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여전히 자유를 갈망하며 찾아 나서곤 해. 요즘 대학생들은 어떤 자유를 가장 원할까?
제각기 다른 자유를 갈망하는 대학생들의 외침을 모아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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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이 팅팅 부을 때까지 꿀잠을 자던 나날은 어디로 가버렸을까. 최근 나는 항상 소음에 시달리고 있어.
자취방 앞 도로 공사 소리와 사람들의 말소리 때문에 자다가도 화들짝 놀라 깨어나기 일쑤야. 설상가상으로 온라인 개강 때문에 평소보다 두 배 늘어난 과제를 하느라 밤샘이 잦은 편이야. 심각하게 망가진 수면 패턴으로 누적된 피로에 다크서클이 발 끝까지 내려왔어.
숙면의 자유가 간절해.
주혜지(고려대학교 16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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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쳐나는 흥을 노래로 푸는 편인데 방음이 취약한 자취방에선 그게 안돼. 그래서 근처에 있는 코인노래방에 자주 방문해 흥을 풀곤 했어.
하지만 이번 학기에는 코로나19 때문에 코노 방문도 불가능. 노래를 못 부른 지도 벌써 몇 달째야.
내 안에 쌓인 흥을 분출하지 못해 답답해 대숲이라도 찾아가고 싶은 심정이야.
김지예(고려대학교 16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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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헉... 천천히 걷기만 해도 숨이 턱 밑까지 차올라.
얼굴에 쓴 마스크 때문이야. 코로나19로 마스크 착용이 필수다 보니 카페에서 온라인 강의를 들을 때도, 지하철을 탈 때도 매 순간 답답함을 느껴.
점점 더워지는 날씨에 마스크 속 열기는 덤.
언제쯤 얼굴을 마주하며 강의를 들을 수 있을까.
그때는 상쾌한 바람을 마시며 마음껏 행복해해야지.
안휘영(숭실대학교 18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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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준생은 왜 이렇게 돈 나갈 일이 많은 걸까! 토익, 컴활 등 필수 자격증을 따려면 강의비, 교재비, 응시료를 내야 해.
게다가 시험을 망치기라도 했다면 원하는 점수가 나올 때까지 재시험인데, 또 돈이 문제야.
따로 용돈을 받지 않고 알바로 한 달 생활비를 충당해야 하는 내겐 부담이 커.
아, 돈 걱정 없이 취업 준비하고 싶다!
윤혜린(덕성여자대학교 15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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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학년이 되니까 취업 준비는 잘 되냐는 질문도 자주 받고, 취직한 친구들의 소식도 듣게 돼. 일반 회사 취업이 내 길이 맞는지 확신도 안 서는데 압박감에 시달려 어영부영 취준에 나선 느낌이야. 만약 취준으로부터 자유롭다면 취미로 피아노도 배우고, 알바로 돈을 모아서 훌쩍 여행도 떠나고 싶어. 먼 미래로 생각했던 의류 편집샵을 차리기 위한 공부도 지금 해볼 것 같아.
상상만 해도 행복하네.
지정현(중앙대학교 16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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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통학 시간에도 불구하고 자취는 안 되고, 엄격한 통금 시간에 심야 영화도 못 봐. 워낙 걱정이 많으신 부모님은 내가 하고 싶은 행동들을 전부 위험하게만 여기시는 것 같아. 하지만 주변 친구들과 비교해도,
올해 갓 스무 살이 된 남동생보다도 안 되는게 너무 많아서 나만 유독 과잉 보호받는 기분이 들어.
무엇이든 혼자 해볼 자유를 가져보고 싶어.
구보정(숙명여자대학교 18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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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2011년, 한 친구가 스윙스와 산이의 곡으로 채운 내 플레이리스트를 보고 “그런 거 왜 듣냐”고 핀잔을 주더라. 2020년이 된 지금, 그 친구를 비롯해 많은 사람이 힙합 음악을 아주 좋아하게 됐지.
게임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에 빠진 요즘도 마찬가지야.
주변에서 “왜 그런 거 하냐?”며 신기하게 보거나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해. 나는 단지 좋아서 즐길 뿐인데...
고병권(경기대학교 14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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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시험이래. 학창시절 줄 세우기식 내신과 등급이 매겨지는 모의고사에 질릴 대로 질렸는데 대학생이 되어도 평가에서 벗어날 수 없어.
알파벳 A, B, C와 +, -라는 기호의 조합으로 내 노력의 가치가 멋대로 정해지는 느낌이랄까?
노력한 만큼 결과가 좋지 않으면 자존감도 많이 떨어져.
이제 평가는 그만 받고 싶어.
하서윤 (단국대학교 16학번)