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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프란시스코 고야 (1746년~1828년)
아들을 먹어치우는 사트르누스, 1823
프라도 미술관, 마드리드, 스페인
프란시스코 고야는 인간의 어두운 모습을 풍자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검은색을 활용했어. 고야는 본래 스페인의 궁정화가로 귀족층, 왕실과 관계를 맺으며 큰 어려움 없이 생활을 이어갔어. 하지만 병의 후유증으로 청력을 잃게 되고, 프랑스가 스페인을 침략한 스페인 전쟁을 겪으면서 그의 작품 세계는 점점 어두워졌지. 고야가 말년에 사용한 검은색은 시대의 어두움을 나타내. 위 작품도 ‘검은 연작’ 중 하나인데 사람의 이성 뒤에 가려진 광기가 검은 색조로 표현되었어. 전쟁의 참혹함, 무자비한 살인, 마녀 사냥을 직접 목격한 고야의 충격이 느껴지는 듯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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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앙리 마티스 (1869년~1954년)
춤 Ⅱ, 1909-1910
예르미타시 미술관, 상트페테르부르크, 러시아
야수파인 앙리 마티스는 대상이 가진 실제 색 대신에 비자연적인 색채를 사용해 자신이 느낀 감정을 표현했어. 마티스의 <춤 Ⅱ>도 춤추는 사람들이 아니라 그들이 만들어내는 리듬감을 그려냈다고 보는 게 맞아. 몸 선을 흐르는 곡선으로 표현하고, 사람들의 몸을 강렬한 붉은색으로 채색했지. 덕분에 움직임이 더욱 열정적이고 흥겹게 느껴지지 않아? 반면 배경색으로 붉은색의 보색에 가까운 파란색과 녹색을 설정하면서 색채 간의 긴장감을 살렸어. 극도로 감각적이고 표현적인 색채를 구사한 마티스를 ‘색채의 연금술사’라고 부를 만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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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빈센트 반 고흐(1853년~1890년)
열두 송이의 해바라기를 그린 정물, 1888
노이에 피나코테크 미술관, 뮌헨, 독일
빈센트 반 고흐는 ‘노란 높은 음에 도달하기 위해서 나 스스로를 좀 속일 필요가 있다’고 할 정도로 노란색을 사랑했어. <별이 빛나는 밤>에서 달과 별은 노란색으로 휘몰아치고, <해바라기>는 전체적으로 강렬한 노란색이야. 고흐가 주로 노란색을 사용한 까닭은 그가 즐겨 마신 독한 술 압생트 때문이래. 압생트의 주 원료는 다북쑥인데, 중독되면 시각이 노랗게 변하는 황시증이 나타나거든. 게다가 간질과 정신 장애 때문에 복용한 약의 부작용도 그의 시각을 노랗게 물들였어. 온통 노란빛을 머금은 고흐의 작품은 사실 그의 눈에 비친 세상을 충실히 그려낸 것일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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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츠 마르크 (1880년~1916년)
푸른 말 Ⅰ, 1911
렌바흐하우스 미술관, 뮌헨, 독일
동물을 사랑한 프란츠 마르크는 칸딘스키와 함께 ‘청기사 그룹’에 속하는 화가야. 마르크와 칸딘스키가 중시했던 ‘푸른색’과 ‘말’을 청기사란 한 단어에 담은 것이지. 자연과의 조화를 잃고 물질적인 것을 추구하는 인간과 달리 순수함을 가진 동물을 경외한 마르크는 실제로 존재할 수 없는 ‘푸른 말’을 그렸어. 그에 따르면 파랑은 정신적이고 엄격한 남성의 색, 노랑은 부드럽고 감각적인 여성의 색, 빨강은 거칠고 무거운 물질의 색을 상징한대. 즉, 마르크는 ‘현실의 말’에 비자연적 색채인 푸른색을 채색해 말의 ‘영적인 측면’을 표현한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