좋아’, ‘가보자고’라는 유행어에서 섣부른 포기와 좌절보다 ‘이 또한 그럴 수도 있다’라는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돌파해 보겠다는 힘이 느껴진다. 우리에게 더 긍정적으로 살아보고 싶은 마음이 있기에 이런 말이 유행하지 않았을까? 한 치 앞도 모르는 게 인생이라지만 낙담과 우울만으로는 나아질 수 없으니 던지면 다시 튀어 오르는 공처럼 ‘오히려 좋아’를 외치며 일상으로 빨리 회복하자.
CREDIT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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